시즌제는 방송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시스템이 됐다. 인기 있는 드라마의 경우 종영하기가 무섭게 다음 시즌에 대한 요구가 빗발치기도 한다. 이에 그냥 흘려보내기 아까운 탄탄한 캐릭터와 팬층을 보유한 드라마들을 다시 소환해 시즌2의 가능성을 짚어본다. <편집자주>
사진=SBS 제공
‘황후의 품격’은 황제에게 시집을 가면서 하루아침에 신데렐라가 된 발랄한 뮤지컬 배우 오써니(장나라 분)가 궁의 절대 권력과 맞서 싸우다가, 비리로 가득한 황실을 무너뜨리고 진정한 행복을 찾는 이야기를 담았다. 작년 SBS에서 방송됐으며, 김순옥 작가의 자극적이지만 빠른 전개가 시청자들의 관심을 이끌었다.
■ ‘시즌2’ 플러스 요소: 대한제국의 마지막 황실, 설정만으로도 흥미
대외적으로는 젠틀하지만, 삐뚤어진 욕망을 가진 황제와 복수를 꿈꾸는 세력 간의 암투가 쫄깃한 긴장감을 만들어냈다.
특히 대한제국 황실이라는 가상 세계가 매력적으로 그려져 흥미를 높였다. 어릴 때부터 황실의 긴장감 속에 살았던 황제 이혁(신성록 분)은 무수한 악행을 저지른 악역임에도 미워할 수 없는 짠한 매력으로 캐릭터의 맛을 제대로 살렸다.
황제와 태후 강씨(신은경 분), 민유라(이엘리야 분) 등 황실 인물들이 벌이는 권력 다툼 또한 탄탄하게 그려졌다. 현대극이지만 사극의 무게감을 접하는 것 같은 묵직한 흥미가 ‘황후의 품격’만의 매력을 느끼게 했다.
사진=SBS 제공
여기에 이혁과 오써니, 민유라, 나왕식(최진혁 분) 등 서로를 속고 속이며 벌이는 사랑싸움도 볼거리였다. 속내를 숨긴 의도적 접근과 의심이 생활이 된 이혁의 의심 등 다양한 감정들이 얽히고설키면서 예측할 수 없는 전개가 이어진 것이다.
다양한 갈등이 쉴 틈 없이 몰아친 ‘황후의 품격’은 당시 15% 내외의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드라마 안에서 구현된 가상 세계가 탄탄했던 만큼 다채로운 이야기들이 가능했다. 매력적인 설정을 그대로 이어가자는 시청자들의 응원이 이어졌었다.
■ ‘시즌2’ 마이너스 요소: 지나치게 자극적인 전개, ‘막장’의 향기 어떻게 극복할까
설정 자체는 새로웠지만, 그 안을 채우는 이야기들이 자극적이라는 비판을 받았었다. 다양한 갈등을 담아내 흥미를 자아내기는 했지만, 노골적인 폭력 장면이 비난의 대상이 됐었다. 자극적인 표현 없이 강도 높은 갈등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고민이 필요하다.
또한 ‘황후의 품격’에서 의외의 인기를 책임진 캐릭터는 황제 이혁이었다. 신성록은 이혁의 상처와 결핍을 섬세하게 그려내며 미워할 수 없는 애틋한 악역을 탄생시켰다. 무게감과 섬세한 연기력을 구현해낼 만한 배우가 필요하다. 장르물과 멜로 드라마 등 다양한 장르를 능청스럽게 소화한 김래원이나 사극 장르에서 많은 활약을 보여준 이준기가 후보군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