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동구 현대중공업 울산 본사를 찾아 근로자들의 안전을 점검하는 권오갑 현대중공업 회장(왼쪽 세 번째) (사진=연합뉴스) 올해 산재사고가 잇달아 발생해 홍역을 치뤘던 현대중공업이 하도급 업체의 기술을 빼돌려 역대 최고 금액 과징금을 물게 됐다. 기술 유용에 대한 제재로는 역대 최대 과징금이다. 권오갑 현대중공업지주 회장은 잇따른 사고에 안전경영을 강조했지만 하도급 업체에 대한 갑질은 뒷전이라는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2000년 디젤엔진을 개발한 뒤 하도급 업체인 A사와 함께 엔진에 사용할 피스톤을 국산화했다. 1975년 설립된 A사는 규모는 작지만 세계 3대 피스톤 메이커에 선정될 만큼 강소기업으로 기술력을 인정받아왔다. A사와의 협업을 유지하던 현대중공업은 디젤 엔진 국산화 이후 비용을 아끼기 위해 A사가 아닌 B사에 피스톤 공급 제작을 의뢰하기 시작했다. 납품업체 다변화를 추진하던 현대중공업은 B사의 제품 품질이 떨어지자 A사의 공정 순서와 공정 관리 방안 등이 담긴 기술자료까지 몰래 B사에 넘겼다. 이후 현대중공업은 A사에 납품 단가를 내리라고 압력을 행사해 한동안 A사와 B사 양쪽으로부터 피스톤을 공급받다 1년 후에는 아예 A사와 거래를 끊었다. 현대중공업의 '갑질'에 막대한 피해를 본 A사는 결국 이 사건을 경찰과 공정위에 신고했다. 공정위가 공개한 현대중공업 관련 자료 (사진=공정거래위원회) 해당 사실에 대해 현대중공업은 공정위의 조사가 시작되자 "하자 발생 대책 수립 목적으로 A사에 기술 자료를 요구한 것이어서 정당하다"고 항변했다. 하지만 공정위는 하자가 발생하지 않은 제품에 대한 자료 요구도 포함돼 있는 것 등을 볼 때 정당성이 없다고 판단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지난해 10월 현대중공업 법인과 임직원을 검찰에 고발 조치했다"며 "강소기업이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고 이에 대한 정당한 대가를 받을 수 있도록 기술 유용 행위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겠다"고 전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공정위의 판단을 존중하지만, 당사의 입장과 차이가 있어 공정위로부터 의결서를 받게 되면 검토 후 대응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현대중공업은 각종 '갑질'을 통해 논란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현대중공업은 수년간 하도급 업체에 계약서와 대금 등을 이용, 갑질을 벌이다 지난해 12월 208억 원의 과징금을 물고 검찰 수사까지 받았다. 당시 공정위는 현대중공업이 2014년부터 2018년까지 207개 사내 하도급업체에 선박과 해양플랜드 제조 작업 4만 8,529건을 위탁하며 계약서를 뒤늦게 발급했다. 현대중공업의 이유없는 계약서 발급 연기로 인해 하도급 업체는 정확한 정보를 모르는 상태로 작업을 시작했고 작업이 진행되는 와중에 현대중공업의 일방적인 대금 처리를 받을 수 밖에 없었다. 또 현대중공업은 '구조조정'을 지속적으로 언급하며 단가 인하를 요구했고 2016년 상반기 48개 하도급 업체의 9만 여 발주 건에서 정당한 사유를 명시하지 않고 51억 원 규모의 하도급 대금을 깎은 사실도 드러났다. 하도급 업체 관련 사고뿐 아니라 현대중공업은 중대사고를 은폐했다는 의혹에 휩싸이기도 했다. 지난 4월 말 전국금속노조 현대중공업 지부는 "현대중공업이 특수선사업부에서 발생한 중대사고를 은폐하려 했다"고 주장했다. 노조에 따르면 당시 특수선사업부에서 일을 하던 한 조합원이 유압 작동문에 머리와 경추가 끼이는 사고를 당해 상태가 위중하지만 회사는 사고의 은폐·조작에 몰두했다. 노조는 "관리자들은 일일 작업 지시서를 조작하고, 표준작업 지도서에 없는 내용을 사고 후에 추가로 삽입해 관리 책임을 면하려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연된 작업 공정을 만회하기 위해 경험이 부족한 해당 조합원을 배치해 무리한 작업을 한 것이 문제로 드러났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노조는 "2월 조선사업부에서 하청노동자의 안타까운 죽음이 발생한 지 불과 2개월 만에 또다시 중대성 사고가 발생했는데 회사는 안전에 대한 경각심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며 "법으로 보장된 개인의 작업 중지권을 활용해 안전하고 건강하게 일할 권리를 쟁취해 나갈 수 있도록 투쟁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중공업, 하도급 업체 기술 빼돌리고 사고 은폐 논란 '사면초가'...권오갑 회장 안전경영만 강조?

하도급 업체 기술 빼돌려 역대 최대 과징금 물게 된 현대중공업
앞서 각종 사고로 문제 발생했지만 논란 연이어 터지며 위기 증폭

최동수 기자 승인 2020.07.27 17:30 의견 0
울산 동구 현대중공업 울산 본사를 찾아 근로자들의 안전을 점검하는 권오갑 현대중공업 회장(왼쪽 세 번째) (사진=연합뉴스)

올해 산재사고가 잇달아 발생해 홍역을 치뤘던 현대중공업이 하도급 업체의 기술을 빼돌려 역대 최고 금액 과징금을 물게 됐다. 기술 유용에 대한 제재로는 역대 최대 과징금이다.

권오갑 현대중공업지주 회장은 잇따른 사고에 안전경영을 강조했지만 하도급 업체에 대한 갑질은 뒷전이라는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2000년 디젤엔진을 개발한 뒤 하도급 업체인 A사와 함께 엔진에 사용할 피스톤을 국산화했다. 1975년 설립된 A사는 규모는 작지만 세계 3대 피스톤 메이커에 선정될 만큼 강소기업으로 기술력을 인정받아왔다.

A사와의 협업을 유지하던 현대중공업은 디젤 엔진 국산화 이후 비용을 아끼기 위해 A사가 아닌 B사에 피스톤 공급 제작을 의뢰하기 시작했다. 납품업체 다변화를 추진하던 현대중공업은 B사의 제품 품질이 떨어지자 A사의 공정 순서와 공정 관리 방안 등이 담긴 기술자료까지 몰래 B사에 넘겼다.

이후 현대중공업은 A사에 납품 단가를 내리라고 압력을 행사해 한동안 A사와 B사 양쪽으로부터 피스톤을 공급받다 1년 후에는 아예 A사와 거래를 끊었다. 현대중공업의 '갑질'에 막대한 피해를 본 A사는 결국 이 사건을 경찰과 공정위에 신고했다.

공정위가 공개한 현대중공업 관련 자료 (사진=공정거래위원회)


해당 사실에 대해 현대중공업은 공정위의 조사가 시작되자 "하자 발생 대책 수립 목적으로 A사에 기술 자료를 요구한 것이어서 정당하다"고 항변했다. 하지만 공정위는 하자가 발생하지 않은 제품에 대한 자료 요구도 포함돼 있는 것 등을 볼 때 정당성이 없다고 판단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지난해 10월 현대중공업 법인과 임직원을 검찰에 고발 조치했다"며 "강소기업이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고 이에 대한 정당한 대가를 받을 수 있도록 기술 유용 행위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겠다"고 전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공정위의 판단을 존중하지만, 당사의 입장과 차이가 있어 공정위로부터 의결서를 받게 되면 검토 후 대응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현대중공업은 각종 '갑질'을 통해 논란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현대중공업은 수년간 하도급 업체에 계약서와 대금 등을 이용, 갑질을 벌이다 지난해 12월 208억 원의 과징금을 물고 검찰 수사까지 받았다.

당시 공정위는 현대중공업이 2014년부터 2018년까지 207개 사내 하도급업체에 선박과 해양플랜드 제조 작업 4만 8,529건을 위탁하며 계약서를 뒤늦게 발급했다. 현대중공업의 이유없는 계약서 발급 연기로 인해 하도급 업체는 정확한 정보를 모르는 상태로 작업을 시작했고 작업이 진행되는 와중에 현대중공업의 일방적인 대금 처리를 받을 수 밖에 없었다.

또 현대중공업은 '구조조정'을 지속적으로 언급하며 단가 인하를 요구했고 2016년 상반기 48개 하도급 업체의 9만 여 발주 건에서 정당한 사유를 명시하지 않고 51억 원 규모의 하도급 대금을 깎은 사실도 드러났다.

하도급 업체 관련 사고뿐 아니라 현대중공업은 중대사고를 은폐했다는 의혹에 휩싸이기도 했다. 지난 4월 말 전국금속노조 현대중공업 지부는 "현대중공업이 특수선사업부에서 발생한 중대사고를 은폐하려 했다"고 주장했다.

노조에 따르면 당시 특수선사업부에서 일을 하던 한 조합원이 유압 작동문에 머리와 경추가 끼이는 사고를 당해 상태가 위중하지만 회사는 사고의 은폐·조작에 몰두했다.

노조는 "관리자들은 일일 작업 지시서를 조작하고, 표준작업 지도서에 없는 내용을 사고 후에 추가로 삽입해 관리 책임을 면하려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연된 작업 공정을 만회하기 위해 경험이 부족한 해당 조합원을 배치해 무리한 작업을 한 것이 문제로 드러났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노조는 "2월 조선사업부에서 하청노동자의 안타까운 죽음이 발생한 지 불과 2개월 만에 또다시 중대성 사고가 발생했는데 회사는 안전에 대한 경각심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며 "법으로 보장된 개인의 작업 중지권을 활용해 안전하고 건강하게 일할 권리를 쟁취해 나갈 수 있도록 투쟁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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