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벤허 포스터 “밤에는 슬피 울어도, 탄식 소리에 이를 꽉 깨물지라도, 아물지 않는 육체의 고통 살을 찢어도 나는 내일도 붉은 군대가 우리를 찢는대도, 우릴 비웃어도 난 노래 부르리. 내 고향 그리운 노래” -그리운 땅   뮤지컬 ‘벤허’에는 그리움과 간절함이 녹아있다. 로마인과 유대인이 겪었던 역사적 사실에, 가고 싶어도 갈 수 없는 고향과 보고 싶어도 볼 수 없는 가족에 대한 애절함을 입혔다. 루 월러스 소설을 원작으로 한 ‘벤허’는 파란만장한 유다 벤허의 삶을 통해 사랑, 희생, 용서 등에 대해 돌아보게 만든다.  ‘벤허’는 160분 동안, 대서사를 풀어낸다. 귀족 가문의 벤허가 유년시절 친구의 배신을 당해 억울하게 반역자로 몰리고, 이를 극복하고 이겨내는 과정을 박진감 있게 담았다. 초연에 비해 14곡이 늘어난 만큼, 많은 감정이 음악 안에 담겼고 덕분에 극의 개연성도 높아졌다. 배우들의 열연은 ‘벤허’에 대한 몰입을 높인다. 지난 시즌에서 메셀라 역을 맡았던 민우혁은 벤허로 존재감을 드러냈다. 자신을 배신한 메셀라를 향해 창을 겨누다가 마음을 접어버리는 표정, 물에 빠진 로마 장군을 구해내는 인간적인 면모는 벤허 그 자체였다. 어머니와 동생이 죽었다는 서신을 받고 로마인이 되는 것을 결심하는 장면, 문둥병에 걸린 어머니와 동생을 숨어서 바라보며 오열하는 모습 역시 마찬가지다. 누구보다 강한 면모 지녔지만, 반대로 유약할 수밖에 없는 인물을 민우혁은 탁월한 강약조절로 극의 무게를 더하고 빼기를 반복했다.  박민성은 악역으로 그려지는 메셀라를 악역으로만 표현하지 않았다. 자신을 어렸을 때부터 거둬준 귀족 가문이지만, 그 안에서 느꼈던 외로움과, 처절함을 애틋하게 풀어냈다. 가난한 병사였던 아버지와 병으로 돌아가신 어머니를 생각하며, 이를 악 물고 로마인이 되기까지의 과정, 죽이고 짓밟고 올라갈 수밖에 없었던 자신의 모습을 설득력 있게 표현했다. 벤허를 끝까지 지지해주는 여인으로 무대에 오른 김지우는 노예로 전락한 처절함부터 강단있는 모습을 보였다. 고향 예루살렘을 그리워하는 에스더의 마음을 담은 ‘그리운 땅’은, 김지우의 청아하고 힘 있는 목소리로 애틋함이 더해졌다.  거기에 무대의 한계를 느낄 수 없이 펼쳐지는 무대는 ‘벤허’의 또 다른 볼거리다. 인류 역사상 가장 찬란하고 위대한 제국이었던 로마와, 로마의 변방에 위치한 속민이자, 힘 없는 민족 유대인들의 모습을 다룬 만큼, 무대는 화려함과 남루한 모습이 대비적으로 담겼다. 화려한 장식과 의상, 눈 둘 곳 없이 번쩍이는 로마인들의 등장에 반해, 유대인의 얼굴에는 흙이 묻어있다. 특히 해적의 침략을 받아 흔들리는 배, 물속에 빠진 장군을 구하는 장면, 말 6마리가 무대 위를 달리는 전차신 등은 ‘벤허’의 볼거리를 다양하게 만들었다. 대서사가 풀어지지만, 그 안에서 아름다운 감정이 피어난다. 파란만장하게 펼쳐지는 삶 속에서, 벤허가 자신의 가족, 친구를 지켜내는 과정은 사랑, 희생, 배려, 우정 등 다양한 형태의 감정으로 되살아난다. 귀족 가문의 자제에서 노예로 전략해 기구한 삶을 살게 되는 유다 벤허 역은 카이, 한지상, 민우혁, 박은태, 벤허를 배신하고 로마인이 된 메셀라는 문종원, 박민성이 맡는다. 에스더 역은 김지우와 린아가 분한다. 10월 13일까지 블루스퀘어 인터파크홀에서 공연된다.

[객석에서] 대서사 속에 피어난 꽃...뮤지컬 ‘벤허’

김진선 기자 승인 2019.08.19 15:13 | 최종 수정 2139.04.08 00:00 의견 0
사진=벤허 포스터
사진=벤허 포스터

“밤에는 슬피 울어도, 탄식 소리에 이를 꽉 깨물지라도, 아물지 않는 육체의 고통 살을 찢어도 나는 내일도 붉은 군대가 우리를 찢는대도, 우릴 비웃어도 난 노래 부르리. 내 고향 그리운 노래” -그리운 땅
 
뮤지컬 ‘벤허’에는 그리움과 간절함이 녹아있다. 로마인과 유대인이 겪었던 역사적 사실에, 가고 싶어도 갈 수 없는 고향과 보고 싶어도 볼 수 없는 가족에 대한 애절함을 입혔다. 루 월러스 소설을 원작으로 한 ‘벤허’는 파란만장한 유다 벤허의 삶을 통해 사랑, 희생, 용서 등에 대해 돌아보게 만든다. 

‘벤허’는 160분 동안, 대서사를 풀어낸다. 귀족 가문의 벤허가 유년시절 친구의 배신을 당해 억울하게 반역자로 몰리고, 이를 극복하고 이겨내는 과정을 박진감 있게 담았다. 초연에 비해 14곡이 늘어난 만큼, 많은 감정이 음악 안에 담겼고 덕분에 극의 개연성도 높아졌다.

배우들의 열연은 ‘벤허’에 대한 몰입을 높인다. 지난 시즌에서 메셀라 역을 맡았던 민우혁은 벤허로 존재감을 드러냈다. 자신을 배신한 메셀라를 향해 창을 겨누다가 마음을 접어버리는 표정, 물에 빠진 로마 장군을 구해내는 인간적인 면모는 벤허 그 자체였다. 어머니와 동생이 죽었다는 서신을 받고 로마인이 되는 것을 결심하는 장면, 문둥병에 걸린 어머니와 동생을 숨어서 바라보며 오열하는 모습 역시 마찬가지다. 누구보다 강한 면모 지녔지만, 반대로 유약할 수밖에 없는 인물을 민우혁은 탁월한 강약조절로 극의 무게를 더하고 빼기를 반복했다. 

박민성은 악역으로 그려지는 메셀라를 악역으로만 표현하지 않았다. 자신을 어렸을 때부터 거둬준 귀족 가문이지만, 그 안에서 느꼈던 외로움과, 처절함을 애틋하게 풀어냈다. 가난한 병사였던 아버지와 병으로 돌아가신 어머니를 생각하며, 이를 악 물고 로마인이 되기까지의 과정, 죽이고 짓밟고 올라갈 수밖에 없었던 자신의 모습을 설득력 있게 표현했다.

벤허를 끝까지 지지해주는 여인으로 무대에 오른 김지우는 노예로 전락한 처절함부터 강단있는 모습을 보였다. 고향 예루살렘을 그리워하는 에스더의 마음을 담은 ‘그리운 땅’은, 김지우의 청아하고 힘 있는 목소리로 애틋함이 더해졌다. 

거기에 무대의 한계를 느낄 수 없이 펼쳐지는 무대는 ‘벤허’의 또 다른 볼거리다. 인류 역사상 가장 찬란하고 위대한 제국이었던 로마와, 로마의 변방에 위치한 속민이자, 힘 없는 민족 유대인들의 모습을 다룬 만큼, 무대는 화려함과 남루한 모습이 대비적으로 담겼다. 화려한 장식과 의상, 눈 둘 곳 없이 번쩍이는 로마인들의 등장에 반해, 유대인의 얼굴에는 흙이 묻어있다.

특히 해적의 침략을 받아 흔들리는 배, 물속에 빠진 장군을 구하는 장면, 말 6마리가 무대 위를 달리는 전차신 등은 ‘벤허’의 볼거리를 다양하게 만들었다.

대서사가 풀어지지만, 그 안에서 아름다운 감정이 피어난다. 파란만장하게 펼쳐지는 삶 속에서, 벤허가 자신의 가족, 친구를 지켜내는 과정은 사랑, 희생, 배려, 우정 등 다양한 형태의 감정으로 되살아난다.

귀족 가문의 자제에서 노예로 전략해 기구한 삶을 살게 되는 유다 벤허 역은 카이, 한지상, 민우혁, 박은태, 벤허를 배신하고 로마인이 된 메셀라는 문종원, 박민성이 맡는다. 에스더 역은 김지우와 린아가 분한다. 10월 13일까지 블루스퀘어 인터파크홀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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