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그룹 회장(왼쪽)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사진=삼성·SK) 이재용 삼성그룹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근심이 깊어지고 있다. 반도체 한파로 삼성전자와 SK하이스의 올해 4분기와 내년 실적에 빨간불이 켜졌기 때문이다. 두 그룹 총수의 리더십이 요구되는 상황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내년 하반기 반도체 업황이 개선될 때까지 버티기에 돌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 “반도체, 내년 상반기까지 어려워”…삼성·SK, 4분기 실적 감소 예상 20일 세계반도체무역통계기구(WSTS)에 따르면 올해 반도체 시장 성장률은 4.4%를 기록하며 전년(2021년) 26.2% 대비 21.8%p 급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WSTS는 내년 반도체 시장 성장률도 지속 하락해 –4.1%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경희권 산업연구원(KIET) 부연구위원은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추세로 인해 스마트폰, PC, 태블릿 등 ICT 기기 수요가 늘면서 반도체 수요가 크게 호황을 누렸다”면서 “하지만 올해 들어 지난해 기저효과로 ICT 기기와 직결된 반도체 수요 증가폭이 급감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올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와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금리 인상과 중국 봉쇄, 미중 갈등 등 거시적인 충격 요인들도 다수 있어 반도체 한파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국내 주요 반도체 업계의 올해 4분기 실적 한파가 심각한 수준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4분기 실적 증권사 전망치 평균은 매출 76조7130억원, 영업이익 8조2264억원으로 추산됐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3%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지난해 대비 40.7%나 급감한 수준으로 전망됐다. SK하이닉스의 겨울은 삼성보다 더 춥다. SK하이닉스는 올해 4분기 419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돼 적자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됐다. 적자 전환이 현실이 될 경우 지난 2012년 3분기 영업손실을 낸 데 이어 10년 만에 처음 겪는 손실이다. 2012년 당시보다 적자 폭은 더 커지게 된다. 한국 대표 반도체 기업들이 위기론에 휩싸였지만, 대만의 TSMC는 파운드리 업황 상승세에 힘입어 올 4분기 세계 반도체 시장에서 매출 1위를 기록할 전망이다. TSMC는 자체적으로 조사한 올 4분기 매출 전망치를 199억 달러(약 26조원) 이상으로 내다봤다. 메모리 반도체 시장 규모 추이. 2023년 하반기부터 수요 개선 전망 (자료=SK하이닉스) ■ “내년 하반기부터 풀려”…SK하이닉스, 투자 감소·삼성, 22일 전략회의 반도체 한파는 내년 상반기까지 지속될 전망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내년 상반기까지 버틸 체력을 마련하고 있는 모습이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내년도 스마트폰과 PC 판매량은 각각 1.0%와 1.8% 감소하고, 반도체 판매도 3.6%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메모리 반도체 D램과 낸드플래시의 핵심 수요처인 스마트폰 출하량은 2021년 14억대 수준이었지만, 올해에는 12억대 후반에 머무른 것으로 집계됐다. 오는 2025년에나 다시 14억대 판매량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에 따라 D램과 낸드 시장 전체 매출 규모는 올해 약 1590억 달러(약 205조8891억원)로 전년 대비 비슷한 수준이지만, 2023년에는 1330억 달려(약 172조2217억원)으로 16%가량 감소할 전망이다. 경 연구위원은 “내년 반도체 시장이 ‘상저하고(상반기 하락, 하반기 상승)’가 예상된다”면서 “전체 시장 규모의 회복은 2024년이 돼야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내다봤다. 다만 그는 “2026년경에는 반도체 시장 규모는 7800억 달러(약 1000조원)이고, 이 중 D램과 낸드플래시 전망치는 약 2370억 달러(306조 8913억원)로 견조한 성장세가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내년 상반기까지 반도체 한파를 버틸 체력이 필요하다. 특히 SK하이닉스는 올 4분기 적자 전환이 예상되는 가운데, 지난 3분기 실적 발표에서 50% 이상 투자 규모 축소와 저수익 제품 중심 감산 계획을 밝히며 체력을 비축하고 있다. 재고를 소진하며 시장 수급 정상화까지 기다린다는 전략이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재고 문제가 해결되면 데이터센터 서버용 D램 시장의 DDR5 교체 수요와 스마트폰 메모리 수요 회복세를 타면서 반등을 노려볼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오는 22일 경계현 사장 주재로 반도체(DS)부문 각 사업부의 글로벌 전략회의가 예정됐다. 앞서 15~16일에는 한종희 디바이스경험(DX)부문장 주재로 모바일경험(MX)사업부,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 생활가전(DA)의 글로벌 전략회의가 있었다. 삼성전자 측은 “통상 오후 6시까지 진행되는 회의는 오후 9시를 넘길 때까지 진행되며 격론을 펼쳤다”고 전했다. 삼성전자는 이번 회의에서 환율과 원자재가 등 외부 요인을 놓고 심도 있는 논의를 거치고 유럽 등 해외지역 경영상황이 녹록치 않음을 공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재용·최태원 회장, 반도체 한파 근심…삼성·SK, 내년 ‘상저하고’ 버티기

반도체 시장 성장률 전년비 21.8%p 급감…삼성·SK, 올 4분기 실적 하락 예상
“상저하고, 내년 하반기 회복” 전망…SK, 투자 줄여 체력 비축·삼성, 22일 전략회의

손기호 기자 승인 2022.12.20 16:12 | 최종 수정 2022.12.21 15:39 의견 0
이재용 삼성그룹 회장(왼쪽)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사진=삼성·SK)


이재용 삼성그룹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근심이 깊어지고 있다. 반도체 한파로 삼성전자와 SK하이스의 올해 4분기와 내년 실적에 빨간불이 켜졌기 때문이다.

두 그룹 총수의 리더십이 요구되는 상황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내년 하반기 반도체 업황이 개선될 때까지 버티기에 돌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 “반도체, 내년 상반기까지 어려워”…삼성·SK, 4분기 실적 감소 예상

20일 세계반도체무역통계기구(WSTS)에 따르면 올해 반도체 시장 성장률은 4.4%를 기록하며 전년(2021년) 26.2% 대비 21.8%p 급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WSTS는 내년 반도체 시장 성장률도 지속 하락해 –4.1%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경희권 산업연구원(KIET) 부연구위원은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추세로 인해 스마트폰, PC, 태블릿 등 ICT 기기 수요가 늘면서 반도체 수요가 크게 호황을 누렸다”면서 “하지만 올해 들어 지난해 기저효과로 ICT 기기와 직결된 반도체 수요 증가폭이 급감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올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와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금리 인상과 중국 봉쇄, 미중 갈등 등 거시적인 충격 요인들도 다수 있어 반도체 한파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국내 주요 반도체 업계의 올해 4분기 실적 한파가 심각한 수준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4분기 실적 증권사 전망치 평균은 매출 76조7130억원, 영업이익 8조2264억원으로 추산됐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3%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지난해 대비 40.7%나 급감한 수준으로 전망됐다.

SK하이닉스의 겨울은 삼성보다 더 춥다. SK하이닉스는 올해 4분기 419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돼 적자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됐다. 적자 전환이 현실이 될 경우 지난 2012년 3분기 영업손실을 낸 데 이어 10년 만에 처음 겪는 손실이다. 2012년 당시보다 적자 폭은 더 커지게 된다.

한국 대표 반도체 기업들이 위기론에 휩싸였지만, 대만의 TSMC는 파운드리 업황 상승세에 힘입어 올 4분기 세계 반도체 시장에서 매출 1위를 기록할 전망이다. TSMC는 자체적으로 조사한 올 4분기 매출 전망치를 199억 달러(약 26조원) 이상으로 내다봤다.

메모리 반도체 시장 규모 추이. 2023년 하반기부터 수요 개선 전망 (자료=SK하이닉스)


■ “내년 하반기부터 풀려”…SK하이닉스, 투자 감소·삼성, 22일 전략회의

반도체 한파는 내년 상반기까지 지속될 전망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내년 상반기까지 버틸 체력을 마련하고 있는 모습이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내년도 스마트폰과 PC 판매량은 각각 1.0%와 1.8% 감소하고, 반도체 판매도 3.6%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메모리 반도체 D램과 낸드플래시의 핵심 수요처인 스마트폰 출하량은 2021년 14억대 수준이었지만, 올해에는 12억대 후반에 머무른 것으로 집계됐다. 오는 2025년에나 다시 14억대 판매량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에 따라 D램과 낸드 시장 전체 매출 규모는 올해 약 1590억 달러(약 205조8891억원)로 전년 대비 비슷한 수준이지만, 2023년에는 1330억 달려(약 172조2217억원)으로 16%가량 감소할 전망이다.

경 연구위원은 “내년 반도체 시장이 ‘상저하고(상반기 하락, 하반기 상승)’가 예상된다”면서 “전체 시장 규모의 회복은 2024년이 돼야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내다봤다. 다만 그는 “2026년경에는 반도체 시장 규모는 7800억 달러(약 1000조원)이고, 이 중 D램과 낸드플래시 전망치는 약 2370억 달러(306조 8913억원)로 견조한 성장세가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내년 상반기까지 반도체 한파를 버틸 체력이 필요하다.

특히 SK하이닉스는 올 4분기 적자 전환이 예상되는 가운데, 지난 3분기 실적 발표에서 50% 이상 투자 규모 축소와 저수익 제품 중심 감산 계획을 밝히며 체력을 비축하고 있다. 재고를 소진하며 시장 수급 정상화까지 기다린다는 전략이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재고 문제가 해결되면 데이터센터 서버용 D램 시장의 DDR5 교체 수요와 스마트폰 메모리 수요 회복세를 타면서 반등을 노려볼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오는 22일 경계현 사장 주재로 반도체(DS)부문 각 사업부의 글로벌 전략회의가 예정됐다.

앞서 15~16일에는 한종희 디바이스경험(DX)부문장 주재로 모바일경험(MX)사업부,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 생활가전(DA)의 글로벌 전략회의가 있었다. 삼성전자 측은 “통상 오후 6시까지 진행되는 회의는 오후 9시를 넘길 때까지 진행되며 격론을 펼쳤다”고 전했다. 삼성전자는 이번 회의에서 환율과 원자재가 등 외부 요인을 놓고 심도 있는 논의를 거치고 유럽 등 해외지역 경영상황이 녹록치 않음을 공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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