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팸 닭가슴살 3개입 제품 이미지. 사진=김성준 기자 ‘따끈한 밥에 스팸 한 조각’. 누구나 한 번쯤 들어보셨을 광고 카피입니다. CJ제일제당 스팸이 ‘국민 밥반찬’ 이미지를 다지는 데 있어 일등공신으로 꼽힐 만큼 유명한 문구죠. 스팸이 ‘절대 맛 스팸’을 새로운 슬로건으로 내세웠지만 여전히 스팸하면 김이 모락모락 나는 흰 쌀밥이 자연스럽게 연상될 정도로 영향력이 컸습니다. 스팸은 가정간편식의 대두와 함께 다양한 음식에 사용할 수 있는 요리 재료로 이미지 변신에 나섰었는데요. 최근 다시 한번 새로운 변화에 나섰습니다. 이번에는 닭가슴살로 만든 스팸을 통해 맛과 건강을 동시에 잡겠다는 계획입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건강에 대한 관심이 부쩍 늘어나면서 건강한 먹거리에 대한 관심도 커졌습니다. 대표적인 다이어트 음식인 닭가슴살과 샐러드를 찾는 수요도 덩달아 늘었죠.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매끼 ‘건강한 식단’을 유지하는 것이 만만치 않다는 사실을 금방 깨달았습니다. 독하게 식단 조절을 해서 체중을 감량하더라도 평소 생활로 돌아가면 순식간에 ‘요요’를 겪기 때문이죠. 이 때문에 등장한 것이 ‘헬시 플레저’ 트렌드입니다. 가혹한 식단과 운동 대신 즐거움을 접목한 건강 관리로 지속가능성을 추구하는 건데요. 최근 제로 슈거 음료와 고단백 음식 열풍이 불게 된 배경입니다. 스팸도 이에 발맞춰 나트륨을 낮춘 ‘스팸 마일드’ 등을 리뉴얼해 선보였었습니다만, 본격적인 ‘헬시 플레저’ 트렌드에 부합하는 제품으로 보기엔 무리가 있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새롭게 선보인 ‘스팸 닭가슴살’은 원재료에서부터 닭가슴살을 사용해 고단백·저칼로리 제품을 표방했습니다. 자극적이고 짭짤한 맛에서 탈피해 건강한 햄을 원하는 소비자 수요를 충족시키고 담백한 맛을 원하는 소비자 입맛까지 공략한다는 전략입니다. 일단 영양 성분부터 확 달라졌습니다. 기존 스팸 클래식이 200g 한 캔에 680칼로리인 반면 신제품은 딱 절반 수준인 340칼로리에 불과합니다. 나트륨 함량도 100g당 1080mg에서 480mg으로 절반 넘게 줄었습니다. 지방은 100g당 31g에서 11g으로 줄어 기존 제품의 3분의 1 수준입니다. 반면 100g당 단백질 함량은 17g으로 30% 넘게 늘었습니다. 200g 제품 한 캔을 다 먹으면 일일 영양성분 기준치의 60%에 해당하는 단백질을 섭취할 수 있습니다. 다른 반찬 없이 스팸만 먹어도 단백질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는 수준이죠. 스팸 클래식과 스팸 닭가슴살 개봉(위) 및 조리 후(아래) 모습. 사진=김성준 기자 재료도 바뀌고 나트륨도 줄였는데 익히 아는 ‘스팸 맛’을 유지할 수 있을까요? 스팸 클래식과 스팸 닭가슴살을 프라이팬에 구워 비교해봤습니다. 재료가 다른 만큼 색상에서부터 확연한 차이가 났으나 육질은 겉으로 봐선 큰 차이를 느끼기 힘들었습니다. 다만, 맛은 확실히 달랐습니다. 우선 나트륨이 줄어든 만큼 짠맛이 확연히 줄었습니다. 기존 스팸이 맹렬히 밥을 부르는 짠맛이라면, 닭가슴살은 밥 없이 먹어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느끼함도 훨씬 덜했습니다. 스팸 클래식을 반찬으로 먹으면 김치 생각이 간절해 지지만, 스팸 닭가슴살은 느끼함을 물 한 모금이면 씻어낼 수 있었습니다. 신제품이 덜 짜고, 덜 느끼하지만 스팸 고유의 풍미만큼은 확실하게 닮았습니다. 다른 햄과 비교하면 확연히 드러나는 바로 그 ‘스팸 맛’입니다. 간도 잘 배는 편이라 다양한 국물 요리에도 무난하고, 담백한 맛으로 안주로도 활용할 수 있을 것 같네요. 둘을 비교해 먹다 보니 식감에서도 꽤 차이를 느낄 수 있었는데요. 스팸 클래식이 물렁하고 부드러운 식감이라면 스팸 닭가슴살은 부드럽긴 해도 좀 더 탄력있는 식감입니다. 큰 틀에서 햄 특유의 식감을 뛰어넘진 못했지만, 닭가슴살 쪽의 ‘씹는 맛’이 조금이나마 더 좋았습니다. 기존에 닭가슴살을 사용한 햄 제품이 없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줄곧 저조한 성적을 거두기 일쑤였고, 일부 제품이 시장에서 두각을 드러내기 시작한 것도 최근의 일입니다. 비슷한 맥락의 제품인 닭가슴살 소시지가 시장을 확대하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조금 늦었다고 볼 수 있죠. 이런 시장 상황 속에서 ‘익숙하면서 과하지 않은 맛’을 내세운 스팸 닭가슴살은 스팸의 활용도를 한층 높여주는 동시에 건강한 햄으로서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어 보입니다. 그간 찬밥 신세였던 닭가슴살 햄 시장을 스팸이 본격적으로 확대할 수 있을지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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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로리·나트륨·지방 낮추고 단백질↑…CJ제일제당, ‘헬시 플레저’ 트렌드 정조준
“익숙하지만 과하지 않은 맛”…높은 활용도로 ‘닭가슴살 햄’ 시장 확대 기대

김성준 기자 승인 2023.11.07 17:01 의견 0
스팸 닭가슴살 3개입 제품 이미지. 사진=김성준 기자

‘따끈한 밥에 스팸 한 조각’. 누구나 한 번쯤 들어보셨을 광고 카피입니다. CJ제일제당 스팸이 ‘국민 밥반찬’ 이미지를 다지는 데 있어 일등공신으로 꼽힐 만큼 유명한 문구죠. 스팸이 ‘절대 맛 스팸’을 새로운 슬로건으로 내세웠지만 여전히 스팸하면 김이 모락모락 나는 흰 쌀밥이 자연스럽게 연상될 정도로 영향력이 컸습니다. 스팸은 가정간편식의 대두와 함께 다양한 음식에 사용할 수 있는 요리 재료로 이미지 변신에 나섰었는데요. 최근 다시 한번 새로운 변화에 나섰습니다. 이번에는 닭가슴살로 만든 스팸을 통해 맛과 건강을 동시에 잡겠다는 계획입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건강에 대한 관심이 부쩍 늘어나면서 건강한 먹거리에 대한 관심도 커졌습니다. 대표적인 다이어트 음식인 닭가슴살과 샐러드를 찾는 수요도 덩달아 늘었죠.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매끼 ‘건강한 식단’을 유지하는 것이 만만치 않다는 사실을 금방 깨달았습니다. 독하게 식단 조절을 해서 체중을 감량하더라도 평소 생활로 돌아가면 순식간에 ‘요요’를 겪기 때문이죠. 이 때문에 등장한 것이 ‘헬시 플레저’ 트렌드입니다. 가혹한 식단과 운동 대신 즐거움을 접목한 건강 관리로 지속가능성을 추구하는 건데요. 최근 제로 슈거 음료와 고단백 음식 열풍이 불게 된 배경입니다.

스팸도 이에 발맞춰 나트륨을 낮춘 ‘스팸 마일드’ 등을 리뉴얼해 선보였었습니다만, 본격적인 ‘헬시 플레저’ 트렌드에 부합하는 제품으로 보기엔 무리가 있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새롭게 선보인 ‘스팸 닭가슴살’은 원재료에서부터 닭가슴살을 사용해 고단백·저칼로리 제품을 표방했습니다. 자극적이고 짭짤한 맛에서 탈피해 건강한 햄을 원하는 소비자 수요를 충족시키고 담백한 맛을 원하는 소비자 입맛까지 공략한다는 전략입니다.

일단 영양 성분부터 확 달라졌습니다. 기존 스팸 클래식이 200g 한 캔에 680칼로리인 반면 신제품은 딱 절반 수준인 340칼로리에 불과합니다. 나트륨 함량도 100g당 1080mg에서 480mg으로 절반 넘게 줄었습니다. 지방은 100g당 31g에서 11g으로 줄어 기존 제품의 3분의 1 수준입니다. 반면 100g당 단백질 함량은 17g으로 30% 넘게 늘었습니다. 200g 제품 한 캔을 다 먹으면 일일 영양성분 기준치의 60%에 해당하는 단백질을 섭취할 수 있습니다. 다른 반찬 없이 스팸만 먹어도 단백질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는 수준이죠.

스팸 클래식과 스팸 닭가슴살 개봉(위) 및 조리 후(아래) 모습. 사진=김성준 기자

재료도 바뀌고 나트륨도 줄였는데 익히 아는 ‘스팸 맛’을 유지할 수 있을까요? 스팸 클래식과 스팸 닭가슴살을 프라이팬에 구워 비교해봤습니다. 재료가 다른 만큼 색상에서부터 확연한 차이가 났으나 육질은 겉으로 봐선 큰 차이를 느끼기 힘들었습니다. 다만, 맛은 확실히 달랐습니다. 우선 나트륨이 줄어든 만큼 짠맛이 확연히 줄었습니다. 기존 스팸이 맹렬히 밥을 부르는 짠맛이라면, 닭가슴살은 밥 없이 먹어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느끼함도 훨씬 덜했습니다. 스팸 클래식을 반찬으로 먹으면 김치 생각이 간절해 지지만, 스팸 닭가슴살은 느끼함을 물 한 모금이면 씻어낼 수 있었습니다.

신제품이 덜 짜고, 덜 느끼하지만 스팸 고유의 풍미만큼은 확실하게 닮았습니다. 다른 햄과 비교하면 확연히 드러나는 바로 그 ‘스팸 맛’입니다. 간도 잘 배는 편이라 다양한 국물 요리에도 무난하고, 담백한 맛으로 안주로도 활용할 수 있을 것 같네요. 둘을 비교해 먹다 보니 식감에서도 꽤 차이를 느낄 수 있었는데요. 스팸 클래식이 물렁하고 부드러운 식감이라면 스팸 닭가슴살은 부드럽긴 해도 좀 더 탄력있는 식감입니다. 큰 틀에서 햄 특유의 식감을 뛰어넘진 못했지만, 닭가슴살 쪽의 ‘씹는 맛’이 조금이나마 더 좋았습니다.

기존에 닭가슴살을 사용한 햄 제품이 없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줄곧 저조한 성적을 거두기 일쑤였고, 일부 제품이 시장에서 두각을 드러내기 시작한 것도 최근의 일입니다. 비슷한 맥락의 제품인 닭가슴살 소시지가 시장을 확대하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조금 늦었다고 볼 수 있죠. 이런 시장 상황 속에서 ‘익숙하면서 과하지 않은 맛’을 내세운 스팸 닭가슴살은 스팸의 활용도를 한층 높여주는 동시에 건강한 햄으로서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어 보입니다. 그간 찬밥 신세였던 닭가슴살 햄 시장을 스팸이 본격적으로 확대할 수 있을지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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