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내 지식센터센터들이 들어서고 있는 지역의 모습. 연합뉴스 #A씨는 3년 전 서울 지역에서 지식산업센터를 분양받았다. 지식산업센터 매입 시 은행 대출을 최대 80%까지 받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입주 당시 경기침체 등 여파로 임차인을 겨우 구했는데, 최근 재계약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고금리, 부동산침체가 지속되면서 재계약이 결국 무산됐다. 임차인이 인근 경기도로 좀 더 낮은 임대료를 찾아 옮길 예정이기 때문이다. 공실률도 높아지고 있어, A씨는 세입자를 구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부동산업소 관계자는 A씨에게 임대료를 깎아주더라도 세입자를 잡아둬야 하는 상황이라고 조언했다. 과거 '아파트형 공장'으로 불리며 저금리 시절 인기 투자처였던 지식산업센터가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고금리에 경기침체 등이 겹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21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지식산업센터 매매가와 임대료가 고금리와 경기침체 후폭풍으로 인해 동반 하락하는 추세가 지속되고 있다. 지식산업센터는 제조업, 지식산업, 정보통신업 등의 사업장과 그 지원시설 등이 입주할 수 있는 3층 이상의 건물이다. 경기도 구리갈매 지역 한 지식산업센터에 입주한 부동산 중개업소 B 관계자는 "일부 급매 물량의 경우 현재 계약금을 포기하는 급매 사례도 속출하고 있다"면서 "매매가는 현재 예전공급가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지만, 임대의 경우 이자가 높아 임대료가 이자보다 한참 낮은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원래 정상시장에서는 투자금 대비 3~5% 정도 임대수익이 나야 하는데 최근 지식산업센터의 경우 임대수익률이 총 투자 대비 2~3% 수준으로 떨어진 상태다. 부동산 호황기 시절 각종 주택 규제가 집중되자 아파트 대체 투자처로 지식산업센터는 인기를 끌었다. 주택과 달리 전매 제한 등 부동산 규제를 피할 수 있고, 분양가의 80%까지 대출을 받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저금리는 지식산업센터 투자자에게 부메랑이 됐다. 매물로 나온 물건도 너무 많고, 공실률도 높은 상태에서 고금리 이자를 지식산업센터 소유주가 감당해야 하기 때문이다. 현재는 이자를 내고 나면 사실상 손해를 입어야 하는 상황이다. 구리갈매 또 다른 중개업소 C 대표는 "지식산업센터 투자자 이자가 5~6%여서, 임대료에서 보태서 이자를 내야 하는 실정"이라면서 "임대료 대비 40% 가량을 추가로 이자를 내야 하는 최악의 시기가 지속되고 있다"고 전했다. 구리갈매 지역의 경우 수백개 정도 공실 물량이 나와있다. 준공 및 입주시기, 평수, 제조동에 따라 공실률이 조금씩 다르지만, 공실률이 적게는 15%에서 많게는 50%에 달하고 있다. B씨는 "임대료가 떨어지는 추세로 현재 많이 싸진 상태여서 상급지에서 넘어오는 수요가 꽤있다"면서 "오피스의 경우, 월 임대료가 40만원대까지 떨어져서, 서울 성수동, 경기도 하남, 왕숙지구 등지에서 갈매와 같은 하급지로 넘어오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같은 현상은 경기도에 비해 상급지인 서울 지역 지식산업센터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서울 중랑구 신내동에서 지식산업센터를 거래하고 있는 한 중개업소 D 대표는 "매매가와 임대료는 계속 떨어지고 있다. 매매가는 거의 분양가 수준으로 낮아졌다"면서 "들어오려는 사람보다 나갈려는 사업주가 많아지다 보니 임대료도 동반 하락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D 대표는 "인근 구리갈매 등의 입주물량이 너무 많기 때문"이라면서 "더 싼 하급지로 넘어가는 수요들이 많다. 경기가 안좋아서 공실은 어쩔수없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최근 지식산업센터 임대료는 전체적으로 최근 전년 대비 10% 가량 떨어진 상태다. 금리도 높고, 경기침체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공급과잉도 임대료에 하방 요인이 되고 있다. 산업단지공단에 따르면 지난 1월말 기준 전국에 공급된 지식산업센터(설립승인 기준)는 총 1529곳으로 2020년 4월(1167곳) 이후 362곳이 늘었다. 경·공매 데이터 전문 업체인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해 경매 시장에 나온 지식산업센터는 총 688건으로 전년도(403건)에 비해 70%나 늘었다. 같은 기간 낙찰률은 28.9%로 전년 대비 16.3%포인트(p) 낮아졌으며, 낙찰가율은 전년의 88.7%에서 71.2%로 떨어졌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애초 개인대상 투자 상품이 아닌데 일시적으로 투자 붐이 일었던 것이다. 앞으로 상황이 쉽지않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주거용 시장이 과열일 때 틈새상품으로 인기를 끌었지만, 주거용 자체가 살아나지 못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아파트형 공장은 상업용 시장에 가까운 상품인데 투자 가치가 높아지려면 임대수익률 쪽에서 유효성이나 자산 가치 상승에 대한 유효성이 필요하다. 위 두 가지가 다 쉽지않은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지식산업센터 애물단지로 전락…공실률 50%로 치솟아

경기도 지식산업센터 공실률 50%대로 높아져
고금리에 소유자들 임대료로는 월 이자도 못내
경매 물건 급증했지만 주인 못 찾아…낙찰률↓

김지형 기자 승인 2024.02.21 09:33 의견 0
경기도 내 지식센터센터들이 들어서고 있는 지역의 모습. 연합뉴스

#A씨는 3년 전 서울 지역에서 지식산업센터를 분양받았다. 지식산업센터 매입 시 은행 대출을 최대 80%까지 받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입주 당시 경기침체 등 여파로 임차인을 겨우 구했는데, 최근 재계약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고금리, 부동산침체가 지속되면서 재계약이 결국 무산됐다. 임차인이 인근 경기도로 좀 더 낮은 임대료를 찾아 옮길 예정이기 때문이다. 공실률도 높아지고 있어, A씨는 세입자를 구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부동산업소 관계자는 A씨에게 임대료를 깎아주더라도 세입자를 잡아둬야 하는 상황이라고 조언했다.

과거 '아파트형 공장'으로 불리며 저금리 시절 인기 투자처였던 지식산업센터가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고금리에 경기침체 등이 겹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21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지식산업센터 매매가와 임대료가 고금리와 경기침체 후폭풍으로 인해 동반 하락하는 추세가 지속되고 있다.

지식산업센터는 제조업, 지식산업, 정보통신업 등의 사업장과 그 지원시설 등이 입주할 수 있는 3층 이상의 건물이다.

경기도 구리갈매 지역 한 지식산업센터에 입주한 부동산 중개업소 B 관계자는 "일부 급매 물량의 경우 현재 계약금을 포기하는 급매 사례도 속출하고 있다"면서 "매매가는 현재 예전공급가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지만, 임대의 경우 이자가 높아 임대료가 이자보다 한참 낮은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원래 정상시장에서는 투자금 대비 3~5% 정도 임대수익이 나야 하는데 최근 지식산업센터의 경우 임대수익률이 총 투자 대비 2~3% 수준으로 떨어진 상태다. 부동산 호황기 시절 각종 주택 규제가 집중되자 아파트 대체 투자처로 지식산업센터는 인기를 끌었다. 주택과 달리 전매 제한 등 부동산 규제를 피할 수 있고, 분양가의 80%까지 대출을 받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저금리는 지식산업센터 투자자에게 부메랑이 됐다. 매물로 나온 물건도 너무 많고, 공실률도 높은 상태에서 고금리 이자를 지식산업센터 소유주가 감당해야 하기 때문이다. 현재는 이자를 내고 나면 사실상 손해를 입어야 하는 상황이다.

구리갈매 또 다른 중개업소 C 대표는 "지식산업센터 투자자 이자가 5~6%여서, 임대료에서 보태서 이자를 내야 하는 실정"이라면서 "임대료 대비 40% 가량을 추가로 이자를 내야 하는 최악의 시기가 지속되고 있다"고 전했다.

구리갈매 지역의 경우 수백개 정도 공실 물량이 나와있다. 준공 및 입주시기, 평수, 제조동에 따라 공실률이 조금씩 다르지만, 공실률이 적게는 15%에서 많게는 50%에 달하고 있다.

B씨는 "임대료가 떨어지는 추세로 현재 많이 싸진 상태여서 상급지에서 넘어오는 수요가 꽤있다"면서 "오피스의 경우, 월 임대료가 40만원대까지 떨어져서, 서울 성수동, 경기도 하남, 왕숙지구 등지에서 갈매와 같은 하급지로 넘어오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같은 현상은 경기도에 비해 상급지인 서울 지역 지식산업센터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서울 중랑구 신내동에서 지식산업센터를 거래하고 있는 한 중개업소 D 대표는 "매매가와 임대료는 계속 떨어지고 있다. 매매가는 거의 분양가 수준으로 낮아졌다"면서 "들어오려는 사람보다 나갈려는 사업주가 많아지다 보니 임대료도 동반 하락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D 대표는 "인근 구리갈매 등의 입주물량이 너무 많기 때문"이라면서 "더 싼 하급지로 넘어가는 수요들이 많다. 경기가 안좋아서 공실은 어쩔수없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최근 지식산업센터 임대료는 전체적으로 최근 전년 대비 10% 가량 떨어진 상태다. 금리도 높고, 경기침체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공급과잉도 임대료에 하방 요인이 되고 있다.

산업단지공단에 따르면 지난 1월말 기준 전국에 공급된 지식산업센터(설립승인 기준)는 총 1529곳으로 2020년 4월(1167곳) 이후 362곳이 늘었다.

경·공매 데이터 전문 업체인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해 경매 시장에 나온 지식산업센터는 총 688건으로 전년도(403건)에 비해 70%나 늘었다. 같은 기간 낙찰률은 28.9%로 전년 대비 16.3%포인트(p) 낮아졌으며, 낙찰가율은 전년의 88.7%에서 71.2%로 떨어졌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애초 개인대상 투자 상품이 아닌데 일시적으로 투자 붐이 일었던 것이다. 앞으로 상황이 쉽지않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주거용 시장이 과열일 때 틈새상품으로 인기를 끌었지만, 주거용 자체가 살아나지 못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아파트형 공장은 상업용 시장에 가까운 상품인데 투자 가치가 높아지려면 임대수익률 쪽에서 유효성이나 자산 가치 상승에 대한 유효성이 필요하다. 위 두 가지가 다 쉽지않은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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