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이무형 DA(생활가전)사업부 부사장이 서울 태평로빌딩 삼성 기자실에서 세탁,건조기 일체형 '비스포크 AI 콤보' 제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손기호 기자) 삼성전자가 ‘가전=LG’라는 말에 맞서는 ‘AI가전=삼성’이라는 공식을 내세웠다. 삼성은 세탁기와 건조기가 일체형인 ‘비스포크 AI 콤보’를 최근 출시했지만, LG가 앞서서 일체형 세탁기를 내놓으면서 경쟁 구도가 형성됐다. 삼성은 AI 기능을 앞세워 출시 이후 하루 300대씩 판매되는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 삼성 “3일 만에 1000대 판매량 유지 중”…LG전자와 ‘가격·라인업’ 경쟁 돌입 일체형 세탁건조기 경쟁이 시작부터 치열하다. 삼성전자의 ‘비스포크 AI 콤보’ 출시는 지난달 23일이었는데, 하루 앞둔 22일 LG전자가 먼저 ‘LG 시그니처 세탁건조기’를 내놨다. 삼성은 가격에서 LG를 따돌렸다. 기능은 두 번째다. 가격 경쟁력에서 앞선다는 전략을 펼쳤다. 삼성 비스포크 AI 콤보의 가격은 출고가 399만9000원인 반면, LG 시그니처 세탁건조기는 출하가 690만원이다. 삼성 제품이 LG보다 300만원가량 더 싸다. 이 때문에 초반 흥행에 성공했다. 삼성 비스포크 AI 콤보는 지난달 24일부터 이달 4일까지 3000대 이상 판매됐다. 이날 설명회에 나선 이무형 삼성전자 DA(생활가전)사업부 CX팀장 부사장은 “판매량은 출시 3일째 1000대 이상으로 하루 300대 이상씩 판매됐고, 판매 4일 전부터 사전 알림 신청이 1만건을 넘었었다”며 “(일체형은) 소비자들의 요구가 있었는데 이제 출시되면서 관심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경쟁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LG전자는 다음 달 중저가 제품으로 종류를 다양화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 비스포크 AI 콤보보다 가격이 낮아질 수 있다는 점에서 삼성으로 몰렸던 소비자를 뺏어오겠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본격적인 경쟁은 4월부터라고 할 수 있다. 이 부사장은 “가격이 399만원대인 것은 이전 세탁기와 건조기 수준에서 맞추는 게 맞다고 생각해서 큰 가격 상승 없이 제공하는 게 전략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추가 라인업에 대해선 삼성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11일 이무형 DA(생활가전)사업부 부사장이 서울 태평로빌딩 삼성 기자실에서 세탁,건조기 일체형 '비스포크 AI 콤보' 제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손기호 기자) ■ 기존 일체형과 차이점은?…“기존 열풍에 히트펌프 더해 옷감 손상 해결” 과거에도 세탁기와 건조기가 일체형인 때가 있었다. 삼성전자는 기존의 열풍 방식에 히트펌프 신기술을 더해 옷감 손상을 줄였다고 강조했다. 이 부사장은 “'일반 건조기의 성능에 비해 세탁·건조 일체형은 그만하면 됐다'는 편견을 없애고자 3년 가까이 기술 개발에 쏟아부었다”며 “일반 건조기에 사용하는 디지털 인버터와 고효율 히트펌프 기술을 복합해 겨울에도 성능이 떨어지지 않도록 했다”고 말했다. 이어 “10년 전의 일체형 세탁·건조기는 단순 열풍 건조 방식으로 건조 시간도 오래 걸리고 옷이 열풍에 줄어드는 현상까지 있었다”며 “건조 시 온도가 60도를 넘지 않도록 해 옷감 수축에 대한 우려를 줄였다”고 설명했다. 10년 전 세탁·건조기는 건조까지 5~6시간이 걸렸다면, AI 콤보는 단독 건조기 수준인 99분만에 건조가 완료된다. 경쟁사 LG전자의 최근 일체형 세탁·건조기와 차이점에 대해선 이 부사장은 “AI 콤보는 수건 50장인 6kg의 일반 건조기 수준으로 건조할 수 있는 성능을 갖췄다”며 “킹사이즈 침대보 정도도 거뜬히 건조하거나 이불털기 기능을 사용할 수 있는 정도”라고 했다. 이렇게 하기까지는 설계까지 완전히 바꾸야 했다. 일체형 세탁·건조기는 설계 공간이 기존 대비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 수밖에 없어서다. 이 부사장은 “하드웨어 혁신을 위해 기존 건조기 아래 쪽에 있던 히트펌프를 상단에 최적화한 형태로 설계해 배치하고, 기존 상단에 있던 세제 자동투입 장치는 하단으로 재배치했다”며 “설계부터 부품 배치까지 핵심 기술을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11일 이무형 DA(생활가전)사업부 부사장이 서울 태평로빌딩 삼성 기자실에서 세탁,건조기 일체형 '비스포크 AI 콤보' 제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 ‘AI가전=삼성’ 공식…“AI로 전력 효율 높이고, 매일 새 기능 업데이트” 더 특별한 점은 ‘AI기능’을 더했다는 점이다. 특히 에너지효율도 기존 1등급 최저 기준보다 40% 낮췄지만, AI로 더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부사장은 “세탁은 찬물에서도 빠르고 깨끗하게 빨래가 가능한 ‘에코버블’ 기술을 적용하고, 건조는 고효율 히트펌프를 적용해 에너지 효율을 높였다”며 “여기에 더해 AI 절약 모드를 설정하면 세탁 시 최대 60%, 건조시 최대 30%까지 에너지 사용량을 줄일 수 있다”고 했다. 삼성전자 전용 타이젠 OS와 기존 비스포크 AI 냉장고나 로봇청소기에 적용한 고성능 반도체칩을 기반으로 7형의 대화면 터치형 디스플레이에서 전화를 하거나 영상 콘텐츠를 볼 수 있도록 했다. 이 부사장은 “TV를 시청하다가 빨래를 해야 하는 상황에서도 영상을 이어 볼 수 있고, 세탁기를 작동 중에 전화가 와도 세탁기를 통해 받을 수 있다”며 “S24의 번역 기능을 세탁기에 표시해줄 수 있고, AI 연결 기능이 매일 새롭게 업데이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비스포크 AI 콤보’는 삼성의 AI 비서 기능인 빅스비를 통해 “세탁기 문 열어줘”, “AI 맞춤코스 시작해줘”와 같은 세탁기 기능과 관련된 명령을 내릴 수 있다. LG전자가 최근 출시한 ‘시그니처 세탁건조기’도 “하이 엘지, 세탁기 원스탑 세탁해줘”, “세탁 종료시간 알려줘” 등으 명령을 내릴 수 있어 비슷한 수준으로 보였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삼성 AI 콤보는 세탁 기능과 관련된 명령뿐 아니라 ‘오늘 날씨 어때’, ‘거실 에어컨 켜줘’ 등 스마트싱스를 통한 다른 가전을 제어할 수 있는 기능까지 있다”고 맞받았다. ■ “미국 시장, 이달에 출시 유럽은 사이즈가 다르지만 전 세계 출시” 미국도 올해 안에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은 기존 세탁기, 건조기 분리형일 때 건조기의 판매량이 저조했다면 일체형은 건조기 판매량을 올리는 효과를 누릴 것으로 내다봤다. 이 부사장은 “미국 물량은 배로 운송을 시작했고 이달 안에 출시할 예정”이라며 “AI 콤보는 한국형 사이즈인데 유럽은 그보다 작은 사이즈가 필요하지만 전 세계에 출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통상적으로 1년에 드럼 세탁기가 국내에서 100만대가 팔리고, 건조기 보급률은 30% 수준밖에 안된다”며 “1인 가구의 경우 세탁기, 건조기 등 큰 제품을 들여놓기 어려웠다”면서 “하지만 이러한 수요까지 받기 때문에 건조기 기능을 갖지 못한 사람들이 구매하면서 판매량은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세탁·건조기 'AI콤보'에 진심인 삼성, "'AI가전=삼성' 공식 만든다"

세탁·건조기 일체형 맞대결
삼성 "3년 연구 끝에 옷감 손상 해결한 건조 방식"

손기호 기자 승인 2024.03.11 13:39 의견 0
11일 이무형 DA(생활가전)사업부 부사장이 서울 태평로빌딩 삼성 기자실에서 세탁,건조기 일체형 '비스포크 AI 콤보' 제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손기호 기자)


삼성전자가 ‘가전=LG’라는 말에 맞서는 ‘AI가전=삼성’이라는 공식을 내세웠다. 삼성은 세탁기와 건조기가 일체형인 ‘비스포크 AI 콤보’를 최근 출시했지만, LG가 앞서서 일체형 세탁기를 내놓으면서 경쟁 구도가 형성됐다. 삼성은 AI 기능을 앞세워 출시 이후 하루 300대씩 판매되는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 삼성 “3일 만에 1000대 판매량 유지 중”…LG전자와 ‘가격·라인업’ 경쟁 돌입

일체형 세탁건조기 경쟁이 시작부터 치열하다. 삼성전자의 ‘비스포크 AI 콤보’ 출시는 지난달 23일이었는데, 하루 앞둔 22일 LG전자가 먼저 ‘LG 시그니처 세탁건조기’를 내놨다.

삼성은 가격에서 LG를 따돌렸다. 기능은 두 번째다. 가격 경쟁력에서 앞선다는 전략을 펼쳤다. 삼성 비스포크 AI 콤보의 가격은 출고가 399만9000원인 반면, LG 시그니처 세탁건조기는 출하가 690만원이다. 삼성 제품이 LG보다 300만원가량 더 싸다. 이 때문에 초반 흥행에 성공했다. 삼성 비스포크 AI 콤보는 지난달 24일부터 이달 4일까지 3000대 이상 판매됐다.

이날 설명회에 나선 이무형 삼성전자 DA(생활가전)사업부 CX팀장 부사장은 “판매량은 출시 3일째 1000대 이상으로 하루 300대 이상씩 판매됐고, 판매 4일 전부터 사전 알림 신청이 1만건을 넘었었다”며 “(일체형은) 소비자들의 요구가 있었는데 이제 출시되면서 관심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경쟁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LG전자는 다음 달 중저가 제품으로 종류를 다양화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 비스포크 AI 콤보보다 가격이 낮아질 수 있다는 점에서 삼성으로 몰렸던 소비자를 뺏어오겠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본격적인 경쟁은 4월부터라고 할 수 있다.

이 부사장은 “가격이 399만원대인 것은 이전 세탁기와 건조기 수준에서 맞추는 게 맞다고 생각해서 큰 가격 상승 없이 제공하는 게 전략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추가 라인업에 대해선 삼성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11일 이무형 DA(생활가전)사업부 부사장이 서울 태평로빌딩 삼성 기자실에서 세탁,건조기 일체형 '비스포크 AI 콤보' 제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손기호 기자)

■ 기존 일체형과 차이점은?…“기존 열풍에 히트펌프 더해 옷감 손상 해결”

과거에도 세탁기와 건조기가 일체형인 때가 있었다. 삼성전자는 기존의 열풍 방식에 히트펌프 신기술을 더해 옷감 손상을 줄였다고 강조했다.

이 부사장은 “'일반 건조기의 성능에 비해 세탁·건조 일체형은 그만하면 됐다'는 편견을 없애고자 3년 가까이 기술 개발에 쏟아부었다”며 “일반 건조기에 사용하는 디지털 인버터와 고효율 히트펌프 기술을 복합해 겨울에도 성능이 떨어지지 않도록 했다”고 말했다.

이어 “10년 전의 일체형 세탁·건조기는 단순 열풍 건조 방식으로 건조 시간도 오래 걸리고 옷이 열풍에 줄어드는 현상까지 있었다”며 “건조 시 온도가 60도를 넘지 않도록 해 옷감 수축에 대한 우려를 줄였다”고 설명했다. 10년 전 세탁·건조기는 건조까지 5~6시간이 걸렸다면, AI 콤보는 단독 건조기 수준인 99분만에 건조가 완료된다.

경쟁사 LG전자의 최근 일체형 세탁·건조기와 차이점에 대해선 이 부사장은 “AI 콤보는 수건 50장인 6kg의 일반 건조기 수준으로 건조할 수 있는 성능을 갖췄다”며 “킹사이즈 침대보 정도도 거뜬히 건조하거나 이불털기 기능을 사용할 수 있는 정도”라고 했다.

이렇게 하기까지는 설계까지 완전히 바꾸야 했다. 일체형 세탁·건조기는 설계 공간이 기존 대비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 수밖에 없어서다.

이 부사장은 “하드웨어 혁신을 위해 기존 건조기 아래 쪽에 있던 히트펌프를 상단에 최적화한 형태로 설계해 배치하고, 기존 상단에 있던 세제 자동투입 장치는 하단으로 재배치했다”며 “설계부터 부품 배치까지 핵심 기술을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11일 이무형 DA(생활가전)사업부 부사장이 서울 태평로빌딩 삼성 기자실에서 세탁,건조기 일체형 '비스포크 AI 콤보' 제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 ‘AI가전=삼성’ 공식…“AI로 전력 효율 높이고, 매일 새 기능 업데이트”

더 특별한 점은 ‘AI기능’을 더했다는 점이다. 특히 에너지효율도 기존 1등급 최저 기준보다 40% 낮췄지만, AI로 더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부사장은 “세탁은 찬물에서도 빠르고 깨끗하게 빨래가 가능한 ‘에코버블’ 기술을 적용하고, 건조는 고효율 히트펌프를 적용해 에너지 효율을 높였다”며 “여기에 더해 AI 절약 모드를 설정하면 세탁 시 최대 60%, 건조시 최대 30%까지 에너지 사용량을 줄일 수 있다”고 했다.

삼성전자 전용 타이젠 OS와 기존 비스포크 AI 냉장고나 로봇청소기에 적용한 고성능 반도체칩을 기반으로 7형의 대화면 터치형 디스플레이에서 전화를 하거나 영상 콘텐츠를 볼 수 있도록 했다.

이 부사장은 “TV를 시청하다가 빨래를 해야 하는 상황에서도 영상을 이어 볼 수 있고, 세탁기를 작동 중에 전화가 와도 세탁기를 통해 받을 수 있다”며 “S24의 번역 기능을 세탁기에 표시해줄 수 있고, AI 연결 기능이 매일 새롭게 업데이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비스포크 AI 콤보’는 삼성의 AI 비서 기능인 빅스비를 통해 “세탁기 문 열어줘”, “AI 맞춤코스 시작해줘”와 같은 세탁기 기능과 관련된 명령을 내릴 수 있다.

LG전자가 최근 출시한 ‘시그니처 세탁건조기’도 “하이 엘지, 세탁기 원스탑 세탁해줘”, “세탁 종료시간 알려줘” 등으 명령을 내릴 수 있어 비슷한 수준으로 보였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삼성 AI 콤보는 세탁 기능과 관련된 명령뿐 아니라 ‘오늘 날씨 어때’, ‘거실 에어컨 켜줘’ 등 스마트싱스를 통한 다른 가전을 제어할 수 있는 기능까지 있다”고 맞받았다.

■ “미국 시장, 이달에 출시 유럽은 사이즈가 다르지만 전 세계 출시”

미국도 올해 안에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은 기존 세탁기, 건조기 분리형일 때 건조기의 판매량이 저조했다면 일체형은 건조기 판매량을 올리는 효과를 누릴 것으로 내다봤다.

이 부사장은 “미국 물량은 배로 운송을 시작했고 이달 안에 출시할 예정”이라며 “AI 콤보는 한국형 사이즈인데 유럽은 그보다 작은 사이즈가 필요하지만 전 세계에 출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통상적으로 1년에 드럼 세탁기가 국내에서 100만대가 팔리고, 건조기 보급률은 30% 수준밖에 안된다”며 “1인 가구의 경우 세탁기, 건조기 등 큰 제품을 들여놓기 어려웠다”면서 “하지만 이러한 수요까지 받기 때문에 건조기 기능을 갖지 못한 사람들이 구매하면서 판매량은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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