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2600선 방어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외국인의 탄탄한 수급을 기반으로 연초 이후 오름세를 보였던 시장에 충격을 던진 건 지정학적 리스크와 함께 원/달러 환율이 1400원선을 돌파하면서다. 미국의 경제지표 호조와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더해지면서 치솟은 환율이 외국인 이탈현상으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일 코스피지수의 낙폭은 2.28%로 단번에 2600선 초반까지 밀렸다. 시장을 압박한 것은 외국인이었다. 장중 환율이 1400원선을 넘어서자 외국인은 코스피 현선물 합계 장중 최대 2조원 넘는 물량을 하루만에 던지면서 매도세를 몰아쳤다. 금융당국의 환율 관련 구두개입을 하면서 그나마 매도폭이 축소됐지만 효과가 크지는 않았다. 통상적으로 원/달러 환율 상승은 안전자산 선호현상에서 기인한 달러화 강세, 국내 펀더멘털 불안 등으로 이어져왔다. 이로 인해 외국인 수급에 부정적 영향을 미쳐왔던 것이 사실이다. 조준기 SK증권 애널리스트는 "신흥국 통화가치가 하락하면 해당 증시에서 자금이 유출되는 것은 일반적인 현상"이라며 "현재 통화가치가 하락하고 있는 만큼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가는 것이 이상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 "환율 상승=외국인 매도? 환차익 매력도 주목" 하지만 최근의 달러 상승이 펀더멘털의 문제가 아닌 일시적 오버슈팅일 가능성이 있는 만큼 지나친 우려는 하지 않아도 된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지영 키움증권 스트레티지스트는 "올해 초 환율이 약 7.5% 급등했지만 외국인은 코스피에서 18조8000억원 규모의 역대금 순매수를 기록했고 지난 15주 가운데 순매도세는 4주에 불과한 만큼 원/달러 환율 상승이 외국인 순매도라는 공식이 성립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스트레티지스트는 지난 2022년 8월 이후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를 돌파했던 당시를 예로 들며 "오히려 외국인 자금이 순매수세로 전환됐다"는 점을 강조했다. "낮은 밸류에이션과 1400원 이상의 환율은 역사점으로 높다는 점에서 한국 주식의 환차익 기대감이 외국인 투자자에게 매력적"이라는 것이다. 또 당시 외국인 지분율이 30.3%로 역사적 저점 수준이었던 것과 비교해 현재 외국인의 코스피 투자자 지분율이 역사적으로 높지 않은 수준이라는 점도 포인트다. 펀더멘털 개선을 보이고 있는 국내 기업의 실적 매력이 환율 1400원 상회시 되레 환차익 매력으로 부각될 수 있다는 게 그의 진단이다. ■ "일시적 오버슈팅...펀더멘털 훼손 아냐" 결국 전문가들은 시장의 우려로 인해 일시적 약세가 나타날 수 있지만 근본적 펀더멘털 훼손이 아닌 만큼 단기 현상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조준기 애널리스트는 "오버슈팅이 나올 수 있겠지만 그럼에도 2022년 하락장 클라이맥스에서 원달러 환율이 최대 1450원 수준이었음을 감안하면 그 정도 환경까지 벌어질지는 의문"이라며 "우리나라의 1분기 및 연간 이익 모멘텀이 양호하고 글로벌 경기 반등이 현실화될 수 있다면 지금의 조정세는 매수 기회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나 스트레티지스트도 "국내 주식시장의 펀더멘털 흐름을 바꾸는 요인이 아닌 만큼 코스피 2500선대에서 매수 대응이 유효하다"며 "4월 말부터 본격적인 실적 시즌이 시작됨에 따라 대외적인 이슈의 영향을 받지 않고 실적 개선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수출 관련주인 반도체, 자동차 업종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단, 한 스트레티지스트는 "매년 4월은 국내 기업들의 결산 배당금이 집중되는 시기로 연간 배당 지급의 약 60~70%가 이 기간에 몰려 있다"며 "4월이 외국인들의 배당금 역송금 수요가 있는 만큼 수급상 원달러 환율의 상승 요인이 남아 있다는 점은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치솟는 환율, 외국인 증시 유턴 가능성은?

1400원대 환율 고공행진에 외국인 이탈 등 증시 위축
2022년 1400원 돌파 당시 순매수세 나타나기도

박민선 기자 승인 2024.04.17 14:35 | 최종 수정 2024.04.17 14:36 의견 0

코스피지수가 2600선 방어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외국인의 탄탄한 수급을 기반으로 연초 이후 오름세를 보였던 시장에 충격을 던진 건 지정학적 리스크와 함께 원/달러 환율이 1400원선을 돌파하면서다. 미국의 경제지표 호조와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더해지면서 치솟은 환율이 외국인 이탈현상으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일 코스피지수의 낙폭은 2.28%로 단번에 2600선 초반까지 밀렸다.

시장을 압박한 것은 외국인이었다. 장중 환율이 1400원선을 넘어서자 외국인은 코스피 현선물 합계 장중 최대 2조원 넘는 물량을 하루만에 던지면서 매도세를 몰아쳤다. 금융당국의 환율 관련 구두개입을 하면서 그나마 매도폭이 축소됐지만 효과가 크지는 않았다.

통상적으로 원/달러 환율 상승은 안전자산 선호현상에서 기인한 달러화 강세, 국내 펀더멘털 불안 등으로 이어져왔다. 이로 인해 외국인 수급에 부정적 영향을 미쳐왔던 것이 사실이다.

조준기 SK증권 애널리스트는 "신흥국 통화가치가 하락하면 해당 증시에서 자금이 유출되는 것은 일반적인 현상"이라며 "현재 통화가치가 하락하고 있는 만큼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가는 것이 이상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 "환율 상승=외국인 매도? 환차익 매력도 주목"

하지만 최근의 달러 상승이 펀더멘털의 문제가 아닌 일시적 오버슈팅일 가능성이 있는 만큼 지나친 우려는 하지 않아도 된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지영 키움증권 스트레티지스트는 "올해 초 환율이 약 7.5% 급등했지만 외국인은 코스피에서 18조8000억원 규모의 역대금 순매수를 기록했고 지난 15주 가운데 순매도세는 4주에 불과한 만큼 원/달러 환율 상승이 외국인 순매도라는 공식이 성립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스트레티지스트는 지난 2022년 8월 이후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를 돌파했던 당시를 예로 들며 "오히려 외국인 자금이 순매수세로 전환됐다"는 점을 강조했다. "낮은 밸류에이션과 1400원 이상의 환율은 역사점으로 높다는 점에서 한국 주식의 환차익 기대감이 외국인 투자자에게 매력적"이라는 것이다.

또 당시 외국인 지분율이 30.3%로 역사적 저점 수준이었던 것과 비교해 현재 외국인의 코스피 투자자 지분율이 역사적으로 높지 않은 수준이라는 점도 포인트다. 펀더멘털 개선을 보이고 있는 국내 기업의 실적 매력이 환율 1400원 상회시 되레 환차익 매력으로 부각될 수 있다는 게 그의 진단이다.

■ "일시적 오버슈팅...펀더멘털 훼손 아냐"

결국 전문가들은 시장의 우려로 인해 일시적 약세가 나타날 수 있지만 근본적 펀더멘털 훼손이 아닌 만큼 단기 현상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조준기 애널리스트는 "오버슈팅이 나올 수 있겠지만 그럼에도 2022년 하락장 클라이맥스에서 원달러 환율이 최대 1450원 수준이었음을 감안하면 그 정도 환경까지 벌어질지는 의문"이라며 "우리나라의 1분기 및 연간 이익 모멘텀이 양호하고 글로벌 경기 반등이 현실화될 수 있다면 지금의 조정세는 매수 기회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나 스트레티지스트도 "국내 주식시장의 펀더멘털 흐름을 바꾸는 요인이 아닌 만큼 코스피 2500선대에서 매수 대응이 유효하다"며 "4월 말부터 본격적인 실적 시즌이 시작됨에 따라 대외적인 이슈의 영향을 받지 않고 실적 개선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수출 관련주인 반도체, 자동차 업종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단, 한 스트레티지스트는 "매년 4월은 국내 기업들의 결산 배당금이 집중되는 시기로 연간 배당 지급의 약 60~70%가 이 기간에 몰려 있다"며 "4월이 외국인들의 배당금 역송금 수요가 있는 만큼 수급상 원달러 환율의 상승 요인이 남아 있다는 점은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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