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프랑켄슈타인' (사진=뉴컨텐츠컴퍼니) 그야말로 ‘프랑켄슈타인’ 역대 최고작이 이번 시즌에 관객을 만나고 있다. 2014년 초연 이후 매 공연 때마다 뮤지컬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프랑켄슈타인’이 이번 시즌 삼박자를 딱 맞춰 관객을 찾았다. 대사에는 위트가 더해졌고, 기술력은 무대 세트를 풍성하게 했다. 무엇보다 배우들의 압도적인 가창력은 ‘화려한 라인업’이라는 수식이 초라할 정도다. 각자 방송과 음악 혹은 공연으로 이름을 떨친 스타들이 모였지만 이 작품, ‘프랑켄슈타인’ 속에 진득하게 녹아들었다. 누구 한 명 튀는 이 없이 ‘프랑켄슈타인’에 안성맞춤으로 끼워진 배우들의 면면에도 감동이 쏟아지는 이유다. 묵직한 무대 세트만큼이나 묵직하고 어두운 ‘프랑켄슈타인’은 가까운 이들의 죽음을 인정하지 못한 한 천재의 연구에서부터 시작되는 이야기다. 패스트로 엄마를 잃은 어린 소년 빅터 프랑켄슈타인은 엄마를 살리려는 실험을 시도 했다가 영영 문제아로 낙인 찍혀 성장한다. 전쟁 중 그는 죽은 군인들의 시체를 되살리는 연구를 성공 직전까지 이끌었다. 하지만 전쟁은 끝나고 빅터 프랑켄슈타인은 전쟁터에서 만난 친구 앙리 뒤프레와 함께 고향으로 돌아온다. 돌아온 고향에서는 ‘미치광이 문제아’ 빅터를 반기지 않았다. 고향 사람들 따위는 안중에 없다는 듯 육중한 성벽 안으로 침잠한 빅터는 결국 연구를 성공시킨다. 그리고 그때부터 비극은 시작된다. 뮤지컬 '프랑켄슈타인' (사진=뉴컨텐츠컴퍼니) 2014년 초연 성공 이후 2016년 재연에서는 개막 10주 만에 매출액 100억 원 돌파 기록을 쓸만큼 ‘프랑켄슈타인’은 뮤직컬계에서 주목받는 작품이다. 2017년에는 일본의 대형 제작사 토호 프로덕션과 라이선스 계약을 맺으며 현지에서도 독보적인 흥행 기록을 올리고 있다. 작품성 면에서 더할 나위 없는 호평을 받고 있지만 이번 시즌만큼은 놓치면 아까울 법할 정도로 완성도를 높여서 돌아왔다. 기실 규현, 카이, 민우혁, 레오, 김지우 등 방송 활동 또한 활발한 배우들의 캐스팅은 양날의 검이다. 출연진의 화려한 면면만큼이나 공연에는 방해가 되는 요소기도 하다. 편견이 그러하고 객석 분위기가 그러했다. 아이돌 출신 배우가 둘이나 포진할 경우 뮤지컬 객석은 자칫 아이돌 공연장 같은 함성으로 집중도를 흐리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 작품 ‘프랑켄슈타인’은 그 어떤 클래식 공연보다 객석 매너가 훌륭했다. 뮤지컬 '프랑켄슈타인' 빅터 역 규현과 앙리 역 카이 (사진=뉴컨텐츠컴퍼니) ■ 묵직한 서사, 위트 있는 대사로 재미 더해 런타임 내내 관객의 감정마저 무겁게 짓눌러 객석을 떠날 때야 비로소 깊은 한숨을 몰아쉬게 하는 작품이 뮤지컬 ‘프랑켄슈타인’이다. 그만큼 서사는 묵직하고, 감정의 소요는 큰 작품이다. 하지만 이번 시즌만큼은 관객을 꾹 참은 호흡 속으로 몰아넣지 않는다. 전 시즌에 비해 대사가 많아진 것처럼 느껴지는 것은 무게를 빼고 살짝 얹은 위트 탓일까. ‘프랑켄슈타인’과 웃음이라면 어쩐지 어울리지 않는 조합 같다. 하지만 그것은 각 인물들을 통해 간간이 던져지는 농담이다. 그렇기에 어색하지 않고, 그렇기에 작품에 해를 끼치지 않는다. 무엇보다 1부에서 시체를 살리겠다는 집념에 불타는 미치광이지만 2부에 들어 마음 따뜻한 남편으로, 애정을 갈구하는 어린 아이로, 실수에 괴로워하는 또 한 인간으로 다양한 감정을 보여줘야 하는 빅터의 캐스팅이 적절했다. 민우혁, 전동석, 규현은 모두 비극과 희극을 적절히 넘나드는 이미지를 갖고 있는 엔터테이너인 만큼 그 어떤 순간에도 캐릭터와 동떨어지지 않는다. 기자가 공연을 관람한 날 빅터 규현과 앙리 카이는 선술집에서의 장면을 한층 흥겹게 끌어 올렸다. 사건이 벌어지기 전, 빅터의 광기가 폭발하기 직전인 선술집 장면은 ‘프랑케슈타인’을 통틀어 가장 흥겨운 장면이다. 계급에 상관없이 젊은이들이 먹고 마시는 술집 안의 풍광, 그 안에서 술기운을 빌려 우정을 나누는 두 사람은 작품에 가슴 따뜻한 온기를 불어 넣는다. 이 장면의 흥을 이전 시즌에 비해 한층 끌어 올린 것은 다가올 비극과 더욱 뚜렷이 대비되며 재미를 더 했다. 뮤지컬 '프랑켄슈타인' (사진=뉴컨텐츠컴퍼니) ■ 3D LED 무대 영상과 묵직한 성벽의 조화 ‘프랑켄슈타인’ 무대 세트는 그 어떤 공연의 무대보다 묵직하다. 빅터 프랑켄슈타인이 문을 걸어 잠근 높은 성벽은 무대를 가르며 성 그 너머에서 벌어지는 일의 잔혹성을 연상케 한다. 그렇기에 무대 세트는 자칫 답답할 수 있다. 한정된 공간에서의 압도적인 배경이라는 것 또한 양날의 검이다. 이번 시즌에서 3D LED 영상 비율을 한층 높였다. 이는 무대를 서너 배는 넓어 보이게 했으며 이야기를 스피드하게 전개기 위한 매우 적절한 선택이었다. 중세의 묵직한 성벽과 대비된 컬러와 유연성은 배경을 아름답고 풍성하게 느끼게 해준다. 특히 눈 여겨 볼만한 장면은 북극의 낮과 밤이다. 존재로 고통 받던 괴물이 자신의 창조주 빅터에게 복수를 감행하기 위해 떠난 북극. 그 길목의 아름다운 호수와 어린아이 그리고 복수를 선택한 자가 죽는 곳. 하얗고 아름답지만 차디차고 잔혹한 북극의 광대함을 표현하기에 3D LED 영상이 아니었으면 불가능했으리라는 짐작이다. 뮤지컬 '프랑켄슈타인' 엘렌 역 김지우 (사진=뉴컨텐츠컴퍼니) ■ 김지우의 재발견, 엘렌의 비극 배가 시켜 ‘프랑켄슈타인’의 주역 민우혁, 전동석, 규현, 카이, 박은태 등의 연기를 두 말할 나위 없을테지만 이번 시즌에서 놀라움을 배가 시킨 인물은 엘렌 역을 맡은 김지우다. 오랜 배우 생활로 방송 연기야 수준급이지만 무대 연기까지 이토록 완벽하게 소화해 냈다는 점에서 놀라움을 안긴다. 엘렌은 비극적인 동생 빅터의 든든한 후원자다. 또한 엄마 같은 마음으로 동생을 살피다가 결국 죽음을 맞는 인물이다. 다소 신파를 담은 인물이지만 그 신파를 완벽하게 자신의 것으로 소화한 김지우의 슬픔은 관객에게 고스란히 전달된다. 또한 공연장 어느 한 곳 빈틈없이 꽉 채워내는 가창력과 무대매너에 관객의 박수는 끊일 줄 모르고 쏟아졌다. 무엇보다 김지우는 큰 키에 마른 몸으로 드레스 뿐 아니라 서커스 단장다운 화려한 복장마저 아름답게 소화했다. 여기에 기대치 않게 뿜어낸 가창력과 연기 열정이 ‘프랑켄슈타인’의 완성도를 촘촘하게 끌어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배우들의 연기와 압도적인 무대 세트, 묵직한 서사와 그것을 관통하는 위트 때문에라도 이 작품 ‘프랑켄슈타인’은 올 겨울 꼭 봐야 할 뮤지컬이다. 뮤지컬 ‘프랑켄슈타인’은 오는 2월 20일까지 블루스퀘어 신한카드홀에서 관객을 맞이 한다.

[객석에서] 뮤지컬 ‘프랑켄슈타인’, 3박자 딱 맞아 역대 공연 중 가장 볼만

박진희 기자 승인 2021.12.05 11:12 의견 0
뮤지컬 '프랑켄슈타인' (사진=뉴컨텐츠컴퍼니)


그야말로 ‘프랑켄슈타인’ 역대 최고작이 이번 시즌에 관객을 만나고 있다. 2014년 초연 이후 매 공연 때마다 뮤지컬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프랑켄슈타인’이 이번 시즌 삼박자를 딱 맞춰 관객을 찾았다. 대사에는 위트가 더해졌고, 기술력은 무대 세트를 풍성하게 했다. 무엇보다 배우들의 압도적인 가창력은 ‘화려한 라인업’이라는 수식이 초라할 정도다. 각자 방송과 음악 혹은 공연으로 이름을 떨친 스타들이 모였지만 이 작품, ‘프랑켄슈타인’ 속에 진득하게 녹아들었다. 누구 한 명 튀는 이 없이 ‘프랑켄슈타인’에 안성맞춤으로 끼워진 배우들의 면면에도 감동이 쏟아지는 이유다.

묵직한 무대 세트만큼이나 묵직하고 어두운 ‘프랑켄슈타인’은 가까운 이들의 죽음을 인정하지 못한 한 천재의 연구에서부터 시작되는 이야기다. 패스트로 엄마를 잃은 어린 소년 빅터 프랑켄슈타인은 엄마를 살리려는 실험을 시도 했다가 영영 문제아로 낙인 찍혀 성장한다. 전쟁 중 그는 죽은 군인들의 시체를 되살리는 연구를 성공 직전까지 이끌었다. 하지만 전쟁은 끝나고 빅터 프랑켄슈타인은 전쟁터에서 만난 친구 앙리 뒤프레와 함께 고향으로 돌아온다. 돌아온 고향에서는 ‘미치광이 문제아’ 빅터를 반기지 않았다. 고향 사람들 따위는 안중에 없다는 듯 육중한 성벽 안으로 침잠한 빅터는 결국 연구를 성공시킨다. 그리고 그때부터 비극은 시작된다.

뮤지컬 '프랑켄슈타인' (사진=뉴컨텐츠컴퍼니)

2014년 초연 성공 이후 2016년 재연에서는 개막 10주 만에 매출액 100억 원 돌파 기록을 쓸만큼 ‘프랑켄슈타인’은 뮤직컬계에서 주목받는 작품이다. 2017년에는 일본의 대형 제작사 토호 프로덕션과 라이선스 계약을 맺으며 현지에서도 독보적인 흥행 기록을 올리고 있다. 작품성 면에서 더할 나위 없는 호평을 받고 있지만 이번 시즌만큼은 놓치면 아까울 법할 정도로 완성도를 높여서 돌아왔다.

기실 규현, 카이, 민우혁, 레오, 김지우 등 방송 활동 또한 활발한 배우들의 캐스팅은 양날의 검이다. 출연진의 화려한 면면만큼이나 공연에는 방해가 되는 요소기도 하다. 편견이 그러하고 객석 분위기가 그러했다. 아이돌 출신 배우가 둘이나 포진할 경우 뮤지컬 객석은 자칫 아이돌 공연장 같은 함성으로 집중도를 흐리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 작품 ‘프랑켄슈타인’은 그 어떤 클래식 공연보다 객석 매너가 훌륭했다.

뮤지컬 '프랑켄슈타인' 빅터 역 규현과 앙리 역 카이 (사진=뉴컨텐츠컴퍼니)

■ 묵직한 서사, 위트 있는 대사로 재미 더해

런타임 내내 관객의 감정마저 무겁게 짓눌러 객석을 떠날 때야 비로소 깊은 한숨을 몰아쉬게 하는 작품이 뮤지컬 ‘프랑켄슈타인’이다. 그만큼 서사는 묵직하고, 감정의 소요는 큰 작품이다. 하지만 이번 시즌만큼은 관객을 꾹 참은 호흡 속으로 몰아넣지 않는다. 전 시즌에 비해 대사가 많아진 것처럼 느껴지는 것은 무게를 빼고 살짝 얹은 위트 탓일까. ‘프랑켄슈타인’과 웃음이라면 어쩐지 어울리지 않는 조합 같다. 하지만 그것은 각 인물들을 통해 간간이 던져지는 농담이다. 그렇기에 어색하지 않고, 그렇기에 작품에 해를 끼치지 않는다.

무엇보다 1부에서 시체를 살리겠다는 집념에 불타는 미치광이지만 2부에 들어 마음 따뜻한 남편으로, 애정을 갈구하는 어린 아이로, 실수에 괴로워하는 또 한 인간으로 다양한 감정을 보여줘야 하는 빅터의 캐스팅이 적절했다. 민우혁, 전동석, 규현은 모두 비극과 희극을 적절히 넘나드는 이미지를 갖고 있는 엔터테이너인 만큼 그 어떤 순간에도 캐릭터와 동떨어지지 않는다.

기자가 공연을 관람한 날 빅터 규현과 앙리 카이는 선술집에서의 장면을 한층 흥겹게 끌어 올렸다. 사건이 벌어지기 전, 빅터의 광기가 폭발하기 직전인 선술집 장면은 ‘프랑케슈타인’을 통틀어 가장 흥겨운 장면이다. 계급에 상관없이 젊은이들이 먹고 마시는 술집 안의 풍광, 그 안에서 술기운을 빌려 우정을 나누는 두 사람은 작품에 가슴 따뜻한 온기를 불어 넣는다. 이 장면의 흥을 이전 시즌에 비해 한층 끌어 올린 것은 다가올 비극과 더욱 뚜렷이 대비되며 재미를 더 했다.

뮤지컬 '프랑켄슈타인' (사진=뉴컨텐츠컴퍼니)

■ 3D LED 무대 영상과 묵직한 성벽의 조화

‘프랑켄슈타인’ 무대 세트는 그 어떤 공연의 무대보다 묵직하다. 빅터 프랑켄슈타인이 문을 걸어 잠근 높은 성벽은 무대를 가르며 성 그 너머에서 벌어지는 일의 잔혹성을 연상케 한다. 그렇기에 무대 세트는 자칫 답답할 수 있다. 한정된 공간에서의 압도적인 배경이라는 것 또한 양날의 검이다.

이번 시즌에서 3D LED 영상 비율을 한층 높였다. 이는 무대를 서너 배는 넓어 보이게 했으며 이야기를 스피드하게 전개기 위한 매우 적절한 선택이었다. 중세의 묵직한 성벽과 대비된 컬러와 유연성은 배경을 아름답고 풍성하게 느끼게 해준다.

특히 눈 여겨 볼만한 장면은 북극의 낮과 밤이다. 존재로 고통 받던 괴물이 자신의 창조주 빅터에게 복수를 감행하기 위해 떠난 북극. 그 길목의 아름다운 호수와 어린아이 그리고 복수를 선택한 자가 죽는 곳. 하얗고 아름답지만 차디차고 잔혹한 북극의 광대함을 표현하기에 3D LED 영상이 아니었으면 불가능했으리라는 짐작이다.

뮤지컬 '프랑켄슈타인' 엘렌 역 김지우 (사진=뉴컨텐츠컴퍼니)

■ 김지우의 재발견, 엘렌의 비극 배가 시켜

‘프랑켄슈타인’의 주역 민우혁, 전동석, 규현, 카이, 박은태 등의 연기를 두 말할 나위 없을테지만 이번 시즌에서 놀라움을 배가 시킨 인물은 엘렌 역을 맡은 김지우다. 오랜 배우 생활로 방송 연기야 수준급이지만 무대 연기까지 이토록 완벽하게 소화해 냈다는 점에서 놀라움을 안긴다.

엘렌은 비극적인 동생 빅터의 든든한 후원자다. 또한 엄마 같은 마음으로 동생을 살피다가 결국 죽음을 맞는 인물이다. 다소 신파를 담은 인물이지만 그 신파를 완벽하게 자신의 것으로 소화한 김지우의 슬픔은 관객에게 고스란히 전달된다. 또한 공연장 어느 한 곳 빈틈없이 꽉 채워내는 가창력과 무대매너에 관객의 박수는 끊일 줄 모르고 쏟아졌다.

무엇보다 김지우는 큰 키에 마른 몸으로 드레스 뿐 아니라 서커스 단장다운 화려한 복장마저 아름답게 소화했다. 여기에 기대치 않게 뿜어낸 가창력과 연기 열정이 ‘프랑켄슈타인’의 완성도를 촘촘하게 끌어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배우들의 연기와 압도적인 무대 세트, 묵직한 서사와 그것을 관통하는 위트 때문에라도 이 작품 ‘프랑켄슈타인’은 올 겨울 꼭 봐야 할 뮤지컬이다. 뮤지컬 ‘프랑켄슈타인’은 오는 2월 20일까지 블루스퀘어 신한카드홀에서 관객을 맞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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