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창선 중흥그룹 회장(사진=중흥그룹) "3년 내 4조원 가량의 유동성을 확보해 유가증권에 상장된 대기업의 M&A를 통해 재계 20위권에 진입하겠다" 정창선 중흥그룹 회장의 호언이 현실로 됐다. 1943년 광주에서 태어나 19살의 나이에 목수로 건설업에 발을 들였던 정 회장이 대우건설 인수를 통해 목표로 한 재계 순위 20위권 도약에 성공했다. 정 회장의 다음 목표는 대우건설이 다시 한번 세계 일류 건설사로 거듭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중흥그룹의 성장을 위한 새 전략을 마련하는 것이다. 28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올해 중흥건설의 자산 총액이 20조2920억원으로 집계되면서 재계순위 20위에 올랐다. 중흥건설의 지난해 자산 총액은 9조2070억원으로 올해 두 배 이상 규모가 커진 것이다. 재계 순위도 47위에서 27계단을 뛰어넘었다. 중흥건설이 이처럼 비약적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정창선 중흥그룹 회장의 대우건설 인수라는 승부수가 있었다. 정 회장은 지난 2020년 신년기자간담회 자리에서 "해외사업을 많이 하는 대기업 건설사를 3년 안에 인수해 재계 서열 20위 안에 진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후 대우건설이 M&A(인수합병) 시장에 나오자 정 회장은 인수 의사를 적극적으로 타진했다. 지난해 공정위 기준 자산 총액 10조원에 육박하던 ‘고래’ 대우건설을 삼키는데 가장 큰 걸림돌은 자금 문제였다. 정 회장은 이 부분에서도 자신감을 보였다. 정 회장이 1989년 중흥건설 설립 이후 중흥의 경영 기조는 이른바 ‘3불원칙’으로 대표된다. ‘3불원칙’은 ‘비(非)업무용 자산은 사지 않는다’·’보증은 되도록 서지 않는다’·‘적자가 예상되는 프로젝트는 수주하지 않는다’를 의미한다. 정 회장은 이에 입각해 사세를 키우는 데 주력했다. 이 같은 원칙 아래 중흥건설은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유지하며 꾸준한 성장을 이룩할 수 있었다. 2020년 말 기준 중흥그룹의 부채 비율은 105%로 건설업계의 평균적인 부채비율이 150% 가량인 점을 고려하면 낮은 수치다. 인수 과정에서 정 회장은 KDB인베스트먼트와 매각가 줄다리기를 벌이기도 하면서 협상 주도권을 갖는데 성공했다. 매각가 인하 없이는 대우건설 인수에 불참하겠다는 ‘벼랑 끝 전술’을 동원하기도 했다. 대우건설 노조와 협상 과정에서는 중흥그룹 인수에 부정적인 여론이 감지되자 정 회장은 직접 기자회견을 열고 "대우건설은 그대로 별도 경영을 하게 될 것이며 회사로 들어온 돈은 단 한 푼도 외부로 빠져나가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KDB인베스트먼트에게는 강경한 협상 전략을 사용했다면 대우건설 내부 직원과는 부드러운 소통 자세를 보이는 등 유연하게 대처했다. 정 회장은 험난했던 대우건설 인수과정을 거치며 마침내 지난해 12월 대우건설 지분 50.75% 인수에 대한 본계약을 체결했다. 올해 2월에는 공정위의 기업결합심사까지 통과해 대우건설의 새로운 대주주로 자리매김했다. 정 회장은 대우건설 인수작업을 종결 후 “대우건설이 가진 역량을 결집하고 조직을 안정시켜 세계경영을 꿈꾸던 대우의 옛 영광을 재현하겠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정 회장은 대우건설의 새 대표로 취임한 백정완 대우건설 대표이사 사장 취임식에도 참석하는 등 대우건설과 화학적 결합을 위한 스킨십에 지속적으로 나서고 있다. 백 대표의 취임식에서도 “대우건설의 독립경영과 임직원 처우개선도 다시 한 번 약속하겠다”며 “안정적인 기업 경영을 저해하는 높은 부채비율을 낮춰가겠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올해 대우건설은 업계 최고 수준으로 연봉 인상이 이뤄지고 있다는 후문이다. 대우건설 임직원 처우개선을 약속한 정 회장의 물심양면 지원이 현실화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정창선 중흥그룹 회장이 대우건설 백정완 신임사장에게 사기를 전달하고 있다(사진=대우건설) ■ 정창선 회장, 대기업 거듭난 중흥그룹 성장 위한 대비도 진행 중 정창선 중흥그룹 회장의 또 다른 과제는 대우건설 인수 이전 주요 계열사인 중흥건설과 중흥 토건의 성장 전략 수립이다. 중흥그룹 내 계열사는 ▲중흥건설 ▲중흥주택 ▲중흥건설산업 ▲중흥토건 ▲중흥에스클래스 ▲순천에코밸리 ▲중흥산업개발 ▲중흥개발 ▲중봉건설 ▲중봉산업개발 ▲제이원산업개발 ▲세흥산업개발 ▲다원개발 ▲새솔건설 ▲중흥엔지니어링 ▲세종이엔지 ▲나주관광개발 ▲세종건설산업 ▲신대웨딩홀 ▲중흥종합건설 ▲세종중흥건설 ▲청원건설산업 ▲최강병영 ▲영담 ▲남도일보 ▲브레인시티 ▲프로젝트금융투자 ▲에스엠개발산업 ▲중흥하나제1호위탁관리부동산투자회사 ▲세흥건설 ▲헤럴드 ▲헤럴드에듀 ▲부산글로벌빌리지 ▲바이오타 ▲헤럴드아트데이 ▲헤럴드팝 등이 있다. 중흥그룹은 이 같은 계열사를 활용해 사세를 키웠다. 계열사 동원을 통해 공공택지 입찰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등 개발사업을 통한 성장이 두드러졌다. 그러나 올해부터는 상호출자제한기업으로 지정돼 기존의 방식으로는 성장이 불가하다.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에 지정되면 기업집단 현황, 대규모 내부거래, 비상장회사의 중요사항, 주식 소유 현황 등을 공시해야 한다. 또 총수 일가 일감몰아주기 규제와 함께 상호출자 금지, 순환출자 금지, 채무보증 금지, 금융·보험사 의결권 제한 등의 규제도 따라온다. 중흥은 지난 2015년 자산 규모 5조원을 넘어서면서 공시대상기업집단(준대기업)에 포함된 뒤 7년 만에 상호출자제한기업으로 지정됐다. 중흥건설은 지난 2019년 자산 10조원 초과로 상호출자제한기업에 지정될 것이 확실시 되자 계열사인 시티건설을 분리하며 몸집을 줄이는 등 2보 전진을 위해 1보 후퇴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정창선 회장은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지정에 대비해 지속적으로 계열사를 합병했다. 최근에는 세종건설산업이 중흥엔지니어링과 중흥종합건설을 흡수합병했다. 정 회장은 지배구조를 간소화하면서도 대우건설 인수를 위해 끌어들인 단기 브릿지와 3년채 등 외부자금을 상환해야 한다. 그러나 이 같은 부담은 브레인시티 사업을 통한 현금 유입으로 덜 수 있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중흥그룹이 브레인시티 사업을 통해 3조에서 4조원에 달하는 수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되면서다. 또 규제 대상인 내부거래 비중도 점진적으로 줄이고 있다. 중흥건설의 내부거래 비중은 2020년 19.79%였으나 지난해 17.46%로 감소했다. 중흥그룹 관계자는 “대우건설 인수로 인해 일시적으로 계열사가 늘었으나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으로 지정되기 전부터 계열사를 줄여나가며 내부거래 비중도 낮추고 있었다”며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 지정일 또는 편입일로부터 2년 동안 유예 기간이 있는 만큼 기준에 맞춰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사업 활로를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CEO열전] 정창선 중흥 회장, 재계 순위 20위로 껑충…“말하는대로”

-중흥건설, 대우건설 인수로 자산규모 20조원 넘어서면서 대기업으로 지정

정지수 기자 승인 2022.04.28 10:43 의견 0
정창선 중흥그룹 회장(사진=중흥그룹)

"3년 내 4조원 가량의 유동성을 확보해 유가증권에 상장된 대기업의 M&A를 통해 재계 20위권에 진입하겠다"

정창선 중흥그룹 회장의 호언이 현실로 됐다. 1943년 광주에서 태어나 19살의 나이에 목수로 건설업에 발을 들였던 정 회장이 대우건설 인수를 통해 목표로 한 재계 순위 20위권 도약에 성공했다. 정 회장의 다음 목표는 대우건설이 다시 한번 세계 일류 건설사로 거듭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중흥그룹의 성장을 위한 새 전략을 마련하는 것이다.

28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올해 중흥건설의 자산 총액이 20조2920억원으로 집계되면서 재계순위 20위에 올랐다. 중흥건설의 지난해 자산 총액은 9조2070억원으로 올해 두 배 이상 규모가 커진 것이다. 재계 순위도 47위에서 27계단을 뛰어넘었다.

중흥건설이 이처럼 비약적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정창선 중흥그룹 회장의 대우건설 인수라는 승부수가 있었다.

정 회장은 지난 2020년 신년기자간담회 자리에서 "해외사업을 많이 하는 대기업 건설사를 3년 안에 인수해 재계 서열 20위 안에 진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후 대우건설이 M&A(인수합병) 시장에 나오자 정 회장은 인수 의사를 적극적으로 타진했다.

지난해 공정위 기준 자산 총액 10조원에 육박하던 ‘고래’ 대우건설을 삼키는데 가장 큰 걸림돌은 자금 문제였다. 정 회장은 이 부분에서도 자신감을 보였다.

정 회장이 1989년 중흥건설 설립 이후 중흥의 경영 기조는 이른바 ‘3불원칙’으로 대표된다. ‘3불원칙’은 ‘비(非)업무용 자산은 사지 않는다’·’보증은 되도록 서지 않는다’·‘적자가 예상되는 프로젝트는 수주하지 않는다’를 의미한다. 정 회장은 이에 입각해 사세를 키우는 데 주력했다. 이 같은 원칙 아래 중흥건설은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유지하며 꾸준한 성장을 이룩할 수 있었다.

2020년 말 기준 중흥그룹의 부채 비율은 105%로 건설업계의 평균적인 부채비율이 150% 가량인 점을 고려하면 낮은 수치다.

인수 과정에서 정 회장은 KDB인베스트먼트와 매각가 줄다리기를 벌이기도 하면서 협상 주도권을 갖는데 성공했다. 매각가 인하 없이는 대우건설 인수에 불참하겠다는 ‘벼랑 끝 전술’을 동원하기도 했다.

대우건설 노조와 협상 과정에서는 중흥그룹 인수에 부정적인 여론이 감지되자 정 회장은 직접 기자회견을 열고 "대우건설은 그대로 별도 경영을 하게 될 것이며 회사로 들어온 돈은 단 한 푼도 외부로 빠져나가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KDB인베스트먼트에게는 강경한 협상 전략을 사용했다면 대우건설 내부 직원과는 부드러운 소통 자세를 보이는 등 유연하게 대처했다.

정 회장은 험난했던 대우건설 인수과정을 거치며 마침내 지난해 12월 대우건설 지분 50.75% 인수에 대한 본계약을 체결했다. 올해 2월에는 공정위의 기업결합심사까지 통과해 대우건설의 새로운 대주주로 자리매김했다.

정 회장은 대우건설 인수작업을 종결 후 “대우건설이 가진 역량을 결집하고 조직을 안정시켜 세계경영을 꿈꾸던 대우의 옛 영광을 재현하겠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정 회장은 대우건설의 새 대표로 취임한 백정완 대우건설 대표이사 사장 취임식에도 참석하는 등 대우건설과 화학적 결합을 위한 스킨십에 지속적으로 나서고 있다. 백 대표의 취임식에서도 “대우건설의 독립경영과 임직원 처우개선도 다시 한 번 약속하겠다”며 “안정적인 기업 경영을 저해하는 높은 부채비율을 낮춰가겠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올해 대우건설은 업계 최고 수준으로 연봉 인상이 이뤄지고 있다는 후문이다. 대우건설 임직원 처우개선을 약속한 정 회장의 물심양면 지원이 현실화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정창선 중흥그룹 회장이 대우건설 백정완 신임사장에게 사기를 전달하고 있다(사진=대우건설)

■ 정창선 회장, 대기업 거듭난 중흥그룹 성장 위한 대비도 진행 중

정창선 중흥그룹 회장의 또 다른 과제는 대우건설 인수 이전 주요 계열사인 중흥건설과 중흥 토건의 성장 전략 수립이다.

중흥그룹 내 계열사는 ▲중흥건설 ▲중흥주택 ▲중흥건설산업 ▲중흥토건 ▲중흥에스클래스 ▲순천에코밸리 ▲중흥산업개발 ▲중흥개발 ▲중봉건설 ▲중봉산업개발 ▲제이원산업개발 ▲세흥산업개발 ▲다원개발 ▲새솔건설 ▲중흥엔지니어링 ▲세종이엔지 ▲나주관광개발 ▲세종건설산업 ▲신대웨딩홀 ▲중흥종합건설 ▲세종중흥건설 ▲청원건설산업 ▲최강병영 ▲영담 ▲남도일보 ▲브레인시티 ▲프로젝트금융투자 ▲에스엠개발산업 ▲중흥하나제1호위탁관리부동산투자회사 ▲세흥건설 ▲헤럴드 ▲헤럴드에듀 ▲부산글로벌빌리지 ▲바이오타 ▲헤럴드아트데이 ▲헤럴드팝 등이 있다.

중흥그룹은 이 같은 계열사를 활용해 사세를 키웠다. 계열사 동원을 통해 공공택지 입찰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등 개발사업을 통한 성장이 두드러졌다. 그러나 올해부터는 상호출자제한기업으로 지정돼 기존의 방식으로는 성장이 불가하다.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에 지정되면 기업집단 현황, 대규모 내부거래, 비상장회사의 중요사항, 주식 소유 현황 등을 공시해야 한다. 또 총수 일가 일감몰아주기 규제와 함께 상호출자 금지, 순환출자 금지, 채무보증 금지, 금융·보험사 의결권 제한 등의 규제도 따라온다.

중흥은 지난 2015년 자산 규모 5조원을 넘어서면서 공시대상기업집단(준대기업)에 포함된 뒤 7년 만에 상호출자제한기업으로 지정됐다. 중흥건설은 지난 2019년 자산 10조원 초과로 상호출자제한기업에 지정될 것이 확실시 되자 계열사인 시티건설을 분리하며 몸집을 줄이는 등 2보 전진을 위해 1보 후퇴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정창선 회장은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지정에 대비해 지속적으로 계열사를 합병했다. 최근에는 세종건설산업이 중흥엔지니어링과 중흥종합건설을 흡수합병했다.

정 회장은 지배구조를 간소화하면서도 대우건설 인수를 위해 끌어들인 단기 브릿지와 3년채 등 외부자금을 상환해야 한다. 그러나 이 같은 부담은 브레인시티 사업을 통한 현금 유입으로 덜 수 있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중흥그룹이 브레인시티 사업을 통해 3조에서 4조원에 달하는 수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되면서다.

또 규제 대상인 내부거래 비중도 점진적으로 줄이고 있다. 중흥건설의 내부거래 비중은 2020년 19.79%였으나 지난해 17.46%로 감소했다.

중흥그룹 관계자는 “대우건설 인수로 인해 일시적으로 계열사가 늘었으나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으로 지정되기 전부터 계열사를 줄여나가며 내부거래 비중도 낮추고 있었다”며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 지정일 또는 편입일로부터 2년 동안 유예 기간이 있는 만큼 기준에 맞춰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사업 활로를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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