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전쟁 당시 벌어진 장사리 전투를 영화화한다는 소식은 관계자들은 물론 영화 팬들에게 많은 관심을 받았다. 그 이유는 6.25전쟁 관련 영화를 꾸준히 만들고 있는 태원 엔터테인먼트의 또다른 ‘6.25영화’라는 점과 곽경택 감독과 김태훈 감독이 공동으로 메가폰을 잡았다는 점, 그리고 메간 폭스와 조지 이즈라는 할리우드 스타를 출연시켰다는 것과 마지막으로 김명민, 김인권과 같은 연기파 배우들은 물론 최민호, 김성철, 이재욱, 장지건 등 신예 배우들이 대거 등용되어서이다. 먼저 ‘장사리:잊혀진 영웅들’(이하 ‘장사리’)의 드라마적인 요소와 등장인물에 대한 설정은 태원에서 만든 전작인 ‘포화 속으로’와 비교하기 힘들만큼 좋았다. 두 영화 모두 6.25전쟁 당시 학도병들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졌지만 ‘장사리’가 더 다듬어진 느낌을 준다. 전투장면이나 전술적인 요소에선 만족할 장면과 만족하지 못할 장면이 영화 내내 공존한다. 상륙장면에서는 할리우드 대작 ‘라이언일병 구하기’에서 본 듯한 장면이 몇 번에 걸쳐 나온다. 하지만 엄밀히 말해 이 점은 ‘장사리’의 문제라기보다는 ‘라이언일병 구하기’라는 걸출한 영화가 만들어진 뒤에 모든 전쟁영화가 고민하고 넘어야할 산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영화에서 보인 ‘옥에 티’는 크게 세 가지다. 첫째, 6.25전쟁에서 베트남전 헬기 탄 이명준 대위. 이 영화에 가장 큰 ‘옥에 티’는 6.25전쟁이 끝나고 한참 뒤에 미군에서 쓰인 UH-1헬기가 등장했다는 점이다. 이 헬기는 1950년대 말부터 미군에 도입이 시작되었고 베트남전에 대규모로 사용된 대표적인 중형헬기이다. 영화에서는 확인 사살을 하듯 이 헬기가 두 번이나 등장한다. 6.25전쟁은 미군이 전장에서 헬기를 본격적으로 운용한 첫 번째 실전임은 맞다. 하지만 헬기 기종이 틀려도 너무 틀렸다.   둘째, 총과 소품에 좀 더 돈을 썼어야. CG가 발전하면서 총을 이용한 전투 장면을 찍을 때 꼭 프롭총기에 공포탄을 사용하지 않아도 되는 좋은 시대가 왔다. 이 영화는 전쟁영화이며 총기는 매우 중요한 요소 중에 하나이다. 보통 영화에 총기는 공포탄이 발사되는 실총을 개조한 프롭총기, 정교하게 제작되어 실총과 비슷하게 작동이 되나 가스나 다른 에너지원으로 작동하는 모델총기, 그리고 과격한 액션 장면에 사용되는 통짜로 찍어내거나 거의 움직임이 없는 C급 총기를 사용한다. 보통 C급 총기는 단역이나 엑스트라 혹은 주연배우가 총을 던지거나 떨어트릴 때 사용을 하고 비중 있는 배역이 클로즈업이 잡힐 때는 프롭총기나 모델총기가 사용된다. 하지만 이 영화에서는 C급 총기가 클로즈업 때 너무 많이 잡혔다. 세 번째, 학도병들과 기간병들의 복장 영화가 학도병들과 관련된 영화이기 때문에 일부러 학도병과 기간병을 나누기 위해 학도병에겐 교복을 그리고 기관병에겐 군복을 입힌 것은 이해가 되나 이는 틀린 고증이다. 차라리 학도병은 계급장이 없는 군복이나 군복에 학도병 표식을 하는 게 더 옳은 선택이지 않았을까 싶다. 장사리 전투는 9월에 실시된 전투이며 9월의 장사리는 재킷을 착용할 이유가 없다. (참고로 ‘장사리’ 촬영은 지난 겨울에 진행되었으며 지난 겨울은 유난히 추웠다) 이 영화에는 ‘옥에 티’가 일부 존재하지만 영화를 볼 충분한 이유 역시 존재한다. 먼저 많은 사람들에게 잊혀졌던 6.25전쟁 당시 학도병 영웅들의 희생을 다시 한 번 생각하고 기릴 수 있는 기회를 준다. 또 기대하지 않았던 신진배우들의 새로운 모습들, 특히 아이돌 출신의 최민호 배우의 연기는 기대 이상으로 볼만하다는 점 등이다. 메간 폭스와 조지 이즈의 연기 역시 나쁘지 않았다. 특히 조지 이즈는 지난밤 전투에서 많은 부하를 잃은 지휘관 스티븐슨 대령의 역을 하기 위해 실제로 48시간을 자지 않고 연기해 피곤에 찌든 지휘관의 모습을 실감나게 보여줬다. 박천년 중위 역에 곽시양 배우의 열연도 눈에 띤다. 다른 배우들이 추위에 못 이겨 옷을 껴입는 와중에도 그는 영화 내내 계속 반팔로 투혼을 불사르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태기자의 작품 속 무기 이야기] ‘베트남전 헬기’에 ‘C급 총기’ 썼지만…‘장사리’, 봐야 할 가치 충분하다

태상호 군사전문기자 승인 2019.09.27 15:18 | 최종 수정 2139.07.01 00:00 의견 0

 

6.25전쟁 당시 벌어진 장사리 전투를 영화화한다는 소식은 관계자들은 물론 영화 팬들에게 많은 관심을 받았다.

그 이유는 6.25전쟁 관련 영화를 꾸준히 만들고 있는 태원 엔터테인먼트의 또다른 ‘6.25영화’라는 점과 곽경택 감독과 김태훈 감독이 공동으로 메가폰을 잡았다는 점, 그리고 메간 폭스와 조지 이즈라는 할리우드 스타를 출연시켰다는 것과 마지막으로 김명민, 김인권과 같은 연기파 배우들은 물론 최민호, 김성철, 이재욱, 장지건 등 신예 배우들이 대거 등용되어서이다.

먼저 ‘장사리:잊혀진 영웅들’(이하 ‘장사리’)의 드라마적인 요소와 등장인물에 대한 설정은 태원에서 만든 전작인 ‘포화 속으로’와 비교하기 힘들만큼 좋았다. 두 영화 모두 6.25전쟁 당시 학도병들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졌지만 ‘장사리’가 더 다듬어진 느낌을 준다. 전투장면이나 전술적인 요소에선 만족할 장면과 만족하지 못할 장면이 영화 내내 공존한다. 상륙장면에서는 할리우드 대작 ‘라이언일병 구하기’에서 본 듯한 장면이 몇 번에 걸쳐 나온다. 하지만 엄밀히 말해 이 점은 ‘장사리’의 문제라기보다는 ‘라이언일병 구하기’라는 걸출한 영화가 만들어진 뒤에 모든 전쟁영화가 고민하고 넘어야할 산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영화에서 보인 ‘옥에 티’는 크게 세 가지다.

첫째, 6.25전쟁에서 베트남전 헬기 탄 이명준 대위.

이 영화에 가장 큰 ‘옥에 티’는 6.25전쟁이 끝나고 한참 뒤에 미군에서 쓰인 UH-1헬기가 등장했다는 점이다. 이 헬기는 1950년대 말부터 미군에 도입이 시작되었고 베트남전에 대규모로 사용된 대표적인 중형헬기이다. 영화에서는 확인 사살을 하듯 이 헬기가 두 번이나 등장한다. 6.25전쟁은 미군이 전장에서 헬기를 본격적으로 운용한 첫 번째 실전임은 맞다. 하지만 헬기 기종이 틀려도 너무 틀렸다.

 

둘째, 총과 소품에 좀 더 돈을 썼어야.

CG가 발전하면서 총을 이용한 전투 장면을 찍을 때 꼭 프롭총기에 공포탄을 사용하지 않아도 되는 좋은 시대가 왔다. 이 영화는 전쟁영화이며 총기는 매우 중요한 요소 중에 하나이다. 보통 영화에 총기는 공포탄이 발사되는 실총을 개조한 프롭총기, 정교하게 제작되어 실총과 비슷하게 작동이 되나 가스나 다른 에너지원으로 작동하는 모델총기, 그리고 과격한 액션 장면에 사용되는 통짜로 찍어내거나 거의 움직임이 없는 C급 총기를 사용한다. 보통 C급 총기는 단역이나 엑스트라 혹은 주연배우가 총을 던지거나 떨어트릴 때 사용을 하고 비중 있는 배역이 클로즈업이 잡힐 때는 프롭총기나 모델총기가 사용된다. 하지만 이 영화에서는 C급 총기가 클로즈업 때 너무 많이 잡혔다.

세 번째, 학도병들과 기간병들의 복장

영화가 학도병들과 관련된 영화이기 때문에 일부러 학도병과 기간병을 나누기 위해 학도병에겐 교복을 그리고 기관병에겐 군복을 입힌 것은 이해가 되나 이는 틀린 고증이다. 차라리 학도병은 계급장이 없는 군복이나 군복에 학도병 표식을 하는 게 더 옳은 선택이지 않았을까 싶다. 장사리 전투는 9월에 실시된 전투이며 9월의 장사리는 재킷을 착용할 이유가 없다. (참고로 ‘장사리’ 촬영은 지난 겨울에 진행되었으며 지난 겨울은 유난히 추웠다)

이 영화에는 ‘옥에 티’가 일부 존재하지만 영화를 볼 충분한 이유 역시 존재한다. 먼저 많은 사람들에게 잊혀졌던 6.25전쟁 당시 학도병 영웅들의 희생을 다시 한 번 생각하고 기릴 수 있는 기회를 준다. 또 기대하지 않았던 신진배우들의 새로운 모습들, 특히 아이돌 출신의 최민호 배우의 연기는 기대 이상으로 볼만하다는 점 등이다.

메간 폭스와 조지 이즈의 연기 역시 나쁘지 않았다. 특히 조지 이즈는 지난밤 전투에서 많은 부하를 잃은 지휘관 스티븐슨 대령의 역을 하기 위해 실제로 48시간을 자지 않고 연기해 피곤에 찌든 지휘관의 모습을 실감나게 보여줬다. 박천년 중위 역에 곽시양 배우의 열연도 눈에 띤다. 다른 배우들이 추위에 못 이겨 옷을 껴입는 와중에도 그는 영화 내내 계속 반팔로 투혼을 불사르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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