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주니어 멤버 김희철과 위근우 기자간의 설전이 많은 후폭풍을 낳는 모양새다. 악플에 대한 이야기를 넘어서 젠더 이슈가 담긴 까닭에 페미니스트 뜻에 대한 궁금증까지 커지고 있다.
사진=설리 SNS 캡처
최근 방송된 JTBC '77억의 사랑' 방송에 출연했던 김희철은 설리와 구하라의 죽음 이후 상황을 "남성들은 성희롱적인 발언으로, 여성들은 여성 망신이라고 모욕했다. 두 친구가 떠나니 서로 탓을 하며 싸움을 시작하더라"고 말했다.
이후 위근우 기자가 인스타그램을 통해 "남성 악플러 여성 악플러 둘 다 잘못한 것은 맞다. 다만 그 근거로부터 '성별 간 갈등' 자체를 남녀 둘 다 잘못이라는 결론을 이끌어낸 것은 논리적 비약"이라고 반박했다.
결국 논란 양상은 악플에서 성별 대결로까지 번져갔다.
위근우 기자의 글에 김희철은 "성별을 떠나 범죄 저지르면 그냥 범죄자다"라며 "내가 어디 페미니스트를 비난했냐"고 댓글로 따졌다.
이어 김희철의 급발진 분노가 시작됐다. 그는 "나도 아직 먹먹하고 속상해 두 친구의 이름을 함부로 꺼내지 못한다"면서 "이슈 만들까봐 그냥 읽고 넘어가려했는데. 본인 인기 얻고 유명세 올리려고 X나 빨아재끼네"라며 거칠게 반응했다.
위근우와 김희철이 다툰 지점을 살펴봤을 때 김희철은 악플러의 문제를 지적하면서 남녀가 갈라져서 싸운 것을 언급했다. 위근우는 김희철의 발언이 성별 간 갈등에서 남녀 둘 다 잘못으로 비춰질 수 있다는 점을 꼬집으며 논리적 비약을 지적했다.
김희철은 일종의 성대결에 대한 혐오를 드러낸 셈이 되고 이는 곧바로 위근우가 김희철이 젠더 이슈와 관련해 무지 혹은 틀린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저격한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김희철의 성대결 혐오는 페미니즘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충분히 생각해볼 수 있는 점이 많다. 이런 상황일수록 냉정한 판단이 필요하다는 위근우의 글처럼 페미니즘을 지지한다면 과열된 페미니즘 논조도 냉정해질 필요가 있다.
여성을 전면에 내세운 소설 '82년생 김지영'을 읽었다고 밝혀 논란이 된 아이린
사진=교보문고, SM엔터테인먼트
단순한 여성우월주의 정도로 페미니즘을 치환한다면 이는 숱한 오해를 부른다. 페미니즘은 모든 사회적 성에 평등해야한다는 것을 기반으로한다.
다만 페미니즘 논조에 동의하거나 동의하지 않거나 양측에서 모두 페미니즘을 입맛에 맞게 해석하면서 페미니즘과 페미니스트의 뜻은 이제 사회적 성평등이 아닌 여성주의에서 나아가 여성우월주의로까지 해석되곤 하는 게 현실이다.
페미니즘 논조에 동의하지 않는 측이 페미니즘을 여성우월주의로 오해해 문제가 생기듯 페미니즘을 지지하는 측도 페미니즘과 관련된 논란을 부른다.
가령 지난 2월 불거진 숙명여대 트랜스젠더 입학 거부 논란이 오용된 페미니즘의 사례를 명확히 보여준다. 차별에 대항하기 위한 여성대학이 오히려 차별을 재생산한 것이다. 때때로 선택적 페미니즘이라는 비난을 가하는 이들에게 이 같은 사례들은 좋은 먹잇감이 된다.
페미니즘이 사회적 성평등에 기반한다는 점을 상기하면 김희철의 성대결 혐오와 관련된 비판은 재고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