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겨울이 다가왔지만 일교차가 10도 이상 차이가 나면서 국내 제약사들이 독감(인플루엔자) 치료제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정부가 지난 10월부터 2024~2025절기 코로나 백신 예방접종을 시작하며 코로나19와 독감이 동시에 유행하는 트윈데믹에 대한 우려가 큰 만큼 백신 접종을 당부한 것도 한 몫한 모습이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HK이노엔은 최근 한국로슈(대표이사 이자트 아젬)와 인플루엔자(독감) 치료제 ‘타미플루(성분명 오셀타미비르)’의 국내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타미플루는 대표적인 인플루엔자 치료제로, 인플루엔자(A형, B형)의 바이러스 방출을 억제해 감염을 치료한다. 생후 2주 이상의 신생아를 포함한 소아 및 성인 모두 복용 가능해 전세계적으로 널리 쓰이고 있다.
대한뉴팜은 프리믹스 형태의 독감 치료제인 ‘엔피플루프리믹스주’를 출시했다. 이 제품은 5일간 하루 두 번씩 투여해야 하는 오셀타미비르 성분의 치료제 대비 1회 정맥주사로 독감을 치료하는 페라미비르수화물 제제다. 식약처로부터 허가를 받은 효능은 성인 및 2세 이상 소아의 A형 또는 B형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감염증의 치료다.
페라미비르는 한국, 일본, 대만의 146개 의료기관에서 인플루엔자 A형 또는 B형 감염으로 증상 발생 후 48시간 이내 치료가 가능한 성인 환자 1091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임상시험에서 단회 투여 요법의 증상 개선까지 소요시간이 오셀타미비르와 동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회사 측은 “올해 독감 유행철을 앞두고 안정적인 수급을 목표로 신속한 허가 및 발매에 집중했다”며 “단 1회 투여로 환자의 치료 편의성을 높인 독감치료제를 지속 제공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대웅제약은 서울대학교 화학부 이연 교수 연구팀과 함께 새로운 독감 치료제 개발에 나섰다. 이번 연구의 핵심은 타미플루로 알려진 항바이러스제 성분 '오셀타미비르'의 내성 문제를 해결하고 복약 횟수를 기존 10회에서 1회로 개선하는 것이다. 오셀타미비르에 대한 내성 문제는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2008년 노르웨이에서 오셀타미비르에 내성을 가진 독감 A(H1N1)형 바이러스가 처음으로 보고된 이후, 변이 바이러스 출현에 따른 내성 사례가 지금까지 계속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연구팀은 변이 바이러스를 치료할 수 있는 새로운 항바이러스제 개발을 위해 오셀타미비르의 유사체인 ‘구아니딘 오셀타미비르’라는 화합물에 주목했다. 내성이 생긴 바이러스는 항바이러스제와 잘 결합되지 않는데, ‘구아니딘기’는 바이러스 표면에 있는 단백질 효소와 강력한 전기적 상호작용으로 바이러스와 뛰어난 결합력을 보여준다.
이를 통해 기존 오셀타미비르가 무력했던 변이 바이러스(H274Y, H275Y)에 효과적일 뿐 아니라 더 광범위한 변이 바이러스에 강력한 항바이러스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하고 있다. 복용 횟수도 획기적으로 개선된다. 대표적 독감 치료제 타미플루는 5일 동안 10회를 복용해야 했으나, 대웅제약이 연구하는 약물은 단 1회 복용으로 해결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연중 유행하던 독감에 코로나가 동시 유행하는 '트윈데믹'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이에 따라 다양한 감염병과 독감에 대한 치료제 개발이 증가할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