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공사 현장. (사진=정지수 기자) 중견건설사가 원자잿값 상승과 고금리 기조의 장기화 등 경영 환경악화로 부진한 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수익성이 나빠지고 재무건전성도 악화했다. 매도 먼저 맞는다는 심정으로 손실을 선반영한 뒤 공사비 상승분을 반영한 현장의 매출 본격화를 기대하는 등 기술적 반등을 꾀하는 이유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중견건설사 중 다섯 곳(금호건설·신세계건설·동부건설·한양·코오롱글로벌) 등이 올해 3분기 연결기준 영업손실을 냈다. 특히 이들 건설사 다섯 곳 중 금호건설과 신세계건설은 매출원가가 매출액을 넘어섰다. 별다른 영업활동 비용을 반영하지 않고 공사를 진행한 것만으로도 적자를 본 셈이다. 최근 원가율이 치솟으면서 기존에 수주한 사업장의 공사비가 크게 상승한 결과다. 금호건설은 지난해 3분기 영업이익 59억원 수준이었으나 올해 같은 기간에는 1574억원의 대규모 영업손실을 냈다. 매출원가율의 급격한 상승이 치명적이다. 금호건설의 매출원가율은 3분기 기준 132.9%다. 각종 영업비용을 포함한 판관비를 제외하고도 1273억원의 손실이 발생했다. 이와 함께 판관비도 지난해 3분기와 비교했을 때 46.1% 증가한 309억원을 기록하며 수익성을 훼손했다. 금호건설은 책임준공 미이행으로 발생할 수 있는 일회성 손실을 반영하고 회수 가능성이 낮아진 대여금도 손실로 인식해 처리했다. 선제적 손실 처리로 낮아진 기준점에서부터 반등을 기대하겠다는 거다. 김세련 LS증권 연구원은 "금호건설은 3분기에 공사비 상승에 따른 원가반영과 책임준공 미이행에 따른 지체보상금, 민관합동사업 계약 해지, 대여금손실처리 과정에서 매출액 감액 처리도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면서 "특히 토목 현장에서 원자재 가격 상승 여파에 따른 원가 상승이 실적 악화 원인인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어 "예측 가능한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손익에 반영한 만큼 현 시점에서 추가적인 비용 반영 가능성은 제한적으로 예상한다"면서도 "기존의 '로우 리스크 로우 리턴'의 성장 전략이 인플레이션 앞에서 큰 힘을 쓰지 못한 것을 경험한 만큼 향후 어떠한 수주전략을 제시할지, 외부 요인을 방어하고 대응할 내재적인 시스템을 어떻게 마련할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신세계건설은 8개 분기 연속 적자다. 신세계건설은 올해 3분기 107.7%의 높은 매출원가율을 보였다. 영업손실 규모는 54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529억원)과 비교하면 적자폭이 커졌다. 특히 신세계건설은 판관비가 417억원에서 365억원으로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매출원가율이 3.9%포인트(p) 증가하면서 수익성 개선에 실패했다. 동부건설은 매출원가율이 98.0%에 달했다. 21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했다. 매출액은 407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5% 감소하는 등 전반적으로 역성장했다. 한양도 매출 감소와 함께 적자전환했다. 한양은 올해 3분기 1657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38.1% 줄어든 규모다. 영업손실은 9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0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린 것과 비교해 적자전환했다. 매출원가율이 93.2%로 비교적 양호했으나 외형 역성장과 더불어 판관비가 12.3% 가량 늘어난 결과다. 코오롱글로벌은 매출액이 709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7% 증가했으나 211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지난해 3분기 영업이익은 192억원 수준이었다. 특히 코오롱글로벌은 지난해 말 364.3% 수준이었던 부채비율이 올해 6월 말에는 551.4%까지 치솟았다. 이어 9월 말에는 559.6%로 높아지는 등 꾸준히 오르고 있다. 다수의 중견건설사가 실적 개선에 애를 먹고 있는 가운데 성장세를 보인 곳도 있다. 계룡건설은 올해 3분기 매출액이 743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 늘었다. 영업이익은 76.3% 증가한 258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원가율을 지난해 3분기 94.4%에서 92.1%까지 낮추며 수익성이 호전했다. 두산건설도 외형성장과 더불어 수익성을 개선했다. 두산건설은 매출 4656억원, 영업이익 343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3.6%, 65.5% 늘어난 수준이다. HL디앤아이한라는 매출액이 줄었으나 영업이익으로 큰폭으로 뛰었다. HL디앤아이한라의 매출액은 3532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와 비교했을 때 14.1% 줄었으나 영업이익은 23.4% 늘어난 132억원을 기록했다. 백광제 교보증권 연구원은 "HL디앤아이 한라는 매출액 감소에도 불구하고 도급사업 이익 증가에 힘입어 영업이익을 개선했다"고 짚었다. 이어 "건설업계 전반의 비용 상승 요인 지속과 폭염·연휴 등에 따른 영업일수 감소로 주요 대형사 실적이 분기 역성장을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HL디앤아이한라는 높은 원가 경쟁력을 바탕으로 분기 이익 성장뿐만 아니라 대형사 평균 영업이익률(3.7%)를 달성했다"고 강조했다.

중견건설사, 너도나도 적자전환…원가율에 '동병상련'

코오롱글로벌·한양·금호건설·동부건설·신세계건설, 줄줄이 3분기 적자
계룡건설·두산건설, 외형성장과 더불어 수익성 개선 성공

정지수 기자 승인 2024.11.22 11:07 의견 0
서울의 한 공사 현장. (사진=정지수 기자)

중견건설사가 원자잿값 상승과 고금리 기조의 장기화 등 경영 환경악화로 부진한 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수익성이 나빠지고 재무건전성도 악화했다. 매도 먼저 맞는다는 심정으로 손실을 선반영한 뒤 공사비 상승분을 반영한 현장의 매출 본격화를 기대하는 등 기술적 반등을 꾀하는 이유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중견건설사 중 다섯 곳(금호건설·신세계건설·동부건설·한양·코오롱글로벌) 등이 올해 3분기 연결기준 영업손실을 냈다.

특히 이들 건설사 다섯 곳 중 금호건설과 신세계건설은 매출원가가 매출액을 넘어섰다. 별다른 영업활동 비용을 반영하지 않고 공사를 진행한 것만으로도 적자를 본 셈이다. 최근 원가율이 치솟으면서 기존에 수주한 사업장의 공사비가 크게 상승한 결과다.

금호건설은 지난해 3분기 영업이익 59억원 수준이었으나 올해 같은 기간에는 1574억원의 대규모 영업손실을 냈다. 매출원가율의 급격한 상승이 치명적이다. 금호건설의 매출원가율은 3분기 기준 132.9%다. 각종 영업비용을 포함한 판관비를 제외하고도 1273억원의 손실이 발생했다. 이와 함께 판관비도 지난해 3분기와 비교했을 때 46.1% 증가한 309억원을 기록하며 수익성을 훼손했다.

금호건설은 책임준공 미이행으로 발생할 수 있는 일회성 손실을 반영하고 회수 가능성이 낮아진 대여금도 손실로 인식해 처리했다. 선제적 손실 처리로 낮아진 기준점에서부터 반등을 기대하겠다는 거다.

김세련 LS증권 연구원은 "금호건설은 3분기에 공사비 상승에 따른 원가반영과 책임준공 미이행에 따른 지체보상금, 민관합동사업 계약 해지, 대여금손실처리 과정에서 매출액 감액 처리도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면서 "특히 토목 현장에서 원자재 가격 상승 여파에 따른 원가 상승이 실적 악화 원인인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어 "예측 가능한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손익에 반영한 만큼 현 시점에서 추가적인 비용 반영 가능성은 제한적으로 예상한다"면서도 "기존의 '로우 리스크 로우 리턴'의 성장 전략이 인플레이션 앞에서 큰 힘을 쓰지 못한 것을 경험한 만큼 향후 어떠한 수주전략을 제시할지, 외부 요인을 방어하고 대응할 내재적인 시스템을 어떻게 마련할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신세계건설은 8개 분기 연속 적자다. 신세계건설은 올해 3분기 107.7%의 높은 매출원가율을 보였다. 영업손실 규모는 54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529억원)과 비교하면 적자폭이 커졌다.

특히 신세계건설은 판관비가 417억원에서 365억원으로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매출원가율이 3.9%포인트(p) 증가하면서 수익성 개선에 실패했다.

동부건설은 매출원가율이 98.0%에 달했다. 21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했다. 매출액은 407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5% 감소하는 등 전반적으로 역성장했다.

한양도 매출 감소와 함께 적자전환했다. 한양은 올해 3분기 1657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38.1% 줄어든 규모다. 영업손실은 9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0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린 것과 비교해 적자전환했다. 매출원가율이 93.2%로 비교적 양호했으나 외형 역성장과 더불어 판관비가 12.3% 가량 늘어난 결과다.

코오롱글로벌은 매출액이 709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7% 증가했으나 211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지난해 3분기 영업이익은 192억원 수준이었다. 특히 코오롱글로벌은 지난해 말 364.3% 수준이었던 부채비율이 올해 6월 말에는 551.4%까지 치솟았다. 이어 9월 말에는 559.6%로 높아지는 등 꾸준히 오르고 있다.

다수의 중견건설사가 실적 개선에 애를 먹고 있는 가운데 성장세를 보인 곳도 있다.

계룡건설은 올해 3분기 매출액이 743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 늘었다. 영업이익은 76.3% 증가한 258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원가율을 지난해 3분기 94.4%에서 92.1%까지 낮추며 수익성이 호전했다.

두산건설도 외형성장과 더불어 수익성을 개선했다. 두산건설은 매출 4656억원, 영업이익 343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3.6%, 65.5% 늘어난 수준이다.

HL디앤아이한라는 매출액이 줄었으나 영업이익으로 큰폭으로 뛰었다. HL디앤아이한라의 매출액은 3532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와 비교했을 때 14.1% 줄었으나 영업이익은 23.4% 늘어난 132억원을 기록했다.

백광제 교보증권 연구원은 "HL디앤아이 한라는 매출액 감소에도 불구하고 도급사업 이익 증가에 힘입어 영업이익을 개선했다"고 짚었다.

이어 "건설업계 전반의 비용 상승 요인 지속과 폭염·연휴 등에 따른 영업일수 감소로 주요 대형사 실적이 분기 역성장을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HL디앤아이한라는 높은 원가 경쟁력을 바탕으로 분기 이익 성장뿐만 아니라 대형사 평균 영업이익률(3.7%)를 달성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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