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원식 전 남양유업 회장 (사진=연합뉴스) “열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속은 모른다.” 지금 홍원식 전 남양유업 회장의 행보가 이 속담과 딱 어울린다. 남양유업은 지난달 30일로 예정됐던 임시주주총회를 다음달 14일로 연기했다. 앞서 홍 전 회장은 지난 5월27일 한앤컴퍼니에 오너 일가 지분 전체를 넘기는 주식양수도계약(SPA)을 체결했다. 이 주총에 계약에 따라 윤여을 한앤컴퍼니 회장 등 신규 이사 선임과 정관 변경을 의안으로 상정할 예정이었다. 그런데 남양유업이 한앤컴퍼니에 한 마디 상의 없이 돌연 일정을 변경한 것이다. 홍 전 남양유업 회장은 지난달 30일 이후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매각대금 마감기한이 이달 31일까지다. 홍 전 회장은 그 전에 관련 입장을 밝혀야 한다. 남양유업 측도 이번 주총 연기와 관련해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한앤컴퍼니로서는 어처구니 없는 상황이다. 한앤컴퍼니 측은 “경영권 이전 안건을 상정조차 하지 않고 대주주인 매도인(홍원식 전 회장)의 일방적 의지로 6주간 연기한 것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 법적 조치를 포함한 모든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4월 중순 남양유업은 불가리스 코로나19 예방 효과 발표 후 역풍을 맞았다. 서울 중림동 LW컨벤션에서 불가리스를 공동개발한 한국의과학연구원(KRIBS)과 함께 '코로나19 시대 항바이러스 식품 개발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남양유업은 ‘유제품 불가리스가 코로나19 예방에 효과가 있다’고 발표해 소비자들의 공분을 샀다. 이후 이광범 사장이 불가리스 논란에 대해 책임을 지고 자리에서 물러났다. 여기에 식약처의 영업정지 처분 등으로 사태가 일파만파 커지자 홍 전 회장은 회장직에서 물러났다. 홍 회장은 지난 5월 4일 "이 모든 것에 책임을 지고자 남양유업 회장직에서 물러나겠다. 자식에게도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겠다“며 눈물로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다. 이어 홍 전 회장 등 대주주 일가는 한앤컴퍼니에 지분 52.6%(37만8938주)를 3107억원에 매각하는 계약을 맺었다. 업계도 소비자도 개과천선하는 남양유업의 모습을 기대했다. 그러나 홍 전 회장은 물러난 지 불과 석 달도 되지 않아 실망스러운 행보를 보이고 있다. 업계에서는 홍 전 회장 변심의 대표적인 이유로 남양유업의 기업가치가 저평가됐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남양유업은 매각 초기 단계부터 매각가가 낮게 산정됐다는 의견이 적지 않았다. 남양유업 유보자금이 8000억원에 달하고 공장설비와 영업조직, 제품력 등을 감안할 때 1조원 수준의 기업가치를 지니고 있음에도 매각가는 3107억원에 불과하다는 이유에서였다. 하지만 어떤 이유에서건 현재 남양유업의 행보는 심히 실망스럽다. 이미 남양유업은 올해 4월에 터진 불가리스 사태는 물론 이전의 대리점 갑질 사건, 외조카 황하나 마약 사건, 경쟁사 비방 댓글 사건과 더불어 소비자들에게 미운털이 단단히 박혔다. 홍 전 회장의 눈물의 사퇴로 당장 소비자들의 성난 민심을 달래는건 어렵지만 신뢰회복을 위한 큰 한걸음이었다. 하지만 무슨 이유에선지 홍 전 회장은 여러 가지 의혹을 남기며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홍 전 회장의 이같은 모습은 남양유업의 이미지 회복에 돌이킬 수 없는 치명상이 될 수 있다. 주주총회 연기와 매각과 관련된 명확한 의견 개진이 하루빨리 이뤄져야 한다. 시간은 이제 채 3주도 남지 않았다. 지금도 많이 늦은 시점이다.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남양유업에 좋을 것은 없다.

[심영범의 플래시] 악어 눈물이었나?... 이해되지 않는 홍원식 전 남양유업 회장 행보

지난달 임시주총 연기 후 지금까지 공식 입장 없어
이달 말일까지 매각대금 마감기한

심영범 기자 승인 2021.08.11 15:47 의견 1
홍원식 전 남양유업 회장 (사진=연합뉴스)

“열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속은 모른다.” 지금 홍원식 전 남양유업 회장의 행보가 이 속담과 딱 어울린다.

남양유업은 지난달 30일로 예정됐던 임시주주총회를 다음달 14일로 연기했다. 앞서 홍 전 회장은 지난 5월27일 한앤컴퍼니에 오너 일가 지분 전체를 넘기는 주식양수도계약(SPA)을 체결했다. 이 주총에 계약에 따라 윤여을 한앤컴퍼니 회장 등 신규 이사 선임과 정관 변경을 의안으로 상정할 예정이었다. 그런데 남양유업이 한앤컴퍼니에 한 마디 상의 없이 돌연 일정을 변경한 것이다.

홍 전 남양유업 회장은 지난달 30일 이후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매각대금 마감기한이 이달 31일까지다. 홍 전 회장은 그 전에 관련 입장을 밝혀야 한다.

남양유업 측도 이번 주총 연기와 관련해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한앤컴퍼니로서는 어처구니 없는 상황이다.

한앤컴퍼니 측은 “경영권 이전 안건을 상정조차 하지 않고 대주주인 매도인(홍원식 전 회장)의 일방적 의지로 6주간 연기한 것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 법적 조치를 포함한 모든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4월 중순 남양유업은 불가리스 코로나19 예방 효과 발표 후 역풍을 맞았다. 서울 중림동 LW컨벤션에서 불가리스를 공동개발한 한국의과학연구원(KRIBS)과 함께 '코로나19 시대 항바이러스 식품 개발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남양유업은 ‘유제품 불가리스가 코로나19 예방에 효과가 있다’고 발표해 소비자들의 공분을 샀다.

이후 이광범 사장이 불가리스 논란에 대해 책임을 지고 자리에서 물러났다.

여기에 식약처의 영업정지 처분 등으로 사태가 일파만파 커지자 홍 전 회장은 회장직에서 물러났다.

홍 회장은 지난 5월 4일 "이 모든 것에 책임을 지고자 남양유업 회장직에서 물러나겠다. 자식에게도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겠다“며 눈물로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다.

이어 홍 전 회장 등 대주주 일가는 한앤컴퍼니에 지분 52.6%(37만8938주)를 3107억원에 매각하는 계약을 맺었다.

업계도 소비자도 개과천선하는 남양유업의 모습을 기대했다. 그러나 홍 전 회장은 물러난 지 불과 석 달도 되지 않아 실망스러운 행보를 보이고 있다.

업계에서는 홍 전 회장 변심의 대표적인 이유로 남양유업의 기업가치가 저평가됐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남양유업은 매각 초기 단계부터 매각가가 낮게 산정됐다는 의견이 적지 않았다.

남양유업 유보자금이 8000억원에 달하고 공장설비와 영업조직, 제품력 등을 감안할 때 1조원 수준의 기업가치를 지니고 있음에도 매각가는 3107억원에 불과하다는 이유에서였다.

하지만 어떤 이유에서건 현재 남양유업의 행보는 심히 실망스럽다.

이미 남양유업은 올해 4월에 터진 불가리스 사태는 물론 이전의 대리점 갑질 사건, 외조카 황하나 마약 사건, 경쟁사 비방 댓글 사건과 더불어 소비자들에게 미운털이 단단히 박혔다.

홍 전 회장의 눈물의 사퇴로 당장 소비자들의 성난 민심을 달래는건 어렵지만 신뢰회복을 위한 큰 한걸음이었다.

하지만 무슨 이유에선지 홍 전 회장은 여러 가지 의혹을 남기며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홍 전 회장의 이같은 모습은 남양유업의 이미지 회복에 돌이킬 수 없는 치명상이 될 수 있다.

주주총회 연기와 매각과 관련된 명확한 의견 개진이 하루빨리 이뤄져야 한다. 시간은 이제 채 3주도 남지 않았다.

지금도 많이 늦은 시점이다.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남양유업에 좋을 것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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