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판에 출석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27일 서울중앙지법을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 이사회는 이날 이 부회장의 회장 승진을 의결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10년 만에 부회장에서 회장으로 오르면서 ‘뉴 삼성’ 기틀 잡기에 나설지 주목된다. 책임경영을 위한 컨트롤타워 구축과 지배구조 개편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이사회 중심의 전문경영인 체제를 구축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28일 이 회장은 전날 이사회 결정으로 부회장에서 회장으로 취임했다. 별도의 취임식도 없이 매주 목요일 마다 있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간 합병 문제로 인해 서울 서초구 재판장에 출석했다. 이 회장은 소감을 묻는 질의에 “어깨가 무겁다”고 답했다. 어깨가 무거운 이유는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했기 때문이다. 먼저는 국정농단 이후 해체됐던 삼성의 컨트롤타워 재건 논의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그간 이 회장을 도와 구심점 역할을 할 컨트롤타워가 없었다는 지적이 있었다. 삼성의 컨트롤타워 역사는 ‘비서실-구조조정본부-전략기획실-미래전략실’로 이어진다. 선대회장들인 이병철, 이건희 회장들과 함께 삼성을 일궈왔다. 그룹 컨트롤타워가 필요한 이유로는 그간 60여개에 이르는 계열사 전체를 총괄하는 기구가 없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미래 신성정동력 발굴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근에는 이 회장이 영국 시스템반도체 설계 기업 ‘arm’ 인수합병(M&A) 관련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회장을 만나는 등 M&A에 대한 이슈도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중요한 의사결정을 함께 논의할 그룹 컨트롤타워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특히 이 회장은 반도체, 바이오, 신성장 분야 등 5년간 450조원을 쏟겠다는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그룹 컨트롤타워를 구심점으로 두고 성장 전략을 논의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 이유 중 하나다. 이에 이 회장은 지난 12일 삼성의 2기 준법감시위원회(준법위) 위원들과 만나 관련 논의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이찬희 삼성 준법위원장은 “개인적으로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 지배구조 개편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삼성그룹은 ‘이 회장과 가족들→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전자’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를 갖고 있다. 삼성물산의 최대주주는 이 회장(17.9%)이다. 이 회장과 가족들은 삼성물산 지분 31%를 갖고 있다. 이 부회장과 가족들은 삼성물산을 통해 삼성생명과 삼성전자를 간접 지배하고 있다. 이 회장의 삼성전자 지분은 1.63%에 불과하다. 하지만 책임경영을 위해서는 이 회장의 삼성전자 지분 확보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더구나 야당은 현재 보험업법 개정안을 추진하고 있어 이 회장의 삼성 지배력을 약화시킬 우려가 있다. 이 법안은 보험사의 계열사 지분평가방식을 시가로 명시해 총 자산의 3% 이내로 보유하도록 규정한다. 이 법안이 통과될 경우 삼성생명이 20조원 이상의 삼성전자 주식을 팔아 넘겨야 하는 상황이다. 이렇게 되면 이 회장의 삼성전자 지배력은 크게 약화된다. 이사회 중심의 전문경영인체제로 지배구조를 개편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삼성은 총수 일가의 지배구조 관련 지난해 보스턴컨설팅그룹(BCG)에 용역을 맡겼다. BCG 컨설팅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이사회 중심으로 지배구조를 개편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은 국정농단 당시 ‘4세 경영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이에 삼성의 지배구조는 이사회 중심의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할 가능성이 나온다. 이사회 중심의 경영 구조를 확립하고 이사회에 의한 최고 경영자를 선임하는 방식이 거론된다. 일각에서는 스웨덴 발렌베리 그룹 모델을 그 사례로 들고 있다. 발렌베리 가문은 5대째 기업을 이어받고 있지만 전문경영인들 세워 각 자회사의 경영권을 독립적으로 일임하고 있다. 지주회사를 통해 자회사들에 대한 지배권을 행사한다. 지주회사는 발렌베리 재단이 지배하는 구조다. 오일선 한국CXO 연구소 소장은 “재벌 기업 문화가 강한 우리나라 상황에서 지배구조 안정화를 위해서는 지주회사를 통해 그룹을 운영하는 게 효율적이라고 본다”며 “국내 다수의 그룹을 보면 지주사를 통해 그룹 계열사를 지배하는 경우가 상당수”라고 말했다. 앞서 오 소장은 “(이 회장이) 승진을 한다면 ‘회장’ 직함보다 ‘이사회 의장’ 직함이 최상의 시나리오라고 생각한다”면서 “지주사가 세워진다면 ‘대표이사 겸 의장’을 동시에 맡는 묘수도 있다”고 분석한 바 있다.

이재용 회장, ‘뉴 삼성’ 기틀 잡기…이사회 중심 전문경영인 체제 구축도 관심사

구심점 컨트롤타워·지배구조 개편 속도 붙을 듯
지배구조 개편 과제…총수 일가의 삼성전자 지배력 강화 필요

손기호 기자 승인 2022.10.28 10:32 의견 0
공판에 출석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27일 서울중앙지법을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 이사회는 이날 이 부회장의 회장 승진을 의결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10년 만에 부회장에서 회장으로 오르면서 ‘뉴 삼성’ 기틀 잡기에 나설지 주목된다. 책임경영을 위한 컨트롤타워 구축과 지배구조 개편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이사회 중심의 전문경영인 체제를 구축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28일 이 회장은 전날 이사회 결정으로 부회장에서 회장으로 취임했다. 별도의 취임식도 없이 매주 목요일 마다 있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간 합병 문제로 인해 서울 서초구 재판장에 출석했다. 이 회장은 소감을 묻는 질의에 “어깨가 무겁다”고 답했다.

어깨가 무거운 이유는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했기 때문이다. 먼저는 국정농단 이후 해체됐던 삼성의 컨트롤타워 재건 논의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그간 이 회장을 도와 구심점 역할을 할 컨트롤타워가 없었다는 지적이 있었다. 삼성의 컨트롤타워 역사는 ‘비서실-구조조정본부-전략기획실-미래전략실’로 이어진다. 선대회장들인 이병철, 이건희 회장들과 함께 삼성을 일궈왔다.

그룹 컨트롤타워가 필요한 이유로는 그간 60여개에 이르는 계열사 전체를 총괄하는 기구가 없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미래 신성정동력 발굴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근에는 이 회장이 영국 시스템반도체 설계 기업 ‘arm’ 인수합병(M&A) 관련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회장을 만나는 등 M&A에 대한 이슈도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중요한 의사결정을 함께 논의할 그룹 컨트롤타워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특히 이 회장은 반도체, 바이오, 신성장 분야 등 5년간 450조원을 쏟겠다는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그룹 컨트롤타워를 구심점으로 두고 성장 전략을 논의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 이유 중 하나다.

이에 이 회장은 지난 12일 삼성의 2기 준법감시위원회(준법위) 위원들과 만나 관련 논의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이찬희 삼성 준법위원장은 “개인적으로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

지배구조 개편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삼성그룹은 ‘이 회장과 가족들→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전자’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를 갖고 있다. 삼성물산의 최대주주는 이 회장(17.9%)이다. 이 회장과 가족들은 삼성물산 지분 31%를 갖고 있다. 이 부회장과 가족들은 삼성물산을 통해 삼성생명과 삼성전자를 간접 지배하고 있다. 이 회장의 삼성전자 지분은 1.63%에 불과하다.

하지만 책임경영을 위해서는 이 회장의 삼성전자 지분 확보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더구나 야당은 현재 보험업법 개정안을 추진하고 있어 이 회장의 삼성 지배력을 약화시킬 우려가 있다. 이 법안은 보험사의 계열사 지분평가방식을 시가로 명시해 총 자산의 3% 이내로 보유하도록 규정한다. 이 법안이 통과될 경우 삼성생명이 20조원 이상의 삼성전자 주식을 팔아 넘겨야 하는 상황이다. 이렇게 되면 이 회장의 삼성전자 지배력은 크게 약화된다.

이사회 중심의 전문경영인체제로 지배구조를 개편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삼성은 총수 일가의 지배구조 관련 지난해 보스턴컨설팅그룹(BCG)에 용역을 맡겼다. BCG 컨설팅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이사회 중심으로 지배구조를 개편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은 국정농단 당시 ‘4세 경영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이에 삼성의 지배구조는 이사회 중심의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할 가능성이 나온다. 이사회 중심의 경영 구조를 확립하고 이사회에 의한 최고 경영자를 선임하는 방식이 거론된다.

일각에서는 스웨덴 발렌베리 그룹 모델을 그 사례로 들고 있다. 발렌베리 가문은 5대째 기업을 이어받고 있지만 전문경영인들 세워 각 자회사의 경영권을 독립적으로 일임하고 있다. 지주회사를 통해 자회사들에 대한 지배권을 행사한다. 지주회사는 발렌베리 재단이 지배하는 구조다.

오일선 한국CXO 연구소 소장은 “재벌 기업 문화가 강한 우리나라 상황에서 지배구조 안정화를 위해서는 지주회사를 통해 그룹을 운영하는 게 효율적이라고 본다”며 “국내 다수의 그룹을 보면 지주사를 통해 그룹 계열사를 지배하는 경우가 상당수”라고 말했다.

앞서 오 소장은 “(이 회장이) 승진을 한다면 ‘회장’ 직함보다 ‘이사회 의장’ 직함이 최상의 시나리오라고 생각한다”면서 “지주사가 세워진다면 ‘대표이사 겸 의장’을 동시에 맡는 묘수도 있다”고 분석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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