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슈퍼차저에서 테슬라 차량들이 충전을 하고 있다. (사진=테슬라) 미국을 강타한 북극 한파로 인해 전기차들이 방전되거나 충전하지 못하는 사태가 속출했다. 테슬라 전기차에 대한 얘기지만, 전기차와 전기차 충전기 업계로선 긴장할 수 밖에 없다. 올해 상반기 미국에서 전기차 충전기 양산에 돌입하기로 한 LG전자는 더욱 긴장할 수 밖에 없다. 가뜩이나 전기차 수요가 줄고 있는데 겨울에 전기차가 무용지물이 되는 문제점이 드러났기 때문. 하지만 이번 사태가 LG전자에게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 한파에 테슬라 전기차·충전기 ‘먹통’…LG전자, 충전기 미국 첫 양산 앞두고 ‘복병’ 22일 미국 뉴욕타임스(NYT)와 CNN 등 외신에 따르면 체감온도가 영하 30도까지 떨어지면서 시카고 등 일부 지역에서 테슬라 전기차가 전용 충전시설인 슈퍼차저에서 차량을 충전할 수 없어 방전되거나 견인되는 사례가 속출했다. 영하의 낮은 온도서 배터리 양극과 음극의 화학반응이 느려지면서 충전이 어렵게 된 것이다. 그럼에도 NYT는 “미국의 충전 인프라 미비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평균 기온이 낮으면서도 전기차 보급률이 높은 북유럽 노르웨이 등에선 전기차 충전기 시설을 늘려 겨울에 충전 대기 시간이 길어지는 문제를 해결했다”고 강조했다. 이번 사태를 겪으며 미국이 전기차 충전기 인프라 확대에 속도를 높인다면 LG전자에게는 기회가 될 수 있다. LG전자는 최근 미국 텍사스주 포트워스에 전기차 충전기 생산 공장을 구축하고 글로벌 진출의 초석을 다졌다. 이곳은 연면적 약 5500㎡(약 1664평) 규모로, 연간 약 1만대 이상의 충전기를 생산할 수 있는 시설이다. 텍사스 공장은 북미 시장을 겨냥한 LG전자의 생산 거점. LG전자가 지난해 자회사인 하이비차저를 통해 국내에서 전기차 충전기 생산을 본격화한 후 만든 첫 해외 생산 공장이다. LG전자는 이곳을 발판 삼아 향후 아시아와 유럽까지 전기차 충전기 시장 공략에 나서는 구상을 하고 있다. LG전국 미국 텍사스(Texas)주 포트워스(Fort Worth)시에 구축한 전기차 충전기 생산공장의 본격 가동을 시작했다. 12일(현지시간) LG전자 텍사스 전기차 충전기 생산공장을 찾은 포트워스 매티 파커(Mattie Parker) 시장(왼쪽)이 BS사업본부장 장익환 부사장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LG전자) 앞서 조주완 LG전자 대표이사 사장은 지난해 미래비전 발표에서 중·장기 미래구간에서 중요한 변곡점 중 하나로 ‘전기화’를 꼽았다. 전기차 충전기 사업을 조(兆) 단위 사업으로 빠르게 육성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는 미국 정부의 전기차 확대와 충전 인프라 확대와 맞물렸다. 지난해 미국 정부는 2032년까지 생산되는 신차 중 전기차의 비중을 67%까지 확대한다고 했다. 또한 지난 2021년에는 ‘국가 전기차 충전 인프라 확대를 위한 특별법(NEVI)’을 제정해 2030년까지 전기차 충전소 총 50만개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LG전자로선 기회인 셈이다. ■ 북미 한파로 전기차·충전시설 취약성 드러나…“글로벌 인증 등 품질 대비” LG전자 관계자는 “아직 생산 초기이기 때문에 그런(겨울에 충전이 안 되는) 현상에 대한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다만 전기차 충전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파워모듈과 품질인데, 글로벌 안전인증 기관 UL로부터 인증을 받아 성능을 인정받았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UL 인증은 의무는 아니지만 인증을 받았다”며 “품질에 대한 소비자의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며 품질 관련 대비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LG전자 전기차 충전기는 전기차 공급장비 표준인 UL2594를 획득했다. 또 미국 환경 보호국의 ‘에너지·성능 표준’도 인증 받았다. LG전자 연구원이 하이비차저 충전기로 전기차를 충전하는 모습을 시연하고 있다. (사진=LG전자) ■ 지속적인 전기차 감산 소식…“미 정책과 함께 충전 인프라 늘려 극복” 지속적인 전기차 감산 소식도 들리지만, 미국의 전기차 확대 정책과 함께 전기차 충전기와 관련 시설을 늘리면 전기차 수요도 다시 늘어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포드는 19일(현지시간) 전기차 ‘F-150 라이트닝’ 생산을 줄이고, 대신 내연기관 픽업트럭인 ‘레인저 랩터’ 등의 생산을 늘린다고 밝혔다. 로이터 통신은 이와 관련해 “포드의 이번 발표는 전기 트럭에 대한 수요 둔화를 보여주는 신호”라고 봤다. 앞서 미국 제너럴모터스(GM)도 지난해 10월에 전기차 공장 개설 투자 규모 40억 달러(약 5조3500억원)를 1년간 연기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업계 관계자는 “완성차 업체가 전기차 생산에 대해 고민하는 점은 전기차 인프라와 관련이 있다”며 “인프라가 같이 늘어나야 같이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이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전 세계 가장 큰 전기차 시장이 미국과 중국인데, 미국의 경우 땅이 넓다보니 전기차 주행거리가 길어야 하고 전기차 충전소가 확대돼야 한다”며 “미국 NAVI의 핵심은 2030년까지 출고되는 신차의 80%를 전기차로 한다는 것인데, 전기차를 늘리면서 그에 받쳐주는 인프라도 늘리겠다는 계획이 포함됐다”고 말했다.

미국 한파에 '전기차 충전기' 먹통...LG전자에 기회인가

LG전자, 텍사스에서 전기차 충전기 생산 본격화…“품질 인증 등 대비”

손기호 기자 승인 2024.01.22 10:30 의견 0
테슬라 슈퍼차저에서 테슬라 차량들이 충전을 하고 있다. (사진=테슬라)


미국을 강타한 북극 한파로 인해 전기차들이 방전되거나 충전하지 못하는 사태가 속출했다. 테슬라 전기차에 대한 얘기지만, 전기차와 전기차 충전기 업계로선 긴장할 수 밖에 없다.

올해 상반기 미국에서 전기차 충전기 양산에 돌입하기로 한 LG전자는 더욱 긴장할 수 밖에 없다. 가뜩이나 전기차 수요가 줄고 있는데 겨울에 전기차가 무용지물이 되는 문제점이 드러났기 때문. 하지만 이번 사태가 LG전자에게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 한파에 테슬라 전기차·충전기 ‘먹통’…LG전자, 충전기 미국 첫 양산 앞두고 ‘복병’

22일 미국 뉴욕타임스(NYT)와 CNN 등 외신에 따르면 체감온도가 영하 30도까지 떨어지면서 시카고 등 일부 지역에서 테슬라 전기차가 전용 충전시설인 슈퍼차저에서 차량을 충전할 수 없어 방전되거나 견인되는 사례가 속출했다. 영하의 낮은 온도서 배터리 양극과 음극의 화학반응이 느려지면서 충전이 어렵게 된 것이다.

그럼에도 NYT는 “미국의 충전 인프라 미비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평균 기온이 낮으면서도 전기차 보급률이 높은 북유럽 노르웨이 등에선 전기차 충전기 시설을 늘려 겨울에 충전 대기 시간이 길어지는 문제를 해결했다”고 강조했다.

이번 사태를 겪으며 미국이 전기차 충전기 인프라 확대에 속도를 높인다면 LG전자에게는 기회가 될 수 있다.

LG전자는 최근 미국 텍사스주 포트워스에 전기차 충전기 생산 공장을 구축하고 글로벌 진출의 초석을 다졌다. 이곳은 연면적 약 5500㎡(약 1664평) 규모로, 연간 약 1만대 이상의 충전기를 생산할 수 있는 시설이다.

텍사스 공장은 북미 시장을 겨냥한 LG전자의 생산 거점. LG전자가 지난해 자회사인 하이비차저를 통해 국내에서 전기차 충전기 생산을 본격화한 후 만든 첫 해외 생산 공장이다. LG전자는 이곳을 발판 삼아 향후 아시아와 유럽까지 전기차 충전기 시장 공략에 나서는 구상을 하고 있다.

LG전국 미국 텍사스(Texas)주 포트워스(Fort Worth)시에 구축한 전기차 충전기 생산공장의 본격 가동을 시작했다. 12일(현지시간) LG전자 텍사스 전기차 충전기 생산공장을 찾은 포트워스 매티 파커(Mattie Parker) 시장(왼쪽)이 BS사업본부장 장익환 부사장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LG전자)


앞서 조주완 LG전자 대표이사 사장은 지난해 미래비전 발표에서 중·장기 미래구간에서 중요한 변곡점 중 하나로 ‘전기화’를 꼽았다. 전기차 충전기 사업을 조(兆) 단위 사업으로 빠르게 육성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는 미국 정부의 전기차 확대와 충전 인프라 확대와 맞물렸다. 지난해 미국 정부는 2032년까지 생산되는 신차 중 전기차의 비중을 67%까지 확대한다고 했다. 또한 지난 2021년에는 ‘국가 전기차 충전 인프라 확대를 위한 특별법(NEVI)’을 제정해 2030년까지 전기차 충전소 총 50만개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LG전자로선 기회인 셈이다.

■ 북미 한파로 전기차·충전시설 취약성 드러나…“글로벌 인증 등 품질 대비”

LG전자 관계자는 “아직 생산 초기이기 때문에 그런(겨울에 충전이 안 되는) 현상에 대한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다만 전기차 충전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파워모듈과 품질인데, 글로벌 안전인증 기관 UL로부터 인증을 받아 성능을 인정받았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UL 인증은 의무는 아니지만 인증을 받았다”며 “품질에 대한 소비자의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며 품질 관련 대비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LG전자 전기차 충전기는 전기차 공급장비 표준인 UL2594를 획득했다. 또 미국 환경 보호국의 ‘에너지·성능 표준’도 인증 받았다.

LG전자 연구원이 하이비차저 충전기로 전기차를 충전하는 모습을 시연하고 있다. (사진=LG전자)


■ 지속적인 전기차 감산 소식…“미 정책과 함께 충전 인프라 늘려 극복”

지속적인 전기차 감산 소식도 들리지만, 미국의 전기차 확대 정책과 함께 전기차 충전기와 관련 시설을 늘리면 전기차 수요도 다시 늘어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포드는 19일(현지시간) 전기차 ‘F-150 라이트닝’ 생산을 줄이고, 대신 내연기관 픽업트럭인 ‘레인저 랩터’ 등의 생산을 늘린다고 밝혔다. 로이터 통신은 이와 관련해 “포드의 이번 발표는 전기 트럭에 대한 수요 둔화를 보여주는 신호”라고 봤다. 앞서 미국 제너럴모터스(GM)도 지난해 10월에 전기차 공장 개설 투자 규모 40억 달러(약 5조3500억원)를 1년간 연기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업계 관계자는 “완성차 업체가 전기차 생산에 대해 고민하는 점은 전기차 인프라와 관련이 있다”며 “인프라가 같이 늘어나야 같이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이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전 세계 가장 큰 전기차 시장이 미국과 중국인데, 미국의 경우 땅이 넓다보니 전기차 주행거리가 길어야 하고 전기차 충전소가 확대돼야 한다”며 “미국 NAVI의 핵심은 2030년까지 출고되는 신차의 80%를 전기차로 한다는 것인데, 전기차를 늘리면서 그에 받쳐주는 인프라도 늘리겠다는 계획이 포함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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