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 S24 시리즈의 실시간 통화 통역 기능. (사진=김태현 기자) 삼성전자의 최신 스마트폰 갤럭시S24는 세계 최초 ‘AI폰’이라는 이름을 달고 나왔다. ‘세계 최초’라는 단어에는 신기술에 대한 기대감도 있지만, ‘미완성이지만 좋게 봐주세요’라는 뜻이 담기기도 한다. 갤럭시 S24 울트라를 써보니 ‘AI폰’이라는 이름이 아깝지 않았다. AI의 진가는 실시간 통역과 카메라 기능에서 드러났다. ■ 실시간 AI 통역으로 뉴욕 호텔 직원과 통화...가끔 오역 아쉬워 갤럭시 S24의 실시간 통화 통역 기능은 영어, 일본어, 중국어, 독일어 등 13개 언어를 지원한다. 전화를 건 뒤 ‘통화 어시스트’와 ‘실시간 통역’ 버튼을 누르고 통역 상대방의 언어와 내 모국어를 설정하기만 하면 된다. 직접 사용해본 결과 통역 기능이 가장 필요한 순간은 현지에서 외국인과 직접 대화하는 경우라는 생각이 들었다. 여행을 간다고 가정하고 미국 뉴욕의 한 호텔에 전화를 걸어 보았다. 갤럭시S24 시리즈의 실시간 통화 통역 기능. (사진=김태현 기자) 번역에는 2~3초 정도 시간이 걸렸으나 충분히 대화가 가능했다. 호텔 프론트에 전화를 걸었다. 인사를 건넨 뒤 방을 하나 예약하고 싶다고 전하니 직원이 “Okay, so one adult, any discount rates promotional codes?(네, 성인 한 명이고, 프로모션 할인코드가 있을까요?)”라며 질문해왔다. 한국어로 “없습니다”라고 답하니 곧바로 AI가 “There isn’t”라고 번역해주었다. 이처럼 외국인과 간단한 대화를 나누기에는 무리가 없었다. 갤럭시S24 시리즈의 실시간 통화 통역 기능. (사진=김태현 기자) 그러나 장문에는 가끔 오역이 나타났다. 'departing on Friday February 16th...(2월 16일 금요일에 떠나고...) ‘depart’ 라는 단어를 ‘장소를 떠나다’라는 의미 대신 ‘출발하다’로 해석하여 문장의 뜻이 달라졌다. 앞의 대화까지 분석해 적절한 번역을 제공할 정도의 성능에는 미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통화 과정에서 문장이 끝나지 않았는데 말이 잠시 끊어질 경우 곧바로 통역으로 이어지면서 대화가 들리지 않는 경우도 발생했다. 와이파이 서비스 및 객실 내 어메니티에 대해 물었으나 "Yes, Wi-fi is available. Also...(와이파이는 제공됩니다. 그리고…)"라며 답변이 중간부터 AI 통역 음성에 묻혀 들리지 않는 일이 있었다. 정보를 하나 이상 물어볼 때는 적절히 끊을 필요가 있어 보였다. 또한 출발지를 묻는 질문에 여의도와 인천 등 고유 지역명을 제대로 번역하지 못하는 등 인식률에도 아쉬움이 있었다. 실시간 통화 통역 기능은 기대했던 만큼 매끄럽지는 않았다. 다만 갤럭시S24에는 딥러닝 기술이 적용된 만큼 향후 언어 데이터를 학습할수록 오역발생률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 같은 거리서 찍은 이재용 회장 사진…S24 울트라가 압도적 삼성전자는 스마트폰에서 가장 중요한 기능 중 하나로 꼽히는 카메라 기능도 AI로 업그레이드했다. 실제로 찍어보니 확실히 기존 스마트폰 카메라와 차별화에 성공했다는 느낌을 받았다. 지난 5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1심 선고 공판에 참여하기 위해 들어서는 모습을 갤럭시S24 울트라와 Z플립4로 각각 찍은 사진 비교. (사진=김태현 기자(S24), 손기호 기자(Z플립4)) 지난 5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1심 선고 공판에 참석했을 당시 찍은 사진이다. 두 사진 모두 같은 50여미터 거리에서 촬영했다. 그러나 왼쪽의 갤럭시 Z플립4로 찍은 사진보다 오른쪽 갤럭시S24 울트라로 촬영한 사진이 훨씬 더 선명하다. AI가 실시간으로 화질을 보정해주기 때문이다. 갤럭시 S24 시리즈의 카메라는 AI기반의 ‘프로 비주얼 엔진(Pro Visual Engine)이 탑재됐다. 하드웨어 자체는 전작 S23과 같지만 AI기능을 활용해 화질을 높였다. 갤럭시 S24 울트라는 10배줌까지 광학 수준 고화질로, 최대인 100배줌까지는 디지털 줌 화질로 지원한다. 갤럭시 S24시리즈의 AI 편집 기능을 활용한 사진. (사진=김태현 기자) AI 편집 기능은 ‘인생샷’을 원하는 소비자들이 바라마지 않던 기능이다. AI가 기울어진 사진을 잘리는 부분 없이 보정하고 필요 없는 피사체는 자연스럽게 지워주기 때문이다. 책상에 놓인 컵을 윤곽선을 따라 그린 후 'AI 지우개' 버튼을 누르니 감쪽같이 사라졌다. AI가 테이블 질감을 살려 빈 공간을 자연스럽게 메운 것이다. ■ ‘스마트폰’을 넘어 ‘AI폰’으로 갤럭시S24 시리즈는 여타 스마트폰에서 AI 기술을 활용하기 위해 거쳐야 했던 과정을 획기적으로 줄였다. ‘온디바이스’ 폰으로 기기 내에 AI가 탑재되어 있다는 장점을 한껏 살린 것이다. 해외뉴스를 번역하기 위해 내용을 드래그해 복사하고, 번역 어플에서 붙여넣기를 누를 필요가 없어졌다. 이제는 ‘삼성 인터넷’ 밑의 별 세 개 버튼만 누르면 곧바로 번역된 기사를 읽을 수 있다. 삼성전자의 갤럭시 스마트폰 사업을 이끄는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사장)은 갤럭시 S24 언팩에서 “갤럭시 S24 시리즈의 출시는 스마트폰을 넘어 새로운 AI폰의 시대를 여는 삼성전자의 첫 걸음”이라며 “모든 사용자가 갤럭시 AI를 통해 변화된 일상을 경험하고 무한한 가능성을 발견하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최근 몇 년 갤럭시 시리즈는 성능, 발열 논란 등에 시달리며 아이폰에 밀리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갤럭시 S24 시리즈의 출시 후 상황이 점점 역전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S24 출하량을 기존보다 100만대 늘린 1300만대로 높여 잡았다. AI폰에 대한 소비자의 기대감이 반영되며 판매량이 예상보다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AI에 소극적이던 쿡 애플 CEO 역시 연내 AI 전략에 대한 세부사항을 밝히겠다고 나섰다. 애플이 어떤 혁신을 들고 나올지 모르지만, 일단 삼성이 ‘AI’와 함께 앞서 나가는 모습이다.

[써보니] 갤S24, 실시간 AI통역에 이재용 사진도 또렷

김태현 기자 승인 2024.02.10 09:00 의견 1
갤럭시 S24 시리즈의 실시간 통화 통역 기능. (사진=김태현 기자)

삼성전자의 최신 스마트폰 갤럭시S24는 세계 최초 ‘AI폰’이라는 이름을 달고 나왔다. ‘세계 최초’라는 단어에는 신기술에 대한 기대감도 있지만, ‘미완성이지만 좋게 봐주세요’라는 뜻이 담기기도 한다.

갤럭시 S24 울트라를 써보니 ‘AI폰’이라는 이름이 아깝지 않았다. AI의 진가는 실시간 통역과 카메라 기능에서 드러났다.

실시간 AI 통역으로 뉴욕 호텔 직원과 통화...가끔 오역 아쉬워

갤럭시 S24의 실시간 통화 통역 기능은 영어, 일본어, 중국어, 독일어 등 13개 언어를 지원한다. 전화를 건 뒤 ‘통화 어시스트’와 ‘실시간 통역’ 버튼을 누르고 통역 상대방의 언어와 내 모국어를 설정하기만 하면 된다.

직접 사용해본 결과 통역 기능이 가장 필요한 순간은 현지에서 외국인과 직접 대화하는 경우라는 생각이 들었다. 여행을 간다고 가정하고 미국 뉴욕의 한 호텔에 전화를 걸어 보았다.

갤럭시S24 시리즈의 실시간 통화 통역 기능. (사진=김태현 기자)

번역에는 2~3초 정도 시간이 걸렸으나 충분히 대화가 가능했다. 호텔 프론트에 전화를 걸었다. 인사를 건넨 뒤 방을 하나 예약하고 싶다고 전하니 직원이 “Okay, so one adult, any discount rates promotional codes?(네, 성인 한 명이고, 프로모션 할인코드가 있을까요?)”라며 질문해왔다. 한국어로 “없습니다”라고 답하니 곧바로 AI가 “There isn’t”라고 번역해주었다. 이처럼 외국인과 간단한 대화를 나누기에는 무리가 없었다.

갤럭시S24 시리즈의 실시간 통화 통역 기능. (사진=김태현 기자)

그러나 장문에는 가끔 오역이 나타났다. 'departing on Friday February 16th...(2월 16일 금요일에 떠나고...) ‘depart’ 라는 단어를 ‘장소를 떠나다’라는 의미 대신 ‘출발하다’로 해석하여 문장의 뜻이 달라졌다. 앞의 대화까지 분석해 적절한 번역을 제공할 정도의 성능에는 미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통화 과정에서 문장이 끝나지 않았는데 말이 잠시 끊어질 경우 곧바로 통역으로 이어지면서 대화가 들리지 않는 경우도 발생했다. 와이파이 서비스 및 객실 내 어메니티에 대해 물었으나 "Yes, Wi-fi is available. Also...(와이파이는 제공됩니다. 그리고…)"라며 답변이 중간부터 AI 통역 음성에 묻혀 들리지 않는 일이 있었다. 정보를 하나 이상 물어볼 때는 적절히 끊을 필요가 있어 보였다. 또한 출발지를 묻는 질문에 여의도와 인천 등 고유 지역명을 제대로 번역하지 못하는 등 인식률에도 아쉬움이 있었다.

실시간 통화 통역 기능은 기대했던 만큼 매끄럽지는 않았다. 다만 갤럭시S24에는 딥러닝 기술이 적용된 만큼 향후 언어 데이터를 학습할수록 오역발생률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 같은 거리서 찍은 이재용 회장 사진…S24 울트라가 압도적

삼성전자는 스마트폰에서 가장 중요한 기능 중 하나로 꼽히는 카메라 기능도 AI로 업그레이드했다. 실제로 찍어보니 확실히 기존 스마트폰 카메라와 차별화에 성공했다는 느낌을 받았다.

지난 5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1심 선고 공판에 참여하기 위해 들어서는 모습을 갤럭시S24 울트라와 Z플립4로 각각 찍은 사진 비교. (사진=김태현 기자(S24), 손기호 기자(Z플립4))

지난 5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1심 선고 공판에 참석했을 당시 찍은 사진이다. 두 사진 모두 같은 50여미터 거리에서 촬영했다. 그러나 왼쪽의 갤럭시 Z플립4로 찍은 사진보다 오른쪽 갤럭시S24 울트라로 촬영한 사진이 훨씬 더 선명하다. AI가 실시간으로 화질을 보정해주기 때문이다.

갤럭시 S24 시리즈의 카메라는 AI기반의 ‘프로 비주얼 엔진(Pro Visual Engine)이 탑재됐다. 하드웨어 자체는 전작 S23과 같지만 AI기능을 활용해 화질을 높였다. 갤럭시 S24 울트라는 10배줌까지 광학 수준 고화질로, 최대인 100배줌까지는 디지털 줌 화질로 지원한다.

갤럭시 S24시리즈의 AI 편집 기능을 활용한 사진. (사진=김태현 기자)

AI 편집 기능은 ‘인생샷’을 원하는 소비자들이 바라마지 않던 기능이다. AI가 기울어진 사진을 잘리는 부분 없이 보정하고 필요 없는 피사체는 자연스럽게 지워주기 때문이다. 책상에 놓인 컵을 윤곽선을 따라 그린 후 'AI 지우개' 버튼을 누르니 감쪽같이 사라졌다. AI가 테이블 질감을 살려 빈 공간을 자연스럽게 메운 것이다.

■ ‘스마트폰’을 넘어 ‘AI폰’으로

갤럭시S24 시리즈는 여타 스마트폰에서 AI 기술을 활용하기 위해 거쳐야 했던 과정을 획기적으로 줄였다. ‘온디바이스’ 폰으로 기기 내에 AI가 탑재되어 있다는 장점을 한껏 살린 것이다. 해외뉴스를 번역하기 위해 내용을 드래그해 복사하고, 번역 어플에서 붙여넣기를 누를 필요가 없어졌다. 이제는 ‘삼성 인터넷’ 밑의 별 세 개 버튼만 누르면 곧바로 번역된 기사를 읽을 수 있다.

삼성전자의 갤럭시 스마트폰 사업을 이끄는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사장)은 갤럭시 S24 언팩에서 “갤럭시 S24 시리즈의 출시는 스마트폰을 넘어 새로운 AI폰의 시대를 여는 삼성전자의 첫 걸음”이라며 “모든 사용자가 갤럭시 AI를 통해 변화된 일상을 경험하고 무한한 가능성을 발견하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최근 몇 년 갤럭시 시리즈는 성능, 발열 논란 등에 시달리며 아이폰에 밀리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갤럭시 S24 시리즈의 출시 후 상황이 점점 역전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S24 출하량을 기존보다 100만대 늘린 1300만대로 높여 잡았다. AI폰에 대한 소비자의 기대감이 반영되며 판매량이 예상보다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AI에 소극적이던 쿡 애플 CEO 역시 연내 AI 전략에 대한 세부사항을 밝히겠다고 나섰다. 애플이 어떤 혁신을 들고 나올지 모르지만, 일단 삼성이 ‘AI’와 함께 앞서 나가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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