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 신군부 핵심이자 5월 광주 학살의 책임자 중 한명인 노태우 전 대통령이 아들 재헌(55)씨를 통해 국립 5·18민주묘지에 헌화했다.
29일 국립5·18민주묘지관리사무소의 말을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께 재헌씨는 묘지관리사무소에 전화를 걸어 화환과 함께 참배하겠다고 알려왔다.
이는 투병 중인 노태우 전 대통령을 대신해 전한 사죄의 뜻으로 알려졌다.
사진=국립5·18민주묘지관리사무소 제공
재헌씨는 검은색 정장에 검은색 넥타이 등 상복차림에 마스크를 착용하고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를 찾았다. 민주의문 앞 방명록에는 ''5·18광주민주화운동 40주년을 기리며 대한민국 민주화의 씨앗이 된 고귀한 희생에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고 적었다.
헌화한 조화에는 '5·18민주영령을 추모합니다. 제13대 대통령 노태우'라는 글귀가 적혀있었다.
참배에는 김후식 전 5·18부상자회장과 노덕환 미주 평통 부의장 등 5명이 함께했다.
재헌씨는 지난해 8월 23일에도 5·18민주묘지를 찾아 헌화·분향 후 윤상원·박관현 열사와 전재수 유공자 묘역을 참배하며 거동이 원활하지 않은 아버지를 대신해 사죄의 뜻을 전한 바 있다.
함께 광주학살의 책임자로 지목되어 온 전두환과는 상반된 행보다.
전 씨는 5·18헬기사격을 증언한 조비오 신부를 2017년 4월 펴낸 자신의 회고록에서 ‘성직자라는 말이 무색한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라고 비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지난달 27일 광주에서 열린 재판에 출석하기도 했다.
당시 전 씨는 재판부에 출석해서도 "헬기 사격은 없었다"는 입장을 보였으며 앞서 취재진의 "5·18 발포 명령을 부인하느냐" 질문에는 답변 대신 버럭 화를 내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