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웰푸드 ‘스크류바 0kcal’와 ‘죠스바 0kcal’ 제품 외관. 사진=김성준 기자
제로 칼로리 음료를 즐겨 마시는 분이라면 한 번쯤은 “다른 먹거리도 제로 칼로리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떠올려 본 적이 있으실 겁니다. 제로 떡볶이, 제로 햄버거 등을 살찔 걱정 없이 마음껏 먹고 싶다는, 농담에 가까운 희망 사항이지만요. 점차 다양화되는 제로 슈거 식품들을 보면서 이따금 ‘혹시나’ 하는 상상을 펼칠 때면 묘한 두근거림마저 느끼게 되죠.
아이스크림은 이 ‘혹시나’의 대상에 단골로 포함되는 먹거리 중 하나입니다. 부드러운 식감과 달콤한 맛에 더해 여름철 무더위를 잠시 잊게 해줄 시원함까지, 싫어하는 사람을 찾는 게 어려울 정도로 인기 있는 간식이죠. 그런데 상상만 하던 제로 칼로리 아이스크림을 실제로 즐길 수 있게 됐습니다. 롯데웰푸드가 새로 선보인 ‘스크류바 0kcal’와 ‘죠스바 0kcal’입니다.
롯데웰푸드는 일찌감치 무설탕 디저트 브랜드 ‘제로’를 통해 각종 스낵류부터 아이스크림까지 다양한 제품을 출시해 왔는데요. 설탕은 첨가하지 않았지만 무시할 수 없는 칼로리 등으로 한때 ‘소비자 기만’이란 홍역을 치르기도 했었죠. 그럼에도 ‘제로’ 브랜드는 꾸준한 성장을 계속해 롯데웰푸드 대표 제품군 중 하나로 자리 잡기에 이르렀습니다. 상대적으로 낮은 칼로리 음식을 찾는 소비자 수요가 꾸준하다는 방증이죠.
이번에 출시한 ‘스크류바 0kcal’와 ‘죠스바 0kcal’는 기존 ‘제로’ 브랜드와 달리 칼로리에 대한 일말의 아쉬움조차 날린 제품입니다. 설탕 대신 천연 감미료인 알룰로스를 사용해 단맛을 낸 덕분에 제품 1개 내용량 75ml 기준 ‘0칼로리’를 실현시켰습니다. 알룰로스는 무화과와 포도 등에 함유된 단맛 성분으로, 깔끔한 단맛을 내는 것으로 알려진 대체 감미료입니다. 이를 활용해 기존 제품 특유의 달콤하고 청량한 과일 맛을 구현했다는 게 롯데웰푸드의 설명입니다.
◆기존 제품 맛 충실히 구현, 대체당 이질감 덮는 완성도
(왼쪽부터) 죠스바 0kcal, 죠스바, 스크류바 0kcal, 스크류바 제품 내용물. 사진=김성준 기자
신제품 2종 포장은 기존 제품과 비교해 크게 달라지진 않았습니다. 제품명과 함께 ‘0kcal’ 문구가 큼지막하게 박힌 것이 가장 눈길을 끌고, 숫자 0과 포장지 양 끝단을 검은색으로 통일해 깔끔하면서도 담백한 인상을 더합니다. 제품 내용물도 대체로 동일한 모양입니다. 다만 기존 ‘죠스바’와 ‘스크류바’의 80ml에서 75ml로 내용량이 줄면서 크기는 다소 작아졌습니다. 그 외엔 약간의 색상 차이 정도가 눈에 들어오는데요. 0kcal 제품이 기존 제품 대비 색상이 조금 더 진한 편입니다.
보통 소비자가 제로 칼로리 제품에서 가장 중요시하는 것은 ‘기존 제품과 얼마나 비슷한 맛을 내는가’ 인데요. 이 점에서 두 제품 모두 기존 제품과 크게 차이를 느끼지 못할 정도였습니다. ‘죠스바 0kcal’는 겉부분의 오렌지맛에서 속부분의 딸기맛으로 이어지는 ‘죠스바’ 특유의 맛조합을 잘 담아냈습니다. 다만 기존 ‘죠스바’ 대비 과즙 향과 맛은 조금 밍밍한 느낌인데요. 아이스크림을 삼키고 난 뒤엔 혀에 대체당의 텁텁하고 떫은맛까지 남아서 향미가 반감되는 느낌이었습니다.
‘스크류바 0kcal’은 ‘죠스바’ 대비 좀 더 본연의 맛에 가까웠는데요. 기존 제품과 번갈아 가며 먹어봐도 차이를 콕 집어 말하기 힘들 정도였습니다. ‘스크류바’의 특색인 겉부분의 독특한 딸기향과 속부분의 진한 사과맛 모두 충실히 담았습니다. ‘스크류바 0kcal’ 역시 끝맛에는 텁텁함이 살짝 남았는데요. 사과 과즙 맛이 훨씬 진하게 남아서 ‘죠스바 0kcal’ 보다는 떫음의 정도가 비교적 덜했습니다.
◆칼로리가 곧 경쟁력…정체된 시장 새 돌파구 기대
(왼쪽부터) 죠스바 0kcal, 죠스바, 스크류바 0kcal, 스크류바 제품 단면. 사진=김성준 기자
두 제품 모두 맛에서는 크게 흠잡을 데 없는 완성도입니다. 대체감미료가 주는 약간의 이질감이 있다 해도 제로 칼로리라는 점을 고려하면 충분히 감내할 수준입니다. 편의점 기준 기존 제품과 같은 가격에 5ml 적어진 용량은 섭섭하게 와닿지만, 역시 제로 칼로리라는 점이 다시 관대한 마음을 되찾아줍니다. 제로 칼로리 탄산음료와 비교해봐도 원제품과의 맛 차이에선 이번 신제품 2종이 더 적게 느껴졌습니다.
제로 칼로리 탄산음료도 처음에는 이질적인 맛 때문에 ‘마시는 사람만 마시는’ 음료에 머물렀지만, 건강에 대한 관심이 크게 늘면서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죠. 제로 칼로리 음료 수요 증가에 발맞춰 다양한 제품이 출시되면서 음료 시장 전체 성장세를 견인하고 있을 정도입니다.
최근 빙과업계에서는 주요 소비층이었던 학령인구 감소가 고민거리였는데요. 제로 칼로리 아이스크림이 제로 칼로리 탄산음료처럼 기존 제품을 대체하는 것을 넘어 새로운 수요를 창출해낸다면 정체된 시장에도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겠죠. 신제품 2종은 유지방이 들어가지 않은 아이스바로 비교적 단순한 형태긴 하지만, 제로 음료 시장에서처럼 향후 다양한 제품이 출시될 가능성은 충분해 보입니다. 제로 칼로리 아이스크림이 빙과업계의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을지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