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스타 2025'가 열린 부산 벡스코 제1전시장 전경. (사진=김태현 기자)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게임산업법)의 전면 개정을 앞두고, 업계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게임 이용자들의 권리를 강화하는 한편, 산업이 자율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다양한 진흥책들이 논의되는 모양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김성회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은 지난 12월 23일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을 발의, 확률형 아이템 정보를 허위 표기하거나 공지하지 않은 게임에 대해 매출액의 3% 또는 최대 1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발의는 지난 3월 확률형 아이템 정보 공개를 의무화한 이후 해당 규제를 보강하기 위한 후속 조치다. 현행법에서는 확률형 아이템 정보 허위 표기 시 시정명령을 내리고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하도록 규정했는데, 이 같은 절차가 너무 복잡하고 처벌이 경미하다는 지적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김 의원실은 이 같은 조치로 게임 이용자들의 권리를 강화한다는 취지다.

마찬가지로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9월 대표 발의한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전부개정안 역시 불법 핵·매크로 프로그램에 대한 처벌 강화를 다루고 있다.

기존 현행법이 불법 프로그램 판매자만을 처벌 대상으로 봤다면, 해당 전면 개정안은 불법 프로그램을 상습적으로 사용해 다른 이용자의 게임 이용에 심각한 지장을 초래하는 행위까지 금지 대상에 포함시켰다. 이를 통해 게이머들에게 보다 건전한 플레이 경험을 제공한다는 목표다.

이에 더해 문체부는 지난해 10월 게임산업법 일부 개정을 통해 일정 규모 이상의 해외 게임사에 대해 국내 대리인을 의무적으로 지정하도록 했다. 국내 대리인 지정 대상은 전년도 총매출액 1조원 이상 또는 월평균 국내 이용자 수 10만명 이상인 사업자다. 해외 게임사도 국내 게임사와 동일하게 확률형 아이템 표시 의무 등을 준수하고, 소위 '먹튀' 사례를 방지한다는 목적이다.

게임업계도 이에 발맞춰 확률형 뽑기, P2W(Pay to Win) 시스템에서 벗어나 패스권, 구독형 상품으로 수익 모델을 재편하고 있다. 일부 '고래'에 의존하던 기형적인 구조에서 벗어나, 게임의 진입장벽을 대폭 낮춰 신규 유입을 끌어들이려는 전략이다.

웹보드 게임 '활짝'…등급분류 민간이양도 추진 중

웹보드 게임도 수혜를 입을 전망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달 20일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게임산업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 예고, 웹보드게임 월 결제 한도를 기존 70만원에서 100만원으로 상향하겠다고 밝혔다.

웹보드게임은 포커·고스톱·장기 등의 게임을 온라인으로 즐기는 장르로, 타 장르에 비해 개발비용이 적은 반면 수익성은 상대적으로 높은 것이 특징이다. 다만 정부가 높은 사행성을 우려해 결제 한도를 대폭 제한했고, 그만큼 자유롭게 성장하기 어려운 구조였다.

해당 개정은 웹보드게임에 대한 인식이 점차 달라지고 있다는 인식에서 비롯됐다. 문체부는 "게임산업의 변화와 수요를 반영하는 한편, 과몰입 및 불법환전 등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한 결과"라며 "이용자 보호와 산업 진흥 사이에서 균형 있는 접근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업계의 오랜 숙원이었던 게임물 등급분류의 민간 이양도 단계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게임물관리위원회는 지난 11월 1일 청소년 이용불가 게임믈 등급 분류 업무를 민간기관인 게임콘텐츠등급분류위원회에 위탁했다.

이를 통해 게임물 내용 수정 신고 과정 간소화, 게임위의 자체 등급 분류 사업자 진입 장벽이 대폭 완화됐다. 특히 게임물 사전 심의에 주력하던 규제 기조가 사후 관리로 전환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게임법 전면 개정안은 이를 넘어 기존 게임물관리위원회의 점진적 폐지, 게임 분야의 전문적 지원을 위한 게임진흥원 신설을 목표로 삼고 있다. 게관위는 사행성 게임물에 대한 관리·감독 업무를 맡고, 게임진흥원을 필두로 국내 게임사들이 규제 대응에 소모하던 자원을 게임 개발에 돌릴 수 있도록 돕는다는 취지다.

규제 공백 우려…"지속적인 제도 보완 필요"

하지만 제도 개편 과정에서 법적 공백과 리스크도 남아 있다. 일례로 해외 게임사 대리인 제도의 경우 대형 업체만 대상이 되어 중소 해외 게임사는 규제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마찬가지로 디지털 게임의 사행성 판단 기준도 여전히 모호한 상태다. 현재 발의된 개정안은 고스톱·포커와 같은 사행성이 포함된 게임물을 규제 대상으로 바라보고 있지만, 일반 게임에서의 확률형 아이템, 미니게임 등이 일부 도박을 연상케 하는 경우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명확히 규정하고 있지 않다.

자체 등급분류 제도와 청소년보호법 간의 충돌 가능성도 남아있다. 게임산업법을 기반으로 청소년이용불가 게임에 대한 자체 등급분류를 실시해도, 현행 청소년보호법에서는 심의 권한을 국가기관(청소년보호위원회)에 부여하고 있어 법리 해석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게임 이용자 보호 차원에서 개정안이 발의된 것은 환영할 일"이라면서도 "다만 게임사들이 규제 사각지대에 놓이지 않도록 관련 제도 보완도 함께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