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대법원
프랑스 브랜드 '에르메스'가 국내에서 이른바 '눈알가방'으로 불리는 플레이노모어의 제품이 자사 제품의 디자인을 모방했다며 낸 소송에서 최종 승소했다.
지난 9일 대법원 1부(주심 박정화 대법관)는 에르메스가 플레이노모어 등을 상대로 낸 부정경쟁행위금지 등 청구소송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플레이노모어의 '눈알가방'은 에르메스 대표 핸드백인 버킨백·켈리백의 디자인과 유사하지만 눈알 모양 장식을 부착하며 차별화를 두는 전략으로 출시한 제품이다.
두 제품의 가격 차이는 최대 1000배까지도 차이가 난다. 버킨백과 켈리백의 가격은 3000만원에서 1억원까지인 반면 플레이노모어의 눈알가방은 10만원에서 30만원정도이다.
에르메스는 지난 2015년에 플레이노모어가 시장경제 질서를 해치는 부정경쟁행위를 하고 있다며 소송을 낸 바 있다.
사진=YTN 뉴스 캡처
1심에서는 에르메스가 웃었다. 당시 재판부는 눈알가방과 에르메스 가방을 혼동할 우려가 외관상 없으나 에르메스의 켈리백과 버킨백이 가진 고유한 가방의 형태로부터 인식되는 상품의 명성이 소비자들에게 중요한 구매동기로 작용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에르메스의 손을 들어주었다.
2심에서는 판결이 뒤집혔다. 2심 재판부는 "국내 업체 제품의 창작성과 독창성 및 문화적 가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피고들에게 에르메스 제품 형태의 인지도에 무단으로 편승하기 위한 의도가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려워 부정경쟁행위로 볼 수 없다"며 플레이노모어 손을 들었다.
항소심에서 승소한 플레이노모어 김채연 대표는 "이번 사례를 계기로 앞으로는 대형 브랜드 업체들이 국내 중소업체를 상대로 무분별하게 소송을 제기하는 일이 없었으면 한다"고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김 대표가 이번 소송을 대형 브랜드의 갑질이라고 저격한 셈이지만 결국 최종심에서 패배하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