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쿠킹스튜디오 아담 김은 대표 공간을 공유한다는 건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장소를 내어주는 사람이나, 빌려 쓰는 사람이나 서로에 대한 신뢰가 바탕이 되어야 비로소 완성되는 것이 바로 공유 공간이다. 생판 처음 본 사람을 어떻게 믿느냐고? 그건 ‘비움’이 있어야 가능한 일이다. “처음엔 조심스러웠죠. 집기들이 망가질까봐. 스스로 초연해지려고 하지 않으면 불가능 한 게 내 공간을 빌려주는 거더라고요. ‘하지마세요’가 아니라 ‘이렇게 해보세요’라고 말하면서 공유에 대한 부담을 덜었어요” 서울과 고양시의 경계에 우두커니 서 있는 큰 건물들. ‘창고’처럼 삭막한 분위기를 내뿜는다. 실제로 창고형 스튜디오들도 있다. 그 건물들 사이에 ‘맛’을 위한 공간을 공유하는 ‘쿠킹스튜디오 아담’도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겉모습을 보고 ‘여기가 맞나’ 싶었는데, 쿠킹스튜디오아담의 김은 대표는 통화로 재차 “일단 2층으로 들어와 보세요”라는 말을 내뱉는다. 속는 셈치고 올라간 건물의 내부는 의외의 모습이었다. 말 그대로 겉과 속이 다른 건물이다. 사진=쿠킹스튜디오 아담 카페 공간 먼저 눈에 띈 곳은 편의상 ‘카페공간’이라고 불리는 휴식, 혹은 촬영을 위한 공간이다. 모던한 느낌으로 만들어진 이 공간을 지나면 대형 주방이 펼쳐진다. 족히 수백 명의 식사는 거뜬히 책임질 수 있을 것 같은 대형 들통과 냉장고, 싱크대가 오와 열을 맞춰 깔끔하게 정돈되어 있다. 아니나 다를까 이곳은 지금의 모습을 하기 전 100평정도, 쉽게 말해서 약 200명의 사람이 한꺼번에 앉아 식사를 즐길 수 있는 식당이었다. “이 자리에서 한우전문식당을 했어요. 동네 자체가 가려진 동네이다 보니 장사에 한계가 있더라고요. 5년 전에 시작해서, 한 3년간 운영을 하는 내내 매년 사건이 터지는 거예요. 결국 식당을 접게 됐는데 이 공간을 그냥 버릴 수 없었어요. 특히 주방이 그랬죠. 그 일념 하나로 고민하던 당시에 제가 공유오피스를 사용하고 있었는데, 그 곳에서 아이디어를 얻었어요. 이 넓은 공간을 누군가에게 제공해주고 장소는 물론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곳으로 만들고자 했어요” 애증의 공간을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는 것에는 생각보다 많은 고민이 필요했다. 가장 많은 고민이 필요했던 건 직접 식당을 하면서 겪었던 불편사항을 수정해 나가는 작업이었다. 그러다 보니 하나의 결론에 도달했다. 결국 음식을 만드는 사람, 음식관련 콘텐츠를 만드는 사람이 불편을 느끼지 않는 환경을 만들자는 것이다. ‘돈’보다는 ‘서비스’에 중점을 뒀다. “유혹이 들 때도 있죠. 쿠킹스튜디오를 처음 오픈했을 때는 이사람, 저사람 가리지 않고 막 받았죠. 하지만 이 곳에 있는 집기들이 전문가들을 위한 것들이기 때문에 사용하다가 크고 작은 부상을 입는 경우가 있었어요. 그만큼 주방이 위험한 곳이잖아요. 그래서 진짜 전문가들만을 받기로 결심한 거죠. 특히 주방 공간에 있어서는요” 사진=쿠킹스튜디오 아담 주방 공간 김은 대표는 영화 홍보·마케팅에서도 잘 알려진 베테랑이다. 불특정 다수를 공략했던 작품 마케팅과 달리 쿠킹스튜디오에는 특수한 대상이 확실히 존재한다. 김 대표는 ‘음식’과 관련해서는 초짜였기 때문에 소비자가 대체 어디 있는지, 어디서 찾아야하는지도 당최 감을 잡지도 못했다. 그렇게 방치되던 이 스튜디오를 살리기 위해 본업인 홍보·마케팅 노하우를 동원했다. 그 결과는 역시 성공적이었다. 아담이 내세운 건 ‘재활용’ ‘친환경’이었다. “대부분의 식당을 보면 한 달에 나와야 할 쓰레기양이 하루에 나오는 느낌이었어요. 이걸 줄여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조리 전후 쓰레기를 따로 분리해요. 일부 쓰레기는 퇴비로 옥상 텃밭에 사용해요. 이 공간에서 일회용으로 사용되는 건 거의 없어요. 우리가 식당을 해봤으니까 최대한 알려주려고 하죠. 초보자들이 당연히 하는 실수들에 대해서요. 냉장고 보관법, 기구 사용법, 분리수거 등등” 그러다보니 아담은 요리를 연습하고 촬영하는 공간을 넘어서 정보를 나누는 공간이 되어 있었다. 이게 바로 아담의 가장 큰 강점이다. “이 곳을 거쳐 간 사장님들이 모두 좋은 먹거리로 성공하셨으면 좋겠다”는 김 대표다. 그저 자리를 빌려주고 돈을 받는 차원이 아니다. 김 대표는 여러 고객과 함께 공간과 함께 정보를 공유하는 것이다. 그러면서 자신에 공간에 새로운 사람들의 이야기를 채우고 있다. “남편과 결혼하고 처음으로 무언가 함께 만든 공간이잖아요. 한 번의 아픔이 있었지만 이 공간에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 주면 더 의미가 있을 것 같았어요. 한 공간에 서로 다른 두 가지 이야기를 담는 셈이죠. 여기에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까지 공존하는, 그런 공간이 됐으면 해요”

[공간의 맛] 쿠킹스튜디오 아담, ‘애증’의 공간에서 ‘비움’을 배우다

박정선 기자 승인 2019.09.22 20:25 | 최종 수정 2019.09.27 14:37 의견 0
사진=쿠킹스튜디오 아담 김은 대표


공간을 공유한다는 건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장소를 내어주는 사람이나, 빌려 쓰는 사람이나 서로에 대한 신뢰가 바탕이 되어야 비로소 완성되는 것이 바로 공유 공간이다. 생판 처음 본 사람을 어떻게 믿느냐고? 그건 ‘비움’이 있어야 가능한 일이다.

“처음엔 조심스러웠죠. 집기들이 망가질까봐. 스스로 초연해지려고 하지 않으면 불가능 한 게 내 공간을 빌려주는 거더라고요. ‘하지마세요’가 아니라 ‘이렇게 해보세요’라고 말하면서 공유에 대한 부담을 덜었어요”

서울과 고양시의 경계에 우두커니 서 있는 큰 건물들. ‘창고’처럼 삭막한 분위기를 내뿜는다. 실제로 창고형 스튜디오들도 있다. 그 건물들 사이에 ‘맛’을 위한 공간을 공유하는 ‘쿠킹스튜디오 아담’도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겉모습을 보고 ‘여기가 맞나’ 싶었는데, 쿠킹스튜디오아담의 김은 대표는 통화로 재차 “일단 2층으로 들어와 보세요”라는 말을 내뱉는다. 속는 셈치고 올라간 건물의 내부는 의외의 모습이었다. 말 그대로 겉과 속이 다른 건물이다.

사진=쿠킹스튜디오 아담 카페 공간
사진=쿠킹스튜디오 아담 카페 공간

먼저 눈에 띈 곳은 편의상 ‘카페공간’이라고 불리는 휴식, 혹은 촬영을 위한 공간이다. 모던한 느낌으로 만들어진 이 공간을 지나면 대형 주방이 펼쳐진다. 족히 수백 명의 식사는 거뜬히 책임질 수 있을 것 같은 대형 들통과 냉장고, 싱크대가 오와 열을 맞춰 깔끔하게 정돈되어 있다. 아니나 다를까 이곳은 지금의 모습을 하기 전 100평정도, 쉽게 말해서 약 200명의 사람이 한꺼번에 앉아 식사를 즐길 수 있는 식당이었다.

“이 자리에서 한우전문식당을 했어요. 동네 자체가 가려진 동네이다 보니 장사에 한계가 있더라고요. 5년 전에 시작해서, 한 3년간 운영을 하는 내내 매년 사건이 터지는 거예요. 결국 식당을 접게 됐는데 이 공간을 그냥 버릴 수 없었어요. 특히 주방이 그랬죠. 그 일념 하나로 고민하던 당시에 제가 공유오피스를 사용하고 있었는데, 그 곳에서 아이디어를 얻었어요. 이 넓은 공간을 누군가에게 제공해주고 장소는 물론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곳으로 만들고자 했어요”

애증의 공간을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는 것에는 생각보다 많은 고민이 필요했다. 가장 많은 고민이 필요했던 건 직접 식당을 하면서 겪었던 불편사항을 수정해 나가는 작업이었다. 그러다 보니 하나의 결론에 도달했다. 결국 음식을 만드는 사람, 음식관련 콘텐츠를 만드는 사람이 불편을 느끼지 않는 환경을 만들자는 것이다. ‘돈’보다는 ‘서비스’에 중점을 뒀다.

“유혹이 들 때도 있죠. 쿠킹스튜디오를 처음 오픈했을 때는 이사람, 저사람 가리지 않고 막 받았죠. 하지만 이 곳에 있는 집기들이 전문가들을 위한 것들이기 때문에 사용하다가 크고 작은 부상을 입는 경우가 있었어요. 그만큼 주방이 위험한 곳이잖아요. 그래서 진짜 전문가들만을 받기로 결심한 거죠. 특히 주방 공간에 있어서는요”

사진=쿠킹스튜디오 아담 주방 공간
사진=쿠킹스튜디오 아담 주방 공간

김은 대표는 영화 홍보·마케팅에서도 잘 알려진 베테랑이다. 불특정 다수를 공략했던 작품 마케팅과 달리 쿠킹스튜디오에는 특수한 대상이 확실히 존재한다. 김 대표는 ‘음식’과 관련해서는 초짜였기 때문에 소비자가 대체 어디 있는지, 어디서 찾아야하는지도 당최 감을 잡지도 못했다. 그렇게 방치되던 이 스튜디오를 살리기 위해 본업인 홍보·마케팅 노하우를 동원했다. 그 결과는 역시 성공적이었다. 아담이 내세운 건 ‘재활용’ ‘친환경’이었다.

“대부분의 식당을 보면 한 달에 나와야 할 쓰레기양이 하루에 나오는 느낌이었어요. 이걸 줄여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조리 전후 쓰레기를 따로 분리해요. 일부 쓰레기는 퇴비로 옥상 텃밭에 사용해요. 이 공간에서 일회용으로 사용되는 건 거의 없어요. 우리가 식당을 해봤으니까 최대한 알려주려고 하죠. 초보자들이 당연히 하는 실수들에 대해서요. 냉장고 보관법, 기구 사용법, 분리수거 등등”

그러다보니 아담은 요리를 연습하고 촬영하는 공간을 넘어서 정보를 나누는 공간이 되어 있었다. 이게 바로 아담의 가장 큰 강점이다. “이 곳을 거쳐 간 사장님들이 모두 좋은 먹거리로 성공하셨으면 좋겠다”는 김 대표다. 그저 자리를 빌려주고 돈을 받는 차원이 아니다. 김 대표는 여러 고객과 함께 공간과 함께 정보를 공유하는 것이다. 그러면서 자신에 공간에 새로운 사람들의 이야기를 채우고 있다.

“남편과 결혼하고 처음으로 무언가 함께 만든 공간이잖아요. 한 번의 아픔이 있었지만 이 공간에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 주면 더 의미가 있을 것 같았어요. 한 공간에 서로 다른 두 가지 이야기를 담는 셈이죠. 여기에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까지 공존하는, 그런 공간이 됐으면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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