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추네 '냉동삼겹살'과 오뎅식당 '부대찌개 라면' 상품. 사진=김성준 기자 최근 유명 맛집 레시피를 활용한 레스토랑 간편식(RMR) 제품 출시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전국 각지에 있는 맛집을 찾아가고 다시 줄 서서 기다리는 수고를 겪는 대신, 맛집 대표 메뉴를 집에서 간편하게 즐기려는 소비자가 늘고 있기 때문인데요. 편의점 업계에서도 특유의 접근성을 살려 소비자가 전국 어디서나 유명 메뉴를 접할 수 있도록 한다는 전략을 내세우고 있습니다. CU도 지난 2021년 출시한 ‘요리버리’ 3종을 시작으로 RMR 상품을 꾸준히 선보이고 있습니다. 지난해에도 6개 맛집과 16종의 RMR 상품을 출시했고, 올해에는 토끼정, 리춘시장 등과 협업한 제품을 선보여 각각 50만개가 넘는 판매량을 기록하기도 했죠. 이번에는 유명 냉동삼겹살 맛집 ‘후추네’, 원조 부대찌개 맛집 ‘오뎅식당’과 협업한 제품을 선보였습니다. ◆RMR로 만나는 냉동삼겹살과 부대찌개 후추네 냉동삼겹살(왼쪽)과 오뎅식당 부대찌개 라면 내용물. 사진=김성준 기자 CU는 후추네와 덮밥과 김밥류 등 5종, 오뎅식당과 부대찌개 라면과 덮밥 2종을 출시했는데요. 이중 ‘후추네 냉동삼겹살’과 ‘오뎅식당 부대찌개라면’을 골랐습니다. 다이어트에는 굉장히 해로울 듯한 조합이지만 원래 몸에 안 좋은 음식이 더 맛있는 법이죠. ‘후추네 냉동삼겹살’은 소포장 정육류 상품으로 후추네 대표 메뉴인 냉동 삼겹살을 옮겨 담았습니다. 보통 고깃집 1인분 기준인 180g 용량으로 ‘후추네’에 걸맞게 후추가 동봉돼 있습니다. ‘오뎅식당 부대찌개라면’은 큰 컵 크기의 용기면으로 전자레인지 조리를 추천하는 점이 눈에 띕니다. 상품 패키지는 해당 식당 특유의 상표를 바탕으로 디자인해 쉽게 알아볼 수 있었습니다. 삼겹살을 고를 때 가장 눈여겨보는 부분이 지방과 살코기의 비율일 텐데요. 후추네 냉동삼겹살은 전체적으로 적당한 비율을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미리 썰어놓은 냉동삼겹살의 특성상 모든 조각에 지방이 고르게 분포하진 않긴 했지만, 이 때문에 오히려 살코기 비율이 더 높아 보일 정도였습니다. 냉동이지만 너무 꽁꽁 얼어붙어 있지 않은 상태라서 붙어 있는 조각들을 떼어내는 데에도 큰 불편함은 없었습니다. 부대찌개 라면은 면과 분말스프, 건더기 조합으로 평범한 용기면의 구성을 따르고 있습니다. 용기 밑바닥에 깔린 건더기 중 햄이 도드라질 만큼 풍부하게 들어간 점 정도가 눈에 띕니다. 냉동삼겹살은 에어프라이어와 후라이팬으로 각각 조리하고, 부대찌개 라면은 끓는 물을 표시선까지 부은 후 전자레인지에 3분간 데우는 조리법을 사용했습니다. 에어프라이어의 경우 안내된 조리 시간을 그대로 따르기보다 사용하는 제품에 맞게 시간을 조절하는 편을 추천드립니다. ◆기본에 충실한 고기, 독특함 살린 국물맛 후추네 냉동삼겹살(왼쪽)과 오뎅식당 부대찌개 라면을 조리한 모습. 사진=김성준 기자 사실 냉동삼겹살은 RMR로 개발한다고 해도 특별한 차별점을 주기 힘든 메뉴입니다. 후추네 냉동삼겹살도 후추를 뿌려 굽는 특유의 레시피를 차용했다는 점을 제외하면 고기 자체에서 큰 차이점을 느끼진 못했습니다. 대신 고기 본연의 품질에 충실하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두껍지도 얇지도 않은 두께는 조리 후에도 삼겹살의 부드러운 식감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합니다. 냉동삼겹살이 조리 과정에서 자칫 튀겨지기 십상인 점, 너무 두꺼우면 익히는데 시간이 길게 소요된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딱 적당한 수준입니다. 후라이팬으로 조리한 경우 좀더 촉촉하고 부드러운 식감을, 에어프라이어로 조리한 경우 바삭하면서 담백한 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냉동삼겹살에 후추를 뿌린 단순한 레시피지만 이미 ‘후추네’에서 검증된 조합인 만큼 소금이나 쌈장 등 양념장 없이도 충분히 고기 맛을 즐길 수 있었습니다. 특히 돼지고기 특유의 잡내가 거의 나지 않는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는데요. 좋은 고기를 썼다는 게 느껴졌습니다. 부대찌개 라면은 크게 자극적이지 않은 라면 냄새 사이로 흐릿한 햄향이 가미돼 있습니다. 국물은 일단 얼큰한 편이지만, 국물을 삼킨 뒤 살짝 아린 맛이 감도는 정도로 아주 맵지는 않습니다. 깔끔하고 시원한 맛을 바탕으로 부대찌개의 햄맛이 쌓아올려져 있는 느낌인데요. 용기면이라는 한계 속에서도 텁텁하거나 짜지 않은 부대찌개 맛을 구현한 느낌입니다. 면발은 비교적 얇은 편인데, 전자렌지 조리를 통해 쫄깃하면서 말랑한 식감을 맛볼 수 있습니다. 독특한 국물맛이 더해져 마치 부대찌개에 넣은 당면 사리 맛을 떠올리게 했습니다. ◆거리 제약 없이 ‘맛집 메뉴’ 느낄 수 있도록 레스토랑 간편식이라 해서 특별한 맛을 기대했다면 실망할 수 있겠지만, 두 상품 모두 집에서 간편히 한 끼를 즐기기엔 부족함이 없었습니다. 맛집 본연의 맛을 그대로 느낄 순 없지만 적어도 같은 메뉴를 먹는다는 기분은 충분히 낼 수 있었죠. 그렇다고 동종제품과 비교해 맛이 뒤떨어지는 편도 아닙니다. 다만 냉동 삼겹살의 경우 간편하게 소분된 1인분이라는 점을 제외하면 차별화면에선 조금 아쉽게 느껴졌습니다. 아직까지 CU 매장에서 쉽게 만날 수 없었단 점도 아쉬운 부분입니다. 실제 경기도 인근 10여 CU점을 방문했으나 이번에 출시한 RMR 신상품을 구비한 곳은 단 하나도 없었습니다. 원하는 상품을 구매하기 위해 여러 편의점을 돌아다녀야 한다면 ‘집 앞 맛집’이란 개념이 무색해질 수밖에 없겠죠. 상품 종류가 많고 신상품 출시도 잦은 편의점 특성상 어쩔 수 없겠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아쉬움이 느껴집니다. CU는 수도권에 편중된 맛집 요리를 전국 점포에 출시함으로써 전국 어디서나 유명 레스토랑 요리를 편의점에서 즐길 수 있도록 한다는 목표를 세웠는데요. 이를 위해 앞으로도 유명 레스토랑과 협업해 RMR 상품을 꾸준히 출시할 예정입니다. CU가 집 앞 ‘맛집 플랫폼’으로서 선보일 다른 이색 메뉴들도 기대해봅니다.

[김성준의 도시락] CU가 선보인 ‘맛집 메뉴’…이번엔 후추네·오뎅식당

CU, 후추네·오뎅식당 협업한 레스토랑 간편식 7종 출시
고기 본질에 집중한 냉동삼겹살, 독특한 국물맛 담은 부대찌개 라면
거리 제약 없이 ‘맛집 메뉴’ 느끼도록…집 앞 ‘맛집 플랫폼’ 자리매김

김성준 기자 승인 2023.12.27 17:13 의견 0
후추네 '냉동삼겹살'과 오뎅식당 '부대찌개 라면' 상품. 사진=김성준 기자

최근 유명 맛집 레시피를 활용한 레스토랑 간편식(RMR) 제품 출시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전국 각지에 있는 맛집을 찾아가고 다시 줄 서서 기다리는 수고를 겪는 대신, 맛집 대표 메뉴를 집에서 간편하게 즐기려는 소비자가 늘고 있기 때문인데요. 편의점 업계에서도 특유의 접근성을 살려 소비자가 전국 어디서나 유명 메뉴를 접할 수 있도록 한다는 전략을 내세우고 있습니다.

CU도 지난 2021년 출시한 ‘요리버리’ 3종을 시작으로 RMR 상품을 꾸준히 선보이고 있습니다. 지난해에도 6개 맛집과 16종의 RMR 상품을 출시했고, 올해에는 토끼정, 리춘시장 등과 협업한 제품을 선보여 각각 50만개가 넘는 판매량을 기록하기도 했죠. 이번에는 유명 냉동삼겹살 맛집 ‘후추네’, 원조 부대찌개 맛집 ‘오뎅식당’과 협업한 제품을 선보였습니다.

◆RMR로 만나는 냉동삼겹살과 부대찌개

후추네 냉동삼겹살(왼쪽)과 오뎅식당 부대찌개 라면 내용물. 사진=김성준 기자

CU는 후추네와 덮밥과 김밥류 등 5종, 오뎅식당과 부대찌개 라면과 덮밥 2종을 출시했는데요. 이중 ‘후추네 냉동삼겹살’과 ‘오뎅식당 부대찌개라면’을 골랐습니다. 다이어트에는 굉장히 해로울 듯한 조합이지만 원래 몸에 안 좋은 음식이 더 맛있는 법이죠.

‘후추네 냉동삼겹살’은 소포장 정육류 상품으로 후추네 대표 메뉴인 냉동 삼겹살을 옮겨 담았습니다. 보통 고깃집 1인분 기준인 180g 용량으로 ‘후추네’에 걸맞게 후추가 동봉돼 있습니다. ‘오뎅식당 부대찌개라면’은 큰 컵 크기의 용기면으로 전자레인지 조리를 추천하는 점이 눈에 띕니다. 상품 패키지는 해당 식당 특유의 상표를 바탕으로 디자인해 쉽게 알아볼 수 있었습니다.

삼겹살을 고를 때 가장 눈여겨보는 부분이 지방과 살코기의 비율일 텐데요. 후추네 냉동삼겹살은 전체적으로 적당한 비율을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미리 썰어놓은 냉동삼겹살의 특성상 모든 조각에 지방이 고르게 분포하진 않긴 했지만, 이 때문에 오히려 살코기 비율이 더 높아 보일 정도였습니다. 냉동이지만 너무 꽁꽁 얼어붙어 있지 않은 상태라서 붙어 있는 조각들을 떼어내는 데에도 큰 불편함은 없었습니다.

부대찌개 라면은 면과 분말스프, 건더기 조합으로 평범한 용기면의 구성을 따르고 있습니다. 용기 밑바닥에 깔린 건더기 중 햄이 도드라질 만큼 풍부하게 들어간 점 정도가 눈에 띕니다. 냉동삼겹살은 에어프라이어와 후라이팬으로 각각 조리하고, 부대찌개 라면은 끓는 물을 표시선까지 부은 후 전자레인지에 3분간 데우는 조리법을 사용했습니다. 에어프라이어의 경우 안내된 조리 시간을 그대로 따르기보다 사용하는 제품에 맞게 시간을 조절하는 편을 추천드립니다.

◆기본에 충실한 고기, 독특함 살린 국물맛

후추네 냉동삼겹살(왼쪽)과 오뎅식당 부대찌개 라면을 조리한 모습. 사진=김성준 기자

사실 냉동삼겹살은 RMR로 개발한다고 해도 특별한 차별점을 주기 힘든 메뉴입니다. 후추네 냉동삼겹살도 후추를 뿌려 굽는 특유의 레시피를 차용했다는 점을 제외하면 고기 자체에서 큰 차이점을 느끼진 못했습니다. 대신 고기 본연의 품질에 충실하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두껍지도 얇지도 않은 두께는 조리 후에도 삼겹살의 부드러운 식감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합니다. 냉동삼겹살이 조리 과정에서 자칫 튀겨지기 십상인 점, 너무 두꺼우면 익히는데 시간이 길게 소요된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딱 적당한 수준입니다.

후라이팬으로 조리한 경우 좀더 촉촉하고 부드러운 식감을, 에어프라이어로 조리한 경우 바삭하면서 담백한 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냉동삼겹살에 후추를 뿌린 단순한 레시피지만 이미 ‘후추네’에서 검증된 조합인 만큼 소금이나 쌈장 등 양념장 없이도 충분히 고기 맛을 즐길 수 있었습니다. 특히 돼지고기 특유의 잡내가 거의 나지 않는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는데요. 좋은 고기를 썼다는 게 느껴졌습니다.

부대찌개 라면은 크게 자극적이지 않은 라면 냄새 사이로 흐릿한 햄향이 가미돼 있습니다. 국물은 일단 얼큰한 편이지만, 국물을 삼킨 뒤 살짝 아린 맛이 감도는 정도로 아주 맵지는 않습니다. 깔끔하고 시원한 맛을 바탕으로 부대찌개의 햄맛이 쌓아올려져 있는 느낌인데요. 용기면이라는 한계 속에서도 텁텁하거나 짜지 않은 부대찌개 맛을 구현한 느낌입니다. 면발은 비교적 얇은 편인데, 전자렌지 조리를 통해 쫄깃하면서 말랑한 식감을 맛볼 수 있습니다. 독특한 국물맛이 더해져 마치 부대찌개에 넣은 당면 사리 맛을 떠올리게 했습니다.

◆거리 제약 없이 ‘맛집 메뉴’ 느낄 수 있도록

레스토랑 간편식이라 해서 특별한 맛을 기대했다면 실망할 수 있겠지만, 두 상품 모두 집에서 간편히 한 끼를 즐기기엔 부족함이 없었습니다. 맛집 본연의 맛을 그대로 느낄 순 없지만 적어도 같은 메뉴를 먹는다는 기분은 충분히 낼 수 있었죠. 그렇다고 동종제품과 비교해 맛이 뒤떨어지는 편도 아닙니다. 다만 냉동 삼겹살의 경우 간편하게 소분된 1인분이라는 점을 제외하면 차별화면에선 조금 아쉽게 느껴졌습니다.

아직까지 CU 매장에서 쉽게 만날 수 없었단 점도 아쉬운 부분입니다. 실제 경기도 인근 10여 CU점을 방문했으나 이번에 출시한 RMR 신상품을 구비한 곳은 단 하나도 없었습니다. 원하는 상품을 구매하기 위해 여러 편의점을 돌아다녀야 한다면 ‘집 앞 맛집’이란 개념이 무색해질 수밖에 없겠죠. 상품 종류가 많고 신상품 출시도 잦은 편의점 특성상 어쩔 수 없겠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아쉬움이 느껴집니다.

CU는 수도권에 편중된 맛집 요리를 전국 점포에 출시함으로써 전국 어디서나 유명 레스토랑 요리를 편의점에서 즐길 수 있도록 한다는 목표를 세웠는데요. 이를 위해 앞으로도 유명 레스토랑과 협업해 RMR 상품을 꾸준히 출시할 예정입니다. CU가 집 앞 ‘맛집 플랫폼’으로서 선보일 다른 이색 메뉴들도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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