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이 아파트 외 주택 임차인을 대상으로 한 전세자금대출을 중단하려다 서민 주거 대출부터 줄인다는 비판에 중단 계획을 보류했다. 미래를 함께하는 따뜻한 금융이라는 슬로건이 무색해졌다. 지난 12일 업계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다세대 빌라, 단독·다가구주택 등 비(非)아파트 전세자금대출을 15일부터 중단한다는 공문을 일선 지점에 내려 보냈다. 신한은행은 한정된 대출재원을 ‘코로나19’ 피해기업과 소상공인 지원 등에 우선적으로 공급하기 위한 목적이었다는 설명이다. 비(非)아파트 전세자금대출 중단 철회 (사진=신한은행 홈페이지 캡쳐) 이런 방침이 알려지자 신한은행을 향한 손가락질이 이어졌다. 다세대 빌라, 단독·다세대가구 등은 주로 서민들이 사는 주거형태로 경기가 어려워지는 상황에서 서민 대출상품을 먼저 중단하는 게 맞느냐는 지적이다. 가뜩이나 경제가 어려워진 시점에 대출을 늘리기는커녕 손을 뻗지도 못하게 막아버리는 건 아니지 않느냐는 것이다. 뒤늦게 신한은행은 대출 중단 방침을 철회하고 나섰다. 하지만 이미 내뱉은 말을 주워 담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특히 신한은행이 내세운 코로나19 재원이라는 핑계에 더 의아한 분위기다. 소상공인 지원 자금은 기업대출이고 전세자금은 가계대출로 명백히 다른 항목으로 구분되는데다 아파트 대출은 쏙 빼놓고 다세대·다가구 주택만 제한하려 했다는 점이다. 은행의 기본 수익구조는 예대마진이다. 수익을 내기 위해선 상황에 따라 대출 금리나 한도 등 조정할 수는 있다. 하지만 위험부담 끌어안고 손해는 보지 않겠다는 심산이었을까. 정부의 주택담보대출 규제에 전세수요가 늘어난 상황에서 아파트 대비 리스크가 높은 다세대‧다가구만 대출을 제한하려했다는 것은 따뜻한 금융이 아닌 서민을 차갑게 돌아선 냉정한 모습으로 보인다. 저금리, 코로나19 등 어렵다, 어렵다 하는 현시점에 신한은행의 선택은 너무 섣불렀다는 생각이 든다. 어려울 때 손 내밀어 주는 친구가 진짜 친구라고 하는데 말이다.

[주가영의 따져보기] "서민 주거대출 안하겠다" 따뜻한 금융 외치던 신한은행, 손해 보기는 싫었나

아파트 대비 리스크가 높은 다세대·다가구만 대출만 제한하려다 철회

주가영 기자 승인 2020.05.13 10:44 | 최종 수정 2020.05.13 11:00 의견 0

신한은행이 아파트 외 주택 임차인을 대상으로 한 전세자금대출을 중단하려다 서민 주거 대출부터 줄인다는 비판에 중단 계획을 보류했다. 미래를 함께하는 따뜻한 금융이라는 슬로건이 무색해졌다.

지난 12일 업계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다세대 빌라, 단독·다가구주택 등 비(非)아파트 전세자금대출을 15일부터 중단한다는 공문을 일선 지점에 내려 보냈다. 신한은행은 한정된 대출재원을 ‘코로나19’ 피해기업과 소상공인 지원 등에 우선적으로 공급하기 위한 목적이었다는 설명이다.

비(非)아파트 전세자금대출 중단 철회 (사진=신한은행 홈페이지 캡쳐)


이런 방침이 알려지자 신한은행을 향한 손가락질이 이어졌다. 다세대 빌라, 단독·다세대가구 등은 주로 서민들이 사는 주거형태로 경기가 어려워지는 상황에서 서민 대출상품을 먼저 중단하는 게 맞느냐는 지적이다. 가뜩이나 경제가 어려워진 시점에 대출을 늘리기는커녕 손을 뻗지도 못하게 막아버리는 건 아니지 않느냐는 것이다.

뒤늦게 신한은행은 대출 중단 방침을 철회하고 나섰다. 하지만 이미 내뱉은 말을 주워 담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특히 신한은행이 내세운 코로나19 재원이라는 핑계에 더 의아한 분위기다. 소상공인 지원 자금은 기업대출이고 전세자금은 가계대출로 명백히 다른 항목으로 구분되는데다 아파트 대출은 쏙 빼놓고 다세대·다가구 주택만 제한하려 했다는 점이다.

은행의 기본 수익구조는 예대마진이다. 수익을 내기 위해선 상황에 따라 대출 금리나 한도 등 조정할 수는 있다. 하지만 위험부담 끌어안고 손해는 보지 않겠다는 심산이었을까. 정부의 주택담보대출 규제에 전세수요가 늘어난 상황에서 아파트 대비 리스크가 높은 다세대‧다가구만 대출을 제한하려했다는 것은 따뜻한 금융이 아닌 서민을 차갑게 돌아선 냉정한 모습으로 보인다.

저금리, 코로나19 등 어렵다, 어렵다 하는 현시점에 신한은행의 선택은 너무 섣불렀다는 생각이 든다. 어려울 때 손 내밀어 주는 친구가 진짜 친구라고 하는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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