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웅제약(자료=연합뉴스)
대웅제약 윤재승 전 회장은 직원에게 폭언과 욕설을 일삼다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인물이다. 최근에는 그가 회사를 경영하던 당시 타 제약사들에도 소송으로 갑질을 해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2013년 대웅제약이 특허를 가졌던 위장약 알비스 특허가 만료되자 파비스제약이 제네릭을 개발했다. 당시 파비스제약은 대웅제약의 특허를 침해하지 않고 문제없이 제네릭을 발매한 상태였다. 대웅제약도 이를 알고 있었으나 자사 제품 판매 촉진을 위해 파비스제약을 상대로 소송에 돌입했다.
그러면서 병원 등 거래처에 파비스제약에 대한 악의적 소문을 퍼뜨렸다. 이렇게 파비스제약의 영업을 방해하기 위한 목적으로 대웅제약은 2년 동안 시간을 끌 목적으로 소송을 이어갔다. 소송 과정에서 끝이 보이면 관련 없는 보고서를 제출해 재판 선고를 미루는 등 수법을 쓴 것이다.
결국 해당 소송은 2015년 대웅제약의 패소로 끝이 났지만 이미 파비스제약은 큰 피해를 본 뒤였다.
대웅제약은 이어 알비스 후속작 알비스D를 내놨다. 알비스D는 출시 전 이미 특허를 취득했는데 허위데이터를 통해 얻어낸 것이었다.
당시 윤 전 회장은 직원들에게 생동성 실험 데이터도 부족했던 알비스D에 대한 특허 취득을 무리하게 요구했다. 이에 직원들은 급작스레 데이터를 3건에서 5건으로 늘리고, 세부수치를 조작하는 등 데이터를 허위로 보고했다.
이런 방식으로 대웅제약은 알비스D 특허를 취득했다. 그 후 안국약품이 해당 의약품 제네릭을 내놓자 파비스제약에게 했던 방식대로 특허침해금지 소송을 걸었다.
그러나 안국약품은 당하고만 있지 않았다. 이들이 대웅제약의 데이터 조작 혐의를 걸고넘어지자 대웅 측은 다급하게 소송을 종결시켰다.
이처럼 경쟁사들을 대상으로 특허 갑질을 일삼던 대웅제약은 지난 2017년 공정위가 실시한 제약·바이오 분야 특허권 남용 관행 실태점검에서 덜미를 잡혔다. 공정위는 대웅제약이 경쟁 제약사를 상대로 부당하게 특허 침해 소송을 제기해 복제약 출시를 방해했다고 보고 조사에 나선 것이다.
당시 공정위는 특허권 남용 케이스를 다루는 게 처음이라 제재 수위를 예상할 수 없다는 입장이었다. 어제 대웅제약의 혐의가 사실로 드러나면서 이들에게 내려진 처벌은 과징금 23억원이었다. 지난해에도 연간 매출액 1조원대 매출을 달성한 대웅제약에는 솜방망이처벌에 불과하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대웅제약이 악의적인 소송을 진행하면서 중소기업인 파비스제약에 미친 영향은 너무 무겁다. 당시 파비스제약은 해당 소송으로 이미지에 심각한 타격을 입게 됐고 액수로 환산할 수 없는 손해를 봤다는 게 업계 관계자 증언이다.
대웅제약과 윤재승 전 회장이 자사보다 규모가 작은 제약사, 자신보다 직급이 낮은 직원들에게 갑질을 일삼았다는 의혹이 사실로 밝혀졌다. 이 같은 사실이 외부로 알려지면서 중소기업으로 시작해 보툴리눔톡신 개발 외길만 걸어온 메디톡스와 진행하고 있는 소송에도 다시 관심이 모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