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학교폭력이 일어나는 현장에서 아이들이 모두 함께 "멈춰"라고 외쳐주면 효과가 있다는 한 영상이 최근 일종의 밈이 됐다. 영상 속 어색한 상황이 숱한 패러디를 낳으면서 개그 소재가 됐지만 영상이 시사하는 바는 적지 않다. 다 같이 멈추라고 외치면 멈추게 된다는 것이다. 방관자 없이 함께 잘못된 행위에 강력한 목소리를 내면 변화가 일어난다.
문재인 정부가 4·7 재·보궐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참패 이후 부동산 실책에 대한 조정에 들어갔다. 그동안 논란이 된 1주택 보유세와 대출규제 완화 검토에 나선 것이다.
그동안 정부는 1주택 보유자에 대한 세금이 과도하다거나 대출규제에 발묶인 서민들의 사례에 투기수요 근절이라는 명분을 앞세웠다. 부동산 대책의 큰틀 안에서 별다른 변화를 주지 않았다.
미세한 변화조차 부동산 대책과 관련한 정부 기조가 흔들릴 수 있다는 전제아래 부동산 규제 악셀을 꾸준히 밟아왔다. 부동산 정책 문제점을 지적하는 청와대 청원과 전문가들의 우려가 잇따랐지만 문재인 정부는 강성 지지층을 믿고 전진만을 거듭했다.
정부와 집권 여당은 공급 확대와 강력한 부동산 규제로 집값이 겨우 안정화 됐다고 자평했으나 보유세 폭탄, LH 땅투기 사태, 공시가 논란 등이 잇따라 터지면서 부동산 정책에 대한 신뢰가 땅에 떨어졌다.
결정적으로 4·7 재·보궐선거에서 민심이 분출됐다. 문재인 정부와 집권여당에 집단적으로 "멈춰"를 외친 것이다.
제동을 건 표심에 정부는 결국 멈춰서서 뒤를 돌아보기 시작했다. 민심 달래기에 나선 정부는 논란이 된 1주택 보유자에 대한 세금과 대출 규제 완화 등을 손댈 것이라고 예고했다.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이 있다. 일부 가시적인 성과와 청사진만을 그리며 앞만 보고 달려온 부동산 정책이 바로 그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