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트루다.사진=한국MSD
글로벌 매출 1위 의약품인 면역항암제 키트루다의 물질특허가 2028년 6월 만료를 앞둔 가운데 국내 기업들의 바이오시밀러 개발 경쟁에 기대감이 모이고 있다. 임상을 빠르게 마무리할수록 특허 만료와 동시에 시장에 진입해 선점효과를 누릴 수 있어 다양한 임상전략을 펼치고 있다.
21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현재 국내 기업 중 삼성바이오에피스와 셀트리온이 키트루다의 바이오시밀러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들 기업은 각각 다양한 국가에서 임상 3상을 진행하며 빠른 시장 진입을 준비중이다. 우선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지난해 4월부터 키트루다 바이오시밀러 후보물질 SB27에 대한 다국가 임상 3상을 진행중이다. 14개 국가에서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환자 616명을 모집해 SB27과 오리지널 의약품의 유효성, 안전성, 약동학 등을 비교한다.
SB27은 삼성바이오에피스의 11번째 바이오시밀러 파이프라인으로 이번 임상은 미국과 유럽을 포함한 다국가 고형암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된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같은해 1월부터 한국을 포함한 글로벌 4개 국가에서 비소세포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SB27 임상 1상도 진행 중이다. 임상 1상과 3상을 병행하는 '오버랩'(overlap) 전략을 통해 전체 임상 기간을 단축해 2028년 키트루다 특허 만료 이전에 개발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셀트리온의 경우 키트루다 바이오시밀러 후보물질 CT-P51 미국 임상 3상을 지난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승인받아 진행중이다. 유럽(EMA)에도 임상 3상 계획을 신청했다. 지난 4월에는 국내 임상 3상도 승인받았다.
이들 기업이 키트루다 바이오시밀러 임상에 뛰어든 것은 키트루다가 2023년 글로벌 매출액 1위를 차지한 약물이기 때문이다. 키트루다는 2023년 지난 10여년 간 단일 단일 의약품 기준 매출액 1위를 기록하던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휴미라를 제치고 약 43조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1위 기록을 갈아치웠다. 키트루다는 면역관문 억제제로 체내에서 면역을 담당하는 T세포의 표면에 있는 PD-1 단백질을 억제한다. 이를 통해 암세포가 발현하는 PD-L1 수용체와의 결합을 막아 자가면역반응으로 암세포를 사멸시킨다.
키트루다는 암세포가 면역세포를 속이는 것을 방해하는 약물로 특정 암에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암종에서 효능을 나타낸다. 또 병용 치료 임상을 통해 수십 개의 암종에서 적응증을 획득했다. 국내에서도 흑색종, 비소세포폐암, 두경부암 등 20개 이상의 적응증을 보유했다. 사실상 거의 모든 암에 처방이 가능하다는 평가다. 올해 키트루다의 처방액은 44조를 넘어서 설 것으로 전망된다. 키트루다 개발사인 MSD는 특허만료에 대비해 국내기업인 알테오젠과 협력해 SC(피하주사) 제형 전환 기술인 ‘ALT-B4’를 활용한 키트루다SC를 개발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바이오에피스와 셀트리온이 시장선점을 위해 키트루다 바이오시밀러 임상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며 “원 개발사인 MSD 역시 후발주자를 막기위한 전략을 펼치면서 시장 진입 경쟁은 더 심화될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