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hc 매장 (사진=bhc)
파죽지세다. bhc치킨이 독자경영을 한 지 8년만에 종합외식기업으로 도약에 힘찬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다만 도약을 위해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는 남았다.
bhc그룹은 최근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 한국법인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아웃백 최대주주인 국내 사모펀드(PEF) 스카이레이크에쿼티파트너스는 최근 bhc그룹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고 이를 통보했다. 지난달 25일 본입찰을 실시한 지 약 한 달 만이다.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bhc그룹이 2000억 원대에 아웃백 지분 100%를 인수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아웃백 인수전에는 bhc그룹과 대신PE-유안타 인베스트먼트 컨소시엄 등 2곳이 참여했지만 외식업을 전문으로 하는 bhc그룹이 가격과 인수적격성에서 경쟁사보다 높은 점수를 받았다.
bhc그룹은 지난 2013년 분리된 bhc치킨을 주축으로 창고43, 큰맘할매순대국, 그램그램, 불소식당 등을 인수하며 외식 사업으로 영역을 확장했다.
bhc치킨은 현재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 2위를 달리고 있다. 유통업계가 코로나19에 신음해도 bhc는 승승장구했다. 지난해 매출은 4004억원이다. 치킨업계에서 매출 4,000억 원을 넘은 기업은 bhc치킨과 교촌치킨 단 두 곳뿐이다. 이는 2013년 매출 826억 원에서 약 5배로 증가한 수치다.
박현종 bhc그룹 회장은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날 “올해도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를 통해 종합외식기업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bhc치킨의 비약적인 성장은 전문경영, 투명경영, 상생경영, 원칙경영 등 bhc만의 경영 철학을 연구개발과 마케팅, 생산, 물류 등 모든 사업분야에서 이를 실천했기 때문이다.
독자경영을 시작한 bhc치킨은 당시 전문경영인인 박현종 회장을 영입해 외식 프랜차이즈 업계의 주먹구구식 경영 관행의 비합리성을 제거하고 운영의 효율성을 극대화했다. 또한 선택과 집중을 통해 연구개발과 물류 및 생산시설에 과감한 투자를 단행하는 등 변화와 혁신을 추진했다.
전문경영인으로 bhc치킨을 진두지휘한 박현종 회장은 지난 2018년 bhc 그룹을 경영자매수방식으로 인수, 오너 겸 최고경영자로 변신했다. 이를 통해 박 회장은 평소에 강조해온 임직원 및 가맹점과 희로애락을 함께하며 성장하는 기업 문화를 더욱 책임 있는 위치에서 실천하는 책임 경영을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다.
하지만 박현종 bhc 회장이 해결해야 할 과제가 아직 남아 있다.
현재 박 회장은 경쟁사 BBQ의 내부 전산망에 불법 접속한 혐의에 대해 재판 중이다. 박 회장은 2015년 7월 3일 서울 송파구 신천동 bhc 본사에서 BBQ 직원 2명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도용해 BBQ 내부 전산망을 접속한 혐의를 받고 있다.
BBQ는 자회사였던 bhc를 2013년 외국계 사모펀드에 매각하면서 bhc와 최단 10년, 최장 15년 간 상품공급 계약을 맺었다. 그러나 BBQ가 bhc와의 물류용역 및 상품공급 계약을 2017년에 파기하면서 법정 싸움이 시작됐다.
지난 5월엔 bhc가 BBQ를 상대로 낸 535억여원 규모의 상품 공급대금 등 청구 소송 항소심 첫 심리가 열렸다. bhc는 BBQ가 10년 동안 소스 등을 공급하기로 계약하고는 일방적으로 해지해 손해가 발생했다며 535억원의 상품공급대금 등 청구 소송을 냈다.
이에 BBQ는 bhc 직원들이 BBQ 내부전산망에 불법적으로 접속해 신 메뉴 개발 정보 등 영업 비밀을 불법으로 취득했다며 신뢰 관계를 파괴했다고 맞섰다.
1심 재판부는 “BBQ가 bhc에 290억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bhc는 지난 5월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가맹사업법 위반행위에 대해 시정명령도 받았다.
공정위에 따르면 bhc는 '전국비에이치씨가맹점협의회(이하 bhc협의회)' 설립과 활동을 주도한 울산옥동점 등 7개 가맹점에 대해 정당한 이유 없이 계약을 즉시 해지했다.
bhc협의회는 2018년 8월경부터 단체회장 등 주요 간부를 중심으로 BHC로부터 공급받는 계육·해바라기유의 품질 및 가격 등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bhc가 가맹점에게 냉동육을 공급했으며 올레산 함량이 낮은 해바라기유를 고가에 판매하고 있다는 점이 주요 골자였다.
이에 bhc는 협의회 활동을 주도한 울산옥동점 등 7개 가맹점사업자에 대해 허위사실 유포로 가맹본부의 명예·신용을 뚜렷이 훼손했다는 이유로 계약을 즉시 해지했다.
독자경영 8년만에 승승장구하는 bhc는 호사다마라는 사자성어를 잊어서는 안 된다. 소비자들에게 각인된 이미지가 무엇보다도 중요한 만큼 현재까지 달려왔던 길을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경쟁사와의 끝나지 않은 치킨 전쟁 그리고 가맹점주들과의 원만한 관계 등의 문제가 완전히 매듭짓지 않는다면 매출 호조도 언제까지 이어지리라 장담할 수 없다.
업계 2위를 넘어 그 이상의 목표점을 달려가는 bhc가 남은 과제를 잘 해결하고 한 단계 도약할지 앞으로 행보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