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주도의 OPEC+의 자발적 감산 결정에도 불구하고 유가가 배럴당 60달러대에 진입했다. 이런 상황에서 일각에선 사우디가 증산으로 선회 가능성도 제기한다. 감산에도 불구하고 유가 상승이 어려울 경우 오히려 사우디가 증산을 통한 점유율 확대에 나설 수 있다는 논리다. 즉, 사우디가 원유 증산을 통해 미국은 물론 OPEC+ 회원국과도 치킨게임을 할 수 있다는 것. 전문가들 역시 이 같은 시나리오를 배제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최근 중국 등 글로벌 경기둔화 우려가 부각되면서 국제유가는 급락세다. 6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내년 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 종가는 배럴당 69.38달러로 전날 종가 대비 2.94달러(4.1%) 하락, 배럴당 70달러 밑으로 떨어졌다. WTI 선물 가격이 배럴당 70달러 밑으로 떨어진 것은 지난 7월3일 이후 5개월 만이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내년 1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도 전 거래일 종가 대비 2.9달러(3.8%) 내린 배럴당 74.30달러로 마감했다. 지난달 30일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비OPEC 주요 산유국 협의체인 'OPEC+가 발표한 자발적 감산에 대한 회의적인 전망이 확산하면서 국제유가는 하락세를 이어갔다. 미국 에너지 업계가 원유 생산량을 늘린데다 중국의 경기둔화 우려로 원유 수요 감소 기대가 커진 게 국제 유가를 끌어내렸다. 과연 유가 60달러대 안착은 가능할까. 증권가에선 치킨게임 여부에 달렸다는 분석을 내놨다. 하이투자증권은 7일 보고서를 통해 "효과가 의문시되는 사우디 감산정책과 사우디 경제와 재정 상황이 감산정책 지속 가능성을 떨어뜨린다"며 치킨게임 가능성을 열어놨다. 오히려 사우디가 증산을 통해 미국 셰일 업체와의 생존게임에 돌입할 수도 있다고 봤다. 박상현, 류진이 이코노미스트는 "내년 원유 수급이 관건인데 현재 원유 수요는 미국과 중국의 동반 경기둔화로 원유 수요가 당분간 크게 늘어날 가능성이 낮다"면서 "또한 증산 규모가 크다고 할 수는 없지만 미국내 원유 생산 증가 추세도 사우디의 감산정책에 부담"이라고 진단했다. 미국 에너지청 전망에 따르면 미국내 원유생산은 2024년말 1335만 배럴/일로 올해보다 약 15만배럴/일 증가할 것으로 추정됐다. 러시아도 변수 중 하나다. 하이투자증권 보고서에 따르면 러시아의 2024년 예산안에 따르면 내년 예산은 올해보다 22.3% 증가할 예정이다. 특히 국방 예산이 올해보다 70% 가까이 늘었다.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에 대비해 국방 예산을 급격히 증액한 것으로 풀이된다. 박상현 이코노미스트는 "원유 등 각종 원자재 수출이 러시아 연방 재정수입의 주원천임을 감안하면 러시아가 사우디 주도의 추가 감산정책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가능성이 낮고 오히려 원유 수출을 확대할 여지도 있다"고 봤다. 이와함께 사우디 경제와 재정 상황도 감산정책 지속 가능성을 낮추고 있다. 사우디 주도의 감산정책으로 유가가 다시 급반등한다면 현 감산정책을 유지할 여지가 있지만 감산 정책에도 불구하고 현 유가 수준이 유지될 경우 사우디 경제와 재정에도 큰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류진이 이코노미스트는 "사우디 경제는 원유생산 추이에 좌지우지된다"면서 "각종 대형 재정 프로젝트 추진으로 재정지출이 증가하는 국면에서 재정수입 중심에 있는 석유관련 재정수입액은 감산 여파로 오히려 감소 추세"라고 전했다. 이에 더해 미국 셰일업체와의 생존 게임 돌입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박 이코노미스트는 "사우디가 미국내 원유 생산을 주도하는 셰일 업체를 압박하기 위해 증산을 통한 유가 하락 카드를 택할 가능성도 잔존해 있다고 본다"며 "시나리오지만 사우디가 증산을 통해 치킨게임에 나선다면 국제 유가는 큰 폭으로 떨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애널픽] 유가 60달러대 안착할까...사우디 치킨게임 변수

홍승훈 기자 승인 2023.12.07 09:24 | 최종 수정 2023.12.07 09:28 의견 0

사우디 주도의 OPEC+의 자발적 감산 결정에도 불구하고 유가가 배럴당 60달러대에 진입했다. 이런 상황에서 일각에선 사우디가 증산으로 선회 가능성도 제기한다. 감산에도 불구하고 유가 상승이 어려울 경우 오히려 사우디가 증산을 통한 점유율 확대에 나설 수 있다는 논리다. 즉, 사우디가 원유 증산을 통해 미국은 물론 OPEC+ 회원국과도 치킨게임을 할 수 있다는 것. 전문가들 역시 이 같은 시나리오를 배제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최근 중국 등 글로벌 경기둔화 우려가 부각되면서 국제유가는 급락세다. 6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내년 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 종가는 배럴당 69.38달러로 전날 종가 대비 2.94달러(4.1%) 하락, 배럴당 70달러 밑으로 떨어졌다. WTI 선물 가격이 배럴당 70달러 밑으로 떨어진 것은 지난 7월3일 이후 5개월 만이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내년 1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도 전 거래일 종가 대비 2.9달러(3.8%) 내린 배럴당 74.30달러로 마감했다.

지난달 30일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비OPEC 주요 산유국 협의체인 'OPEC+가 발표한 자발적 감산에 대한 회의적인 전망이 확산하면서 국제유가는 하락세를 이어갔다. 미국 에너지 업계가 원유 생산량을 늘린데다 중국의 경기둔화 우려로 원유 수요 감소 기대가 커진 게 국제 유가를 끌어내렸다.

과연 유가 60달러대 안착은 가능할까. 증권가에선 치킨게임 여부에 달렸다는 분석을 내놨다. 하이투자증권은 7일 보고서를 통해 "효과가 의문시되는 사우디 감산정책과 사우디 경제와 재정 상황이 감산정책 지속 가능성을 떨어뜨린다"며 치킨게임 가능성을 열어놨다. 오히려 사우디가 증산을 통해 미국 셰일 업체와의 생존게임에 돌입할 수도 있다고 봤다.

박상현, 류진이 이코노미스트는 "내년 원유 수급이 관건인데 현재 원유 수요는 미국과 중국의 동반 경기둔화로 원유 수요가 당분간 크게 늘어날 가능성이 낮다"면서 "또한 증산 규모가 크다고 할 수는 없지만 미국내 원유 생산 증가 추세도 사우디의 감산정책에 부담"이라고 진단했다. 미국 에너지청 전망에 따르면 미국내 원유생산은 2024년말 1335만 배럴/일로 올해보다 약 15만배럴/일 증가할 것으로 추정됐다.

러시아도 변수 중 하나다. 하이투자증권 보고서에 따르면 러시아의 2024년 예산안에 따르면 내년 예산은 올해보다 22.3% 증가할 예정이다. 특히 국방 예산이 올해보다 70% 가까이 늘었다.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에 대비해 국방 예산을 급격히 증액한 것으로 풀이된다. 박상현 이코노미스트는 "원유 등 각종 원자재 수출이 러시아 연방 재정수입의 주원천임을 감안하면 러시아가 사우디 주도의 추가 감산정책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가능성이 낮고 오히려 원유 수출을 확대할 여지도 있다"고 봤다.

이와함께 사우디 경제와 재정 상황도 감산정책 지속 가능성을 낮추고 있다. 사우디 주도의 감산정책으로 유가가 다시 급반등한다면 현 감산정책을 유지할 여지가 있지만 감산 정책에도 불구하고 현 유가 수준이 유지될 경우 사우디 경제와 재정에도 큰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류진이 이코노미스트는 "사우디 경제는 원유생산 추이에 좌지우지된다"면서 "각종 대형 재정 프로젝트 추진으로 재정지출이 증가하는 국면에서 재정수입 중심에 있는 석유관련 재정수입액은 감산 여파로 오히려 감소 추세"라고 전했다.

이에 더해 미국 셰일업체와의 생존 게임 돌입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박 이코노미스트는 "사우디가 미국내 원유 생산을 주도하는 셰일 업체를 압박하기 위해 증산을 통한 유가 하락 카드를 택할 가능성도 잔존해 있다고 본다"며 "시나리오지만 사우디가 증산을 통해 치킨게임에 나선다면 국제 유가는 큰 폭으로 떨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뷰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