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준용 미래에셋자산운용 부회장이 24일 기자간담회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팽팽한 줄다리기에서 맞은 새로운 국면. 한껏 높아진 자신감. 야심차게 선보인 신상품. 하지만 마음만 앞섰을 때 범하게 되는 실수일까요. 미래에셋자산운용의 기자간담회가 어딘지 모르게 프로답지 못한 모습을 보여 빈축을 사고 있습니다. 일년 반만에 무려 4배 성장한 커버드콜 상장지수펀드(ETF) 시장. 여기에서 70% 이상을 선점했으니 쇳불도 당김에 빼라는 말처럼, 쐐기를 박고 싶어지는 건 당연지사입니다. 실제 지난 24일 미래에셋운용은 새롭게 상장하는 'TIGER미국나스닥100+15%프리미엄초단기ETF'를 선보이는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자신감을 숨기지 않았습니다. 그간 대부분의 커버드콜 상품들은 상승장에서 수익률을 따라가지 못한다는 한계에 대한 지적을 받아왔습니다. 하지만 미래에셋운용은 옵션 매도 비중은 약 10%로 낮춘 반면 지수 상승 참여율을 90%까지 높여 시장 상승의 반영률을 높였습니다. 소수 종목에 투자할 경우 해당 종목의 등락에 따른 변동성에 그대로 노출되지만 나스닥100 지수를 추종함으로써 변동성을 낮췄다는 것, 여기에 초단기 옵션을 매일 매도해 높은 프리미엄을 제공한다는 게 상품의 요지입니다. 안정성과 혁신성을 동시에 갖춰 ‘가장 진화된 커버드콜 전략'이라는 게 미래에셋의 설명이죠. 하지만 이날 기자간담회는 어쩐지 겉으로 드러난 자신감 대비 아쉬운 대목들이 있었습니다. 일단, 수십명의 기자가 참석했음에도 미래에셋운용은 본래 예정돼 있던 현장 질의응답 순서를 생략했습니다. 모든 기자간담회가 그렇듯 금융사가 주최하는 간담회에서 질의응답 역시 상당히 중요합니다. 갈수록 복잡해지는 상품 시장에서 투자자들을 대신해 기자들이 직접 묻고 설명을 듣는 것은 상품에 대한 이해도를 높일 수 있는 가장 좋은 기회입니다. 기자들이 현장에 참석하는 이유 역시 같습니다. 더욱이 커버드콜 ETF는 복잡한 구조를 띄고 있어 금융감독원조차 불완전판매를 우려하는 상품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미래에셋운용은 상품 설명 뒤 사전 취합된 질문 세가지에 대한 추가 설명만 내놓고는 “시간 관계상 현장 질의응답은 받지 않겠다”며 약 30분만에 행사를 마무리했습니다. 이 상품에 대해 이준용 미래에셋자산운용 부회장이 “월 분배형ETF의 종지부를 찍을 상품”이라고 강한 자신감을 보였고 이경준 전략ETF운용본부장 역시 “커버드콜 ETF에 대한 ‘불편한 편견’을 벗어난 상품”임을 강조했던 만큼 다양한 질의가 있을 수 있었습니다. 미래에셋의 설명처럼 이 상품은 은퇴자산 운용을 위해 개인들이 가장 관심을 갖고 있는 상품 아닌가요. 대신 기자들의 귀를 사로잡은 것은 경쟁사들에 대한 이 부회장의 ‘필터없는’ 멘트들이었습니다. “엔비디아를 추종하는 몇몇 종목으로 바스켓을 짜고 나스닥 옵션을 형태의 상품들이 고객을 현혹하기는 좋다”거나 “미래에셋은 라디오 광고를 하는 등 껌팔기 식으로 가지 않겠다”던 이 부회장의 말은 업계 사람이라면 누구나 특정 경쟁사들을 겨냥한 것임을 짐작할 수 있는 것들이었습니다. 그렇잖아도 오뉴월 서리라도 내릴 듯한 ETF 시장인데 1위를 넘보고 있는 미래에셋, 그것도 처음 공식석상에 모습을 보인 이 부회장에게 기대했던 멘트는 아니었을 것입니다. 커버드콜ETF 시장이 급격히 커지고 있지만 늘 급격한 성장과 쏠림은 부작용을 불러옵니다. 상품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치는 것에서 끝낼 것이 아니라 이 시장이 건전하게 성장하기 위해 시장의 선두로서 필요한 고민이나 방향성을 제시했다면 어땠을까요. 타사에 대한 언급보다 자사의 전략과 비전을 중점적으로 하는게 더 바람직하지 않았을까요. 여러모로 아쉬움이 남지만 현장에서 미처 하지 못했던 질문으로 끝을 맺습니다. 하나. 이 부회장의 언급처럼 "모든 상품에는 분명 장점과 단점이 있기” 마련입니다. 매달 현금을 창출한다는 점이 월 분배형 ETF의 가장 큰 강점인데 제 아무리 혁신기업들로 채워진 나스닥100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더라도 시장이 반대로 움직일 경우 장기적 원금 손실의 위험성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시나요. 둘. 앞서 고령화를 겪고 있는 일본에서 20년전 엄청난 자금몰이에 성공했던 커버드콜 상품들이 오늘날 외면받고 있는 현실입니다. 우리나라에서 이 같은 사례가 반복되지 않기 위해 미래에셋에서 가지고 있는 해법, 혹은 향후 월분배형 상품을 다양화하기 위한 계획들이 있는지요. 답변 시간은 충분히 드리겠습니다. (사진=나스닥 전광판에 새겨진 World's First TIGER 나스닥 100+15%프리미엄 초단기 ETF)

[박민선의 View+] 미래에셋운용의 불편한 간담회

박민선 기자 승인 2024.06.25 14:00 | 최종 수정 2024.06.25 16:04 의견 0
(사진=이준용 미래에셋자산운용 부회장이 24일 기자간담회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팽팽한 줄다리기에서 맞은 새로운 국면. 한껏 높아진 자신감. 야심차게 선보인 신상품. 하지만 마음만 앞섰을 때 범하게 되는 실수일까요. 미래에셋자산운용의 기자간담회가 어딘지 모르게 프로답지 못한 모습을 보여 빈축을 사고 있습니다.

일년 반만에 무려 4배 성장한 커버드콜 상장지수펀드(ETF) 시장. 여기에서 70% 이상을 선점했으니 쇳불도 당김에 빼라는 말처럼, 쐐기를 박고 싶어지는 건 당연지사입니다.

실제 지난 24일 미래에셋운용은 새롭게 상장하는 'TIGER미국나스닥100+15%프리미엄초단기ETF'를 선보이는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자신감을 숨기지 않았습니다.

그간 대부분의 커버드콜 상품들은 상승장에서 수익률을 따라가지 못한다는 한계에 대한 지적을 받아왔습니다.

하지만 미래에셋운용은 옵션 매도 비중은 약 10%로 낮춘 반면 지수 상승 참여율을 90%까지 높여 시장 상승의 반영률을 높였습니다. 소수 종목에 투자할 경우 해당 종목의 등락에 따른 변동성에 그대로 노출되지만 나스닥100 지수를 추종함으로써 변동성을 낮췄다는 것, 여기에 초단기 옵션을 매일 매도해 높은 프리미엄을 제공한다는 게 상품의 요지입니다. 안정성과 혁신성을 동시에 갖춰 ‘가장 진화된 커버드콜 전략'이라는 게 미래에셋의 설명이죠.

하지만 이날 기자간담회는 어쩐지 겉으로 드러난 자신감 대비 아쉬운 대목들이 있었습니다.

일단, 수십명의 기자가 참석했음에도 미래에셋운용은 본래 예정돼 있던 현장 질의응답 순서를 생략했습니다. 모든 기자간담회가 그렇듯 금융사가 주최하는 간담회에서 질의응답 역시 상당히 중요합니다. 갈수록 복잡해지는 상품 시장에서 투자자들을 대신해 기자들이 직접 묻고 설명을 듣는 것은 상품에 대한 이해도를 높일 수 있는 가장 좋은 기회입니다. 기자들이 현장에 참석하는 이유 역시 같습니다.

더욱이 커버드콜 ETF는 복잡한 구조를 띄고 있어 금융감독원조차 불완전판매를 우려하는 상품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미래에셋운용은 상품 설명 뒤 사전 취합된 질문 세가지에 대한 추가 설명만 내놓고는 “시간 관계상 현장 질의응답은 받지 않겠다”며 약 30분만에 행사를 마무리했습니다.

이 상품에 대해 이준용 미래에셋자산운용 부회장이 “월 분배형ETF의 종지부를 찍을 상품”이라고 강한 자신감을 보였고 이경준 전략ETF운용본부장 역시 “커버드콜 ETF에 대한 ‘불편한 편견’을 벗어난 상품”임을 강조했던 만큼 다양한 질의가 있을 수 있었습니다. 미래에셋의 설명처럼 이 상품은 은퇴자산 운용을 위해 개인들이 가장 관심을 갖고 있는 상품 아닌가요.

대신 기자들의 귀를 사로잡은 것은 경쟁사들에 대한 이 부회장의 ‘필터없는’ 멘트들이었습니다.

“엔비디아를 추종하는 몇몇 종목으로 바스켓을 짜고 나스닥 옵션을 형태의 상품들이 고객을 현혹하기는 좋다”거나 “미래에셋은 라디오 광고를 하는 등 껌팔기 식으로 가지 않겠다”던 이 부회장의 말은 업계 사람이라면 누구나 특정 경쟁사들을 겨냥한 것임을 짐작할 수 있는 것들이었습니다.

그렇잖아도 오뉴월 서리라도 내릴 듯한 ETF 시장인데 1위를 넘보고 있는 미래에셋, 그것도 처음 공식석상에 모습을 보인 이 부회장에게 기대했던 멘트는 아니었을 것입니다.

커버드콜ETF 시장이 급격히 커지고 있지만 늘 급격한 성장과 쏠림은 부작용을 불러옵니다. 상품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치는 것에서 끝낼 것이 아니라 이 시장이 건전하게 성장하기 위해 시장의 선두로서 필요한 고민이나 방향성을 제시했다면 어땠을까요. 타사에 대한 언급보다 자사의 전략과 비전을 중점적으로 하는게 더 바람직하지 않았을까요.

여러모로 아쉬움이 남지만 현장에서 미처 하지 못했던 질문으로 끝을 맺습니다.


하나. 이 부회장의 언급처럼 "모든 상품에는 분명 장점과 단점이 있기” 마련입니다. 매달 현금을 창출한다는 점이 월 분배형 ETF의 가장 큰 강점인데 제 아무리 혁신기업들로 채워진 나스닥100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더라도 시장이 반대로 움직일 경우 장기적 원금 손실의 위험성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시나요.

둘. 앞서 고령화를 겪고 있는 일본에서 20년전 엄청난 자금몰이에 성공했던 커버드콜 상품들이 오늘날 외면받고 있는 현실입니다. 우리나라에서 이 같은 사례가 반복되지 않기 위해 미래에셋에서 가지고 있는 해법, 혹은 향후 월분배형 상품을 다양화하기 위한 계획들이 있는지요.

답변 시간은 충분히 드리겠습니다.

(사진=나스닥 전광판에 새겨진 World's First TIGER 나스닥 100+15%프리미엄 초단기 ET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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