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수된 중국 짝퉁 명품 제품들./사진=연합 '오늘이 가장 싸다'는 명품의 세계. 2025년에도 에르메스에 이어 샤넬까지 국내에서 명품 브랜드들이 가격을 전격 인상했다. 하지만 고물가 기조가 이어지는 가운데 실속을 추구하는 소비자들 사이에선 '리셀 상품'을 선호하는 현상이 뚜렷해지면서 '명품 신상 언박싱'에 대한 환상도 서서히 저물고 있다. 지난 23일 이베이가 발간한 ‘2024 리커머스 보고서’에 따르면 전세계 중고거래 시장 규모는 2021년 270억 달러(약 38조8000억원)에서 2025년 770억 달러(110조6000억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중고거래 플랫폼 번개장터는 지난해 중고 명품의 거래 건수가 전년 대비 63%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MZ세대가 전체 이용자(2300만명)의 78%를 차지했다. 세계적으로 MZ 소비자들은 명품을 모방한 제품이나 리셀 제품에도 심리적 거리낌이 없는 소비 패턴을 보여주고 있는 것. 최근 미국 대형마트인 월마트에서는 '에르메스 버킨백'을 그대로 모방한 일명 '월킨백'을 10만원대에 판매하면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기도 했다. 월마트 온라인에서 판매하고 있는 일명 월킨백 명품 업계에서도 이를 의식한 듯, 리셀 제품들을 기존 플랫폼으로 포섭하려는 움직임도 나타난다. 시계 브랜드 롤렉스와 같이 아예 자체 중고거래 앱을 운영하는 방식 등이다. 이러한 명품 소비 패턴의 변화는 명품의 가치를 떠받치던 '환상'이 깨진 결과로도 볼 수 있다. 지난해 한국에서는 디올의 레이디백의 원가가 10만원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많은 사람들에게 '현타'로 작용했다. 최근에는 무신사에서 취급하는 브랜드 제품이 가품으로 드러나거나, 이마트 트레이더스에서 불거진 스투시 짝퉁 논란을 보면서 '브랜드만 보고 사는 건 호구가 되는 것'이라는 자조도 나온다. 특허청에 따르면 지난 5년간 위조 상품으로 적발돼 압수된 물품의 수는 756만점에 달한다. 이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품목은 의류(약 68만점)로 나타났다. 명품 업계에서는 이력관리 추적 시스템을 도입하고 제품과 한쌍을 이루는 NFT를 출시하는 등 진품의 순수성을 유지하려는 시도를 계속해 나가고 있다. 지난해 업비트 D 컨퍼런스에 참여한 LVMH의 사샤 로월드 경영 고문은 "많은 젊은 남성들이 사회적 신분을 상징하기 위해 명품 스카프나 지갑을 사는데 90%가 모조품이라고 한다"며 "위조품에 대해서 강력하게 단속하지 않는다면 결국 하이엔드 고객들에게 이미지 손생이 될 수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매년 오르는 명품 가격...중고·모조 명품으로 '우르르'

에르메스백 모방한 월마트 월킨백 '불티'
명품 중고거래 플랫폼으로 몰리는 MZ들

황보람 기자 승인 2025.01.25 11:19 의견 0
압수된 중국 짝퉁 명품 제품들./사진=연합

'오늘이 가장 싸다'는 명품의 세계. 2025년에도 에르메스에 이어 샤넬까지 국내에서 명품 브랜드들이 가격을 전격 인상했다. 하지만 고물가 기조가 이어지는 가운데 실속을 추구하는 소비자들 사이에선 '리셀 상품'을 선호하는 현상이 뚜렷해지면서 '명품 신상 언박싱'에 대한 환상도 서서히 저물고 있다.

지난 23일 이베이가 발간한 ‘2024 리커머스 보고서’에 따르면 전세계 중고거래 시장 규모는 2021년 270억 달러(약 38조8000억원)에서 2025년 770억 달러(110조6000억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중고거래 플랫폼 번개장터는 지난해 중고 명품의 거래 건수가 전년 대비 63%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MZ세대가 전체 이용자(2300만명)의 78%를 차지했다.

세계적으로 MZ 소비자들은 명품을 모방한 제품이나 리셀 제품에도 심리적 거리낌이 없는 소비 패턴을 보여주고 있는 것.

최근 미국 대형마트인 월마트에서는 '에르메스 버킨백'을 그대로 모방한 일명 '월킨백'을 10만원대에 판매하면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기도 했다.

월마트 온라인에서 판매하고 있는 일명 월킨백

명품 업계에서도 이를 의식한 듯, 리셀 제품들을 기존 플랫폼으로 포섭하려는 움직임도 나타난다. 시계 브랜드 롤렉스와 같이 아예 자체 중고거래 앱을 운영하는 방식 등이다.

이러한 명품 소비 패턴의 변화는 명품의 가치를 떠받치던 '환상'이 깨진 결과로도 볼 수 있다.

지난해 한국에서는 디올의 레이디백의 원가가 10만원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많은 사람들에게 '현타'로 작용했다. 최근에는 무신사에서 취급하는 브랜드 제품이 가품으로 드러나거나, 이마트 트레이더스에서 불거진 스투시 짝퉁 논란을 보면서 '브랜드만 보고 사는 건 호구가 되는 것'이라는 자조도 나온다.

특허청에 따르면 지난 5년간 위조 상품으로 적발돼 압수된 물품의 수는 756만점에 달한다. 이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품목은 의류(약 68만점)로 나타났다.

명품 업계에서는 이력관리 추적 시스템을 도입하고 제품과 한쌍을 이루는 NFT를 출시하는 등 진품의 순수성을 유지하려는 시도를 계속해 나가고 있다.

지난해 업비트 D 컨퍼런스에 참여한 LVMH의 사샤 로월드 경영 고문은 "많은 젊은 남성들이 사회적 신분을 상징하기 위해 명품 스카프나 지갑을 사는데 90%가 모조품이라고 한다"며 "위조품에 대해서 강력하게 단속하지 않는다면 결국 하이엔드 고객들에게 이미지 손생이 될 수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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