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수주단 운영으로 모범적인 재개발 사례라 불리는 부산 사하구 괴정5구역 재개발 아파트 투시도(자료=부산 사하구 괴정5구역 재개발 조합) 올해 상반기 사회적 화두를 하나 꼽으라면 다름아닌 공정일 것이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땅 투기 사태가 대형 이슈가 된 이유는 바로 공정의 문제였다. 최근 과천 주공 8·9단지 재건축 조합은 정기총회를 열고 엄격한 홍보공영제 시행을 결정했다. 조합은 도시정비 1위 현대건설과 시공능력평가 1위 삼성물산의 깨끗하고 공정한 경쟁을 유도하기로 방향을 먼저 정한 것이다. 과천 주공 8·9단지 재건축 사업은 올해 강남권 정비사업 최대 규모로 꼽히는만큼 업계 최고 자리를 다투는 두 대형건설사가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같은 홍보공영제 결정을 두고 클린한 사업 수주전을 위한 의미있는 움직임이라는 평가가 나오며 업계에서도 반기는 분위기다. 그동안 준법 경영을 강조하면서 과열 우려가 큰 도시정비사업에 한발 물러나있던 삼성물산은 해당 조합의 이같은 움직임이 반가울 수 밖에 없다. 삼성물산은 지난해 반포3주구 재건축 사업 수주 과정에서 준법 경영 이미지가 다소 훼손되기도 했다. 반포 3주구 재건축 사업 수주를 두고 삼성물산은 대우건설과 치열하게 다퉜다. 이 과정에서 대우건설은 모 조합장이 삼성물산과 공모해 조합원들에게 허위사실을 유포했다면서 삼성물산과 모 조합장을 고소하겠다고 직접 밝히기도 했다. 건설사도 건설사지만 여기서 거론된 조합장 역시 논란의 인물로 떠올랐다. 클린 수주가 건설사만의 문제가 아닌 부분이다. 특히 재건축·재개발 사업 수주의 경우 건설사들은 을의 위치가 당연한 것처럼 여겨진다. 최근 GTX-C노선 사업에 대해 재건축 사업지역 주민들이 격렬하게 반대하고 있다. 해당 노선 사업의 참여를 고려하던 일부 건설사는 주민들의 반발 속에 발을 빼기도 했다. 소위 재건축 대어라 불리는 아파트 단지 주민들의 파워를 가늠할 수 있는 대목이다. 또 다른 재건축조합 측도 현대건설과 GS건설 측에 'GTX-C 삼성역~양재역 간 지질조사에 관한 건'이라는 제목의 공문을 보내면서 "개포동 거주 주민이 결사반대하는 C노선 사업에 참여한다면 5·6·7단지 재건축 사업에 참여 의사가 전혀 없다는 것으로 해석하겠다"고 으름장을 놓기도 했다. 최근 시공사 해지총회를 개최해 기존 시공사와 결별을 선언하는 재개발·재건축 사업지도 우후죽순 늘고 있다. 조합 측에서 당초 예상보다 무리한 요구를 하는 경우도 많아 시공을 맡은 건설사가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한 채 난감해한다는 말도 심심찮게 들려온다. 이처럼 조합원들이 건설사에 끼치는 영향력은 결코 무시할 수 없다. 건설사들의 클린 수주를 위해서는 조합원들도 건설사에게 부당한 요구를 내세워서는 안될 일이다. 조합의 무리한 요구는 건설사들의 각종 불법과 탈법 행위로 귀결될 수 있다. 지난 2018년 부산 사하구 괴정5구역 재개발 조합 현장에서는 '클린수주단' 운영을 통해 시공사들의 수주전 비용을 줄이고 투명성과 공정성을 담보해줬다. 그 결과 국내 재개발사업의 모범 사례로 자리잡았다. 공정이라는 사회적 화두를 두고 건설업계가 혼자 외딴 섬일 수는 없다. 건설사의 공정한 경쟁를 위해서는 막대한 영향력을 가진 조합의 도움이 절실하다.

[정지수의 랜드마크] 클린 수주는 건설사만의 몫일까

정지수 기자 승인 2021.05.24 14:30 | 최종 수정 2021.05.24 14:37 의견 0
클린수주단 운영으로 모범적인 재개발 사례라 불리는 부산 사하구 괴정5구역 재개발 아파트 투시도(자료=부산 사하구 괴정5구역 재개발 조합)

올해 상반기 사회적 화두를 하나 꼽으라면 다름아닌 공정일 것이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땅 투기 사태가 대형 이슈가 된 이유는 바로 공정의 문제였다.

최근 과천 주공 8·9단지 재건축 조합은 정기총회를 열고 엄격한 홍보공영제 시행을 결정했다. 조합은 도시정비 1위 현대건설과 시공능력평가 1위 삼성물산의 깨끗하고 공정한 경쟁을 유도하기로 방향을 먼저 정한 것이다. 과천 주공 8·9단지 재건축 사업은 올해 강남권 정비사업 최대 규모로 꼽히는만큼 업계 최고 자리를 다투는 두 대형건설사가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같은 홍보공영제 결정을 두고 클린한 사업 수주전을 위한 의미있는 움직임이라는 평가가 나오며 업계에서도 반기는 분위기다. 그동안 준법 경영을 강조하면서 과열 우려가 큰 도시정비사업에 한발 물러나있던 삼성물산은 해당 조합의 이같은 움직임이 반가울 수 밖에 없다.

삼성물산은 지난해 반포3주구 재건축 사업 수주 과정에서 준법 경영 이미지가 다소 훼손되기도 했다. 반포 3주구 재건축 사업 수주를 두고 삼성물산은 대우건설과 치열하게 다퉜다. 이 과정에서 대우건설은 모 조합장이 삼성물산과 공모해 조합원들에게 허위사실을 유포했다면서 삼성물산과 모 조합장을 고소하겠다고 직접 밝히기도 했다.

건설사도 건설사지만 여기서 거론된 조합장 역시 논란의 인물로 떠올랐다. 클린 수주가 건설사만의 문제가 아닌 부분이다. 특히 재건축·재개발 사업 수주의 경우 건설사들은 을의 위치가 당연한 것처럼 여겨진다.

최근 GTX-C노선 사업에 대해 재건축 사업지역 주민들이 격렬하게 반대하고 있다. 해당 노선 사업의 참여를 고려하던 일부 건설사는 주민들의 반발 속에 발을 빼기도 했다. 소위 재건축 대어라 불리는 아파트 단지 주민들의 파워를 가늠할 수 있는 대목이다.

또 다른 재건축조합 측도 현대건설과 GS건설 측에 'GTX-C 삼성역~양재역 간 지질조사에 관한 건'이라는 제목의 공문을 보내면서 "개포동 거주 주민이 결사반대하는 C노선 사업에 참여한다면 5·6·7단지 재건축 사업에 참여 의사가 전혀 없다는 것으로 해석하겠다"고 으름장을 놓기도 했다.

최근 시공사 해지총회를 개최해 기존 시공사와 결별을 선언하는 재개발·재건축 사업지도 우후죽순 늘고 있다. 조합 측에서 당초 예상보다 무리한 요구를 하는 경우도 많아 시공을 맡은 건설사가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한 채 난감해한다는 말도 심심찮게 들려온다.

이처럼 조합원들이 건설사에 끼치는 영향력은 결코 무시할 수 없다.

건설사들의 클린 수주를 위해서는 조합원들도 건설사에게 부당한 요구를 내세워서는 안될 일이다. 조합의 무리한 요구는 건설사들의 각종 불법과 탈법 행위로 귀결될 수 있다.

지난 2018년 부산 사하구 괴정5구역 재개발 조합 현장에서는 '클린수주단' 운영을 통해 시공사들의 수주전 비용을 줄이고 투명성과 공정성을 담보해줬다. 그 결과 국내 재개발사업의 모범 사례로 자리잡았다.

공정이라는 사회적 화두를 두고 건설업계가 혼자 외딴 섬일 수는 없다. 건설사의 공정한 경쟁를 위해서는 막대한 영향력을 가진 조합의 도움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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