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픽사베이) 최근 국내 건설업계를 두고 '우물 안 개구리'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최근 해외 수주가 급감한 탓이다. 다만 코로나19와 저유가 흐름 등 대외 상황을 고려했을 때 건설사를 향한 지나친 걱정으로 보인다. 지난해보다 국내 건설사의 해외 수주는 더욱 줄어든 모습이다. 건 수로 봐도 액수로 봐도 그렇다. 지난해에도 코로나19라는 광풍을 맞았고 올해도 똑같은 상황임을 고려했을 때 분명 지금이 더 큰 위기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그렇지만 나아진 것이 없는 상황에서 실적을 올리기 위한 무리한 수주를 벌여야 할까. 국내 사업에서도 리스크들이 있겠지만 해외 사업에 비할 바는 못된다. 중동 지역에서는 크고 작은 전쟁이 일어나기 부지기수며 유가 흐름에 따라 발주 계획이 어떻게 될지 개발 프로젝트가 어떻게 나올지 예측이 불허한 상황들이 존재한다. 멀리 갈 것도 없이 지난 2월 미얀마 군부 쿠데타로 유혈 사태가 빚어지자 현지에서 사업을 벌이던 건설사들은 전전긍긍해야만 했다. 돌발 변수가 아니더라도 해외 사업의 위험성은 그동안 건설사들이 몸소 경험한 데이터로 남아 있다. 1980년대 초반 중동건설 붐을 시작으로 90년대 동남아 건설붐을 거치면서 지금에이르기까지 수주 성공 신화에는 어닝 쇼크가 따라왔다. 수주잔고에 따른 줄 세우기로 건설사들은 적자를 감수하면서까지 중동발 사업 수주에 열을 올렸다. 중동발 다수의 사업은 규모도 큰 만큼 국내 건설사들이 출혈 경쟁을 벌이며 감수해야 할 적자도 엄청났다. 지난 2010년대 초반 해외 플랜트 건설 붐일 때 최악의 어닝쇼크가 국내 건설사에게 닥치기도 했다. 한 건설사는 1.5조의 영업 손실을 내기도 했다. 성공했던 수주들의 부실이 한꺼번에 터졌다. 이제 국내 건설사들은 지양해야할 바와 지향해야할 점을 정확히 안다. 현재 국외 상황에서 무리한 해외 수주는 자칫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낳을 지도 모른다. 국내 주요 건설사의 건설 기술력은 1980년대부터 글로벌로 인정받았으며 지금까지도 그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 해외 수주 부진에 따라 '우물 안 개구리'가 될 것이라는 우려는 다소 시기 상조로 보인다. 상처뿐인 승리는 다음을 기약할 수 없다. 국내 건설사는 추진력을 얻기 위해 잠시 우물 속에서 동면을 하고 있을 뿐이다. 잠에서 깨면 언제든지 다시 우물을 뛰어넘을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다.

[정지수의 랜드마크] 해외수주 가뭄의 변(辯)..상처뿐인 승리 없어야

정지수 기자 승인 2021.06.07 15:09 의견 0
(사진=픽사베이)

최근 국내 건설업계를 두고 '우물 안 개구리'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최근 해외 수주가 급감한 탓이다. 다만 코로나19와 저유가 흐름 등 대외 상황을 고려했을 때 건설사를 향한 지나친 걱정으로 보인다.

지난해보다 국내 건설사의 해외 수주는 더욱 줄어든 모습이다. 건 수로 봐도 액수로 봐도 그렇다. 지난해에도 코로나19라는 광풍을 맞았고 올해도 똑같은 상황임을 고려했을 때 분명 지금이 더 큰 위기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그렇지만 나아진 것이 없는 상황에서 실적을 올리기 위한 무리한 수주를 벌여야 할까.

국내 사업에서도 리스크들이 있겠지만 해외 사업에 비할 바는 못된다. 중동 지역에서는 크고 작은 전쟁이 일어나기 부지기수며 유가 흐름에 따라 발주 계획이 어떻게 될지 개발 프로젝트가 어떻게 나올지 예측이 불허한 상황들이 존재한다.

멀리 갈 것도 없이 지난 2월 미얀마 군부 쿠데타로 유혈 사태가 빚어지자 현지에서 사업을 벌이던 건설사들은 전전긍긍해야만 했다.

돌발 변수가 아니더라도 해외 사업의 위험성은 그동안 건설사들이 몸소 경험한 데이터로 남아 있다. 1980년대 초반 중동건설 붐을 시작으로 90년대 동남아 건설붐을 거치면서 지금에이르기까지 수주 성공 신화에는 어닝 쇼크가 따라왔다.

수주잔고에 따른 줄 세우기로 건설사들은 적자를 감수하면서까지 중동발 사업 수주에 열을 올렸다. 중동발 다수의 사업은 규모도 큰 만큼 국내 건설사들이 출혈 경쟁을 벌이며 감수해야 할 적자도 엄청났다.

지난 2010년대 초반 해외 플랜트 건설 붐일 때 최악의 어닝쇼크가 국내 건설사에게 닥치기도 했다. 한 건설사는 1.5조의 영업 손실을 내기도 했다. 성공했던 수주들의 부실이 한꺼번에 터졌다.

이제 국내 건설사들은 지양해야할 바와 지향해야할 점을 정확히 안다. 현재 국외 상황에서 무리한 해외 수주는 자칫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낳을 지도 모른다.

국내 주요 건설사의 건설 기술력은 1980년대부터 글로벌로 인정받았으며 지금까지도 그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 해외 수주 부진에 따라 '우물 안 개구리'가 될 것이라는 우려는 다소 시기 상조로 보인다.

상처뿐인 승리는 다음을 기약할 수 없다. 국내 건설사는 추진력을 얻기 위해 잠시 우물 속에서 동면을 하고 있을 뿐이다. 잠에서 깨면 언제든지 다시 우물을 뛰어넘을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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