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고트레 제공 카페 고트레를 찾아가기 위해서는 도심 속 주택가를 잠깐 걸어야 한다. 큰 도로를 따라 걷다 보면 나무에 둘러싸인 벽돌 건물을 마주하게 된다. 큰 주유소와 한우 고기 집 사이에 위치한 이 카페는 나무를 방패 삼아 홀로 새로운 분위기를 뿜어낸다. 카페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한쪽 벽면을 채운 그린 월이 보인다. 그리고 눈을 돌리면 카페 곳곳을 채우고 있는 초록 식물들이 눈에 들어온다. 천천히 나무를 구경하다 보면 널찍한 이 공간에서 금방 편안함이 느껴진다. 코트레는 카페이자 원목 가구 브랜드다. 가구와 어울리는 공간을 생각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나무 콘셉트가 만들어졌다. “원목 가구와 가장 잘 어울리는 게 뭔지 생각을 해보니 ‘나무’와 ‘그린’이더라. 사람들이 편안함을 느끼는 게 그린이다. 그것을 공간적으로 좀 풀어보고 싶었다. ‘사람과 공간이 어우러지는 곳’을 만들고 싶었고, 가장 잘 어울리는 게 카페라는 생각을 했다” 도심 속 정원처럼도 느껴지는 이 공간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꾸준한 노력이 필요하다. 카페 외부와 내부를 가득 채운 식물을 수시로 관리하고, 때가 되면 적절하게 바꿔주기도 해야 생동감이 느껴진다. 인터뷰를 함께 한 고트레의 김진경 대표는 물론, 직원들까지 식물들을 사랑하는 마음은 필수였다. “식물은 늘 관심을 줘야 한다. 잘 보살피기 위해서는 관심이 필요하다. 다행히 직원들 모두 그린을 사랑한다. 지금은 어쩔 수 없이 조화가 늘었지만 3년 전 카페를 처음 오픈했을 때는 50% 이상을 생화로 구성했다” 사진=고트레 제공 사람의 품이 많이 들어가는 공간이다 보니 카페를 처음 오픈했을 때는 우려의 시선을 받기도 했다.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고 쉽게 추측하는 이들도 있었다. 그러나 차별화된 공간의 중요성을 알았던 김 대표의 뚝심이 지금의 고트레를 가능케 했다. “해외의 좋은 공간들을 방문해보면 같은 물건을 가지고도 표현 방식에 더 신경을 쓴다는 걸 알 수 있다. 디자이너의 성향에 따라 표현이 다르다는 걸 알고, 존중도 해준다. 우리는 이제 시작인 것 같다. 고트레가 가구 브랜드지만, 이제는 온라인 구매가 더 많아질 것이다. 오프라인에서는 온라인이 하지 못하는 어떤 다른 게 필요하다. 소울을 느낄 수 있는 공간 같은 게 그 답이다. 분명한 차별화가 필요하다” 운영상의 편리함과 평범함을 거부했기 때문에 정체성이 더욱 확실해진 셈이다. 휴식 공간에 온 것 같은 편안한 느낌을 위해 외부 주차장을 테라스로 바꾸는 과감한 선택도 있었다. 이러한 노력들에 이제는 손님들의 반응도 바뀌었다. “주차장을 없애고 테라스를 만들어 고객들이 오고 가며 휴식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했다. 자연스러운 유입을 원했기 때문이다. 주변 아파트에 사는 어른들, 또 교회 권사님 등 곧 문을 닫을 거라고 걱정하던 사람들에게 ‘그래도 좋으시죠?’라는 질문을 하곤 했다. 이제는 멀리 안 가고 집 앞에 이런 공간이 있어 좋다고 하시더라. 초창기 때부터 찾아주시는 몇몇 분들이 있어 감사하다. 2층까지 카페를 확장하면서 수요도 많아졌다. 즐기는 분위기를 받아들이는 분들이 많아지고 있다” 사진=고트레 제공 더 머무르고 싶은 공간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지만, 손님 회전율이 낮다는 것은 단점이다. 김 대표도 가끔은 그 딜레마에 고민을 할 때가 있다. 그러나 단순히 커피를 마시고, 베이커리를 찾는 것이 아닌, 공간 그 자체를 즐기는 문화가 필요하다는 믿음은 여전했다. “도시 속의 휴식 공간이 필요하다. 굳이 카페를 가지 않아도 캔 커피를 들고 바다와 산에 가면 그 자체로 커피가 맛있지 않나. 물론 그런 장녀을 서울 시내, 또 강남에서는 즐길 수가 없다. ‘도시 속의 그린’이라는 콘셉트를 토대로 그런 감정을 전달하고 싶다. 나무들 밑에 앉아 커피를 마시며 대화를 하기를 바랐다” 이처럼 공간 구성에 대한 고민을 꾸준히 하고 있는 김 대표지만, 그의 능력만으로는 원하는 공간을 만들 수 없다. 결국 공간을 최종적으로 완성하는 것이 사람이기 때문이다. 확고한 가치관으로 고트레를 꾸리고 있는 이 대표와 고객들이 만들어갈 고트레만의 이야기는 어떨지 궁금하다. “사람이 없으면 공간이 존재할 필요가 없다. 결국은 정말 중심이 돼야 하는 건 공간을 채우는 사람이다. 조금 더 즐기면서 사용하거나, 뭔가에 참여하면서 사용했으면 좋겠다. 그게 문화다”

[공간의 맛] 카페 고트레, 도심에서 발견한 녹색 쉼터

장수정 기자 승인 2019.10.15 09:51 의견 0
사진=고트레 제공


카페 고트레를 찾아가기 위해서는 도심 속 주택가를 잠깐 걸어야 한다. 큰 도로를 따라 걷다 보면 나무에 둘러싸인 벽돌 건물을 마주하게 된다. 큰 주유소와 한우 고기 집 사이에 위치한 이 카페는 나무를 방패 삼아 홀로 새로운 분위기를 뿜어낸다.

카페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한쪽 벽면을 채운 그린 월이 보인다. 그리고 눈을 돌리면 카페 곳곳을 채우고 있는 초록 식물들이 눈에 들어온다. 천천히 나무를 구경하다 보면 널찍한 이 공간에서 금방 편안함이 느껴진다. 코트레는 카페이자 원목 가구 브랜드다. 가구와 어울리는 공간을 생각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나무 콘셉트가 만들어졌다.

“원목 가구와 가장 잘 어울리는 게 뭔지 생각을 해보니 ‘나무’와 ‘그린’이더라. 사람들이 편안함을 느끼는 게 그린이다. 그것을 공간적으로 좀 풀어보고 싶었다. ‘사람과 공간이 어우러지는 곳’을 만들고 싶었고, 가장 잘 어울리는 게 카페라는 생각을 했다”

도심 속 정원처럼도 느껴지는 이 공간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꾸준한 노력이 필요하다. 카페 외부와 내부를 가득 채운 식물을 수시로 관리하고, 때가 되면 적절하게 바꿔주기도 해야 생동감이 느껴진다. 인터뷰를 함께 한 고트레의 김진경 대표는 물론, 직원들까지 식물들을 사랑하는 마음은 필수였다.

“식물은 늘 관심을 줘야 한다. 잘 보살피기 위해서는 관심이 필요하다. 다행히 직원들 모두 그린을 사랑한다. 지금은 어쩔 수 없이 조화가 늘었지만 3년 전 카페를 처음 오픈했을 때는 50% 이상을 생화로 구성했다”

사진=고트레 제공


사람의 품이 많이 들어가는 공간이다 보니 카페를 처음 오픈했을 때는 우려의 시선을 받기도 했다.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고 쉽게 추측하는 이들도 있었다. 그러나 차별화된 공간의 중요성을 알았던 김 대표의 뚝심이 지금의 고트레를 가능케 했다.

“해외의 좋은 공간들을 방문해보면 같은 물건을 가지고도 표현 방식에 더 신경을 쓴다는 걸 알 수 있다. 디자이너의 성향에 따라 표현이 다르다는 걸 알고, 존중도 해준다. 우리는 이제 시작인 것 같다. 고트레가 가구 브랜드지만, 이제는 온라인 구매가 더 많아질 것이다. 오프라인에서는 온라인이 하지 못하는 어떤 다른 게 필요하다. 소울을 느낄 수 있는 공간 같은 게 그 답이다. 분명한 차별화가 필요하다”

운영상의 편리함과 평범함을 거부했기 때문에 정체성이 더욱 확실해진 셈이다. 휴식 공간에 온 것 같은 편안한 느낌을 위해 외부 주차장을 테라스로 바꾸는 과감한 선택도 있었다. 이러한 노력들에 이제는 손님들의 반응도 바뀌었다.

“주차장을 없애고 테라스를 만들어 고객들이 오고 가며 휴식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했다. 자연스러운 유입을 원했기 때문이다. 주변 아파트에 사는 어른들, 또 교회 권사님 등 곧 문을 닫을 거라고 걱정하던 사람들에게 ‘그래도 좋으시죠?’라는 질문을 하곤 했다. 이제는 멀리 안 가고 집 앞에 이런 공간이 있어 좋다고 하시더라. 초창기 때부터 찾아주시는 몇몇 분들이 있어 감사하다. 2층까지 카페를 확장하면서 수요도 많아졌다. 즐기는 분위기를 받아들이는 분들이 많아지고 있다”

사진=고트레 제공


더 머무르고 싶은 공간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지만, 손님 회전율이 낮다는 것은 단점이다. 김 대표도 가끔은 그 딜레마에 고민을 할 때가 있다. 그러나 단순히 커피를 마시고, 베이커리를 찾는 것이 아닌, 공간 그 자체를 즐기는 문화가 필요하다는 믿음은 여전했다.

“도시 속의 휴식 공간이 필요하다. 굳이 카페를 가지 않아도 캔 커피를 들고 바다와 산에 가면 그 자체로 커피가 맛있지 않나. 물론 그런 장녀을 서울 시내, 또 강남에서는 즐길 수가 없다. ‘도시 속의 그린’이라는 콘셉트를 토대로 그런 감정을 전달하고 싶다. 나무들 밑에 앉아 커피를 마시며 대화를 하기를 바랐다”

이처럼 공간 구성에 대한 고민을 꾸준히 하고 있는 김 대표지만, 그의 능력만으로는 원하는 공간을 만들 수 없다. 결국 공간을 최종적으로 완성하는 것이 사람이기 때문이다. 확고한 가치관으로 고트레를 꾸리고 있는 이 대표와 고객들이 만들어갈 고트레만의 이야기는 어떨지 궁금하다.

“사람이 없으면 공간이 존재할 필요가 없다. 결국은 정말 중심이 돼야 하는 건 공간을 채우는 사람이다. 조금 더 즐기면서 사용하거나, 뭔가에 참여하면서 사용했으면 좋겠다. 그게 문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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