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어스=곽민구 기자] 가요계 레전드인 밴드 봄여름가을겨울의 드러머 전태관이 27일 별세했다.
28일 새벽 김종진은 SNS를 통해 “늦은 밤 여러분께 가슴 아픈 소식을 알려드린다”며 전태관의 별세 소식을 전했다. 봄여름가을겨울 블로그도 고 전태관의 별세 소식과 함께 장문의 글을 통해 그의 업적을 기렸다.
봄여름가을겨울 측이 올린 글에는 “30년간 그룹 봄여름가을겨울의 멤버로 활동해 온 전태관의 수식어는 ‘한국 대중음악의 자존심’이었으며 여기에 과장은 없다”고 고 전태관을 추모했다.
고 전태관은 1962년 5월16일 서울에서 태어났다. 신일고를 졸업 후 1986년 서강대학교 경영학 학위를 취득했다. 서강대학교 록그룹 킨젝스 드러머로 출발해 1986년 선배 김현식과 함께 김현식과 봄여름가을겨울을 결성해 멤버로 활동했다.
1988년 김현식의 대마초 사건으로 팀 활동이 불가능해 지자 김종진과 전태관은 2인조 봄여름가을겨울로 뭉쳤다. 첫 앨범 ‘봄여름가을겨울’은 국내 가수 최초로 연주곡이 타이틀곡 이어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봄여름가을겨울 측은 고 전태관에 대해 “생전에 드러머로서 얻을 수 있는 모든 영예를 누렸다”고 그의 업적을 기렸다. 전태관은 김종진과 함께 봄여름가을겨울로 연주곡 ‘항상 기뻐하는 사람들’, ‘사람들은 모두 변하나봐’, ‘어떤이의 꿈’, ‘10년전의 일기를 꺼내어’, ‘아웃사이더’, ‘브라보 마이 라이프’ 등의 명곡들을 남겼다.
또 대한민국 100대 명반에 3개의 앨범을 등재시켰으며, 국내 최초 최다의 라이브 앨범 발표, 1992년 골든디스크 수상, 2018년 서울가요대상 공로상을 받았다.
고 전태관은 지난 2012년 신장암으로 한쪽 신장을 떼어내는 수술을 받았다. 그러나 암세포가 어깨뼈와 뇌 등에 전이돼 또 다시 투병생활로 활동을 중단해 왔다. 그러던 중 올해 4월 아내가 먼저 세상을 떠나는 슬픔을 겪으며 건강히 급격히 나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안타까운 고 전태관의 별세 소식에 음악계는 추모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윤종신, 어반자카파 조현, 선우정아, 현진영 등 그와 인연이 있던 뮤지션들은 “가수로서 올바른 방향의 지침이 돼 줘 감사하다”며 “이제는 편히 쉬시길 바란다”는 애도의 메시지를 남겼다.
(사진=봄여름가을겨울 제공)
앞서 2015년 고 전태관은 문화일보 ‘오후여담’을 통해 “위대한 그룹 봄여름가을겨울이 사람들의 기억 속에만 남게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내가 빠져도 멈추지 말기 바란다”는 바람을 남겼다.
전태관은 세상을 떠났지만 그의 바람대로 봄여름가을겨울의 음악은 김종진과 후배들을 통해 이어지고 있다. 지난 20일 봄여름가을겨울은 봄여름가을겨울 30주년 트리뷰트 프로젝트 음원을 한 장의 앨범에 담은 '친구와 우정을 지키는 방법'을 발매했다.
그리고 내년 1월 16일부터 봄여름가을겨울 30주년 기념 소극장 콘서트가 준비돼 있다. 매일 다른 게스트를 초청해 총 30회로 진행될 예정이다. 이 공연을 통해 고 전태관을 추모하게 될 것이고, 고 전태관의 바람인 ‘멈추지 않는 봄여름가을겨울’은 이루질 것으로 보인다.
고 전태관의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발인은 오는 31일 오전 9시며 장지는 용인 평온의 숲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