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매리 SNS) [뷰어스=문다영 기자] 이매리가 미투 폭로를 예고했다. 그의 선전포고는 연예계에서도 매우 중요한 기점이 될 것으로 여겨진다. 한동안 연예계를 휩쓸었던 미투가 반쪽 성과란 결과를 맞으면서 회의적인 시선이 지배적인 탓이다. 이매리의 행동이 잔뜩 위축된 이들이 다시 나설 수 있는 기폭제가 될 수 있을까. 이매리는 지난 17일 자신의 SNS에 전 정치인, 대기업 임원, 대학 교수 등을 언급하며 대학원 재학 시절 술 시중을 강요받고 성추행 피해를 입었다는 사실을 폭로하고 나섰다. 그는 자신이 6년 동안 싸워왔다는 사실을 알리면서 “철저하게 성역없는 조사를 원한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이매리는 뒤늦게나마 미투를 폭로하고자 결심한 계기가 미투 시작점에 있었던 서지현 검사와 고(故) 장자연 사건의 증인으로 나선 배우 윤지오였다고 말한다. 이들을 보고 용기를 냈다는 것이다.  이매리 예고를 두고 벌써부터 많은 말들이 나오고 있다. 이매리가 지목한 가해자들이 누구일지부터 이매리가 괜한 일을 하고 있다는 회의적 분위기가 감돌고 있다. 왜일까? 이같은 분위기는 어느 순간 잠잠해져버린 ‘미투’의 지난 폭로와 이후 과정들에서 찾을 수 있다. 이매리 말마따나 서지현 검사의 용기있는 폭로에 미투가 줄을 이었다. 이로 인해 이윤택 연출가가 구속됐고 이일화, 오달수, 김생민 등 수많은 가해자들이 피해자들 앞에 고개를 숙이고 일을 중단하는 것으로 사죄했다. 배우 조민기는 극단적 선택으로 유명을 달리했다. 연예계 지각변동이라 할 수 있을 만큼 파장이 컸다. 그런데 미투가 어느 순간 멈췄다. 이에 대해 연예가 관계자들은 조심스럽게 조재현과 김기덕 감독을 언급한다. 두 사람의 성폭력 의혹은 MBC ‘PD수첩’을 필두로 여러 매체에서 피해자들이 나서며 불거졌다. 그러나 폭로와 반박이 이어졌을 뿐 결과는 없다. 사실상 누구보다 많은 피해자들이 가해자라 지목했던 두 사람이지만 그 어떤 결과로도 이어지지 않았다. 미투 초반 사과했고 침묵했던 조재현은 모두가 사실무근이라며 법적 대응에 나섰고, 김기덕 감독 역시 “성범죄자로 낙인찍혔다”며 여성단체에 3억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그는 최근 신작이 해외영화제에 초청되는 등 작품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더욱이 나서는 피해자가 많음에도 경찰이 나설 수 없는 상황이었다. 경찰 측은 여러 차례 다양한 방송을 통해 “수많은 사건들이 공소시효가 다 만료돼 조사할 근거가 없다. 근거와 절차라는 게 있는데, 그걸 무시하고 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공소시효가 만료되지 않은 피해자가 나서달라 호소하는 경찰관계자도 있었다. 이밖에도 사건 수사조차 어려운 미투 사안들이 계속 이어졌고 이는 결국 전면에 나서지 못한 수많은 피해자들이 더욱 몸을 움츠리고 입을 닫게 만들었다.  (사진=채널A, 이매리 SNS) 한때 연예계 절반 이상이 떨어져 나갈 것이라고 예상되기도 했던 미투가 멈춘 것도 이 때문으로 여겨진다. 혐의사실이 입증되는 대신 피해자가 용기낸 미투는 해프닝에 멈췄고 도리어 미투 고발자를 향한 2차 가해로도 이어졌다. 미투가 사회를 뒤덮으면서 피로를 호소하고 피해자의 의도를 의심하는 대중의 시선도 한몫했다.  그렇기에 이번 이매리의 미투 폭로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 지에 더욱 많은 이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매리가 지목한 이들의 이름이 나돌고 있는 상황에서 K씨는 27일,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통해 “100% 사실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아직 누구의 말이 진실인지 가늠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가 변호사를 선임한 만큼 법적다툼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높다. 쌍방의 입장과 법적 판단, 그에 따른 처벌은 당연히 필요한 일이다.  다만 이 가운데 주목해야 할 점은 미투 이후의 흐름이다. 혹여 혐의점이 있음에도 공소시효 및 여타의 이유로 법적 처벌이 불가능하다면, 피해사실보다 그 주변의 것들이 이슈화되며 2차 가해가 이어진다면 연예계 뿐 아니라 사회의 수많은 이들이 입을 다물게 될 것이다.  미투의 본래 의도는 사회를 변화시키자는 데에 있다. 관행처럼 여겨져 왔던 일들을 바꿔보자는 것이다. 그러나 폭로만 있고 해결과정이 없다면 의미없는 일의 반복이 될 수밖에 없다. 김기덕 감독 및 조재현에 대한 ‘PD수첩’ 방송 당시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이수정 교수는 “혐의사실은 공소시효 때문에 제대로 입증되지도 못한 채 그냥 잠깐 동안의 해프닝으로 넘어가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틀림없이 존재한다. 그런 상황이 되면 변화는 결코 오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매리와 상대방 중 누구의 말이 맞든 철저한 규명이 이뤄지는 모습이 보여져야 이 일이 더 나은 변화의 촉매가 될 수 있다. 그렇기에 이매리가 상세하게 어떤 일을 당했는지, 가해자는 누구인지에만 초점을 맞추기보다 이 사건이 어떻게 흘러가는지에 초점을 맞추고 지켜봐야 할 때다.

[문다영의 세태공감] 이매리의 미투폭로, 진정 주시해야 할 점은

문다영 기자 승인 2019.03.27 16:01 | 최종 수정 2138.06.20 00:00 의견 0
(사진=이매리 SNS)
(사진=이매리 SNS)

[뷰어스=문다영 기자] 이매리가 미투 폭로를 예고했다. 그의 선전포고는 연예계에서도 매우 중요한 기점이 될 것으로 여겨진다. 한동안 연예계를 휩쓸었던 미투가 반쪽 성과란 결과를 맞으면서 회의적인 시선이 지배적인 탓이다. 이매리의 행동이 잔뜩 위축된 이들이 다시 나설 수 있는 기폭제가 될 수 있을까.

이매리는 지난 17일 자신의 SNS에 전 정치인, 대기업 임원, 대학 교수 등을 언급하며 대학원 재학 시절 술 시중을 강요받고 성추행 피해를 입었다는 사실을 폭로하고 나섰다. 그는 자신이 6년 동안 싸워왔다는 사실을 알리면서 “철저하게 성역없는 조사를 원한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이매리는 뒤늦게나마 미투를 폭로하고자 결심한 계기가 미투 시작점에 있었던 서지현 검사와 고(故) 장자연 사건의 증인으로 나선 배우 윤지오였다고 말한다. 이들을 보고 용기를 냈다는 것이다. 

이매리 예고를 두고 벌써부터 많은 말들이 나오고 있다. 이매리가 지목한 가해자들이 누구일지부터 이매리가 괜한 일을 하고 있다는 회의적 분위기가 감돌고 있다. 왜일까?

이같은 분위기는 어느 순간 잠잠해져버린 ‘미투’의 지난 폭로와 이후 과정들에서 찾을 수 있다. 이매리 말마따나 서지현 검사의 용기있는 폭로에 미투가 줄을 이었다. 이로 인해 이윤택 연출가가 구속됐고 이일화, 오달수, 김생민 등 수많은 가해자들이 피해자들 앞에 고개를 숙이고 일을 중단하는 것으로 사죄했다. 배우 조민기는 극단적 선택으로 유명을 달리했다. 연예계 지각변동이라 할 수 있을 만큼 파장이 컸다. 그런데 미투가 어느 순간 멈췄다.

이에 대해 연예가 관계자들은 조심스럽게 조재현과 김기덕 감독을 언급한다. 두 사람의 성폭력 의혹은 MBC ‘PD수첩’을 필두로 여러 매체에서 피해자들이 나서며 불거졌다. 그러나 폭로와 반박이 이어졌을 뿐 결과는 없다. 사실상 누구보다 많은 피해자들이 가해자라 지목했던 두 사람이지만 그 어떤 결과로도 이어지지 않았다. 미투 초반 사과했고 침묵했던 조재현은 모두가 사실무근이라며 법적 대응에 나섰고, 김기덕 감독 역시 “성범죄자로 낙인찍혔다”며 여성단체에 3억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그는 최근 신작이 해외영화제에 초청되는 등 작품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더욱이 나서는 피해자가 많음에도 경찰이 나설 수 없는 상황이었다. 경찰 측은 여러 차례 다양한 방송을 통해 “수많은 사건들이 공소시효가 다 만료돼 조사할 근거가 없다. 근거와 절차라는 게 있는데, 그걸 무시하고 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공소시효가 만료되지 않은 피해자가 나서달라 호소하는 경찰관계자도 있었다. 이밖에도 사건 수사조차 어려운 미투 사안들이 계속 이어졌고 이는 결국 전면에 나서지 못한 수많은 피해자들이 더욱 몸을 움츠리고 입을 닫게 만들었다. 

(사진=채널A, 이매리 SNS)
(사진=채널A, 이매리 SNS)

한때 연예계 절반 이상이 떨어져 나갈 것이라고 예상되기도 했던 미투가 멈춘 것도 이 때문으로 여겨진다. 혐의사실이 입증되는 대신 피해자가 용기낸 미투는 해프닝에 멈췄고 도리어 미투 고발자를 향한 2차 가해로도 이어졌다. 미투가 사회를 뒤덮으면서 피로를 호소하고 피해자의 의도를 의심하는 대중의 시선도 한몫했다. 

그렇기에 이번 이매리의 미투 폭로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 지에 더욱 많은 이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매리가 지목한 이들의 이름이 나돌고 있는 상황에서 K씨는 27일,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통해 “100% 사실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아직 누구의 말이 진실인지 가늠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가 변호사를 선임한 만큼 법적다툼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높다. 쌍방의 입장과 법적 판단, 그에 따른 처벌은 당연히 필요한 일이다. 

다만 이 가운데 주목해야 할 점은 미투 이후의 흐름이다. 혹여 혐의점이 있음에도 공소시효 및 여타의 이유로 법적 처벌이 불가능하다면, 피해사실보다 그 주변의 것들이 이슈화되며 2차 가해가 이어진다면 연예계 뿐 아니라 사회의 수많은 이들이 입을 다물게 될 것이다. 

미투의 본래 의도는 사회를 변화시키자는 데에 있다. 관행처럼 여겨져 왔던 일들을 바꿔보자는 것이다. 그러나 폭로만 있고 해결과정이 없다면 의미없는 일의 반복이 될 수밖에 없다. 김기덕 감독 및 조재현에 대한 ‘PD수첩’ 방송 당시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이수정 교수는 “혐의사실은 공소시효 때문에 제대로 입증되지도 못한 채 그냥 잠깐 동안의 해프닝으로 넘어가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틀림없이 존재한다. 그런 상황이 되면 변화는 결코 오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매리와 상대방 중 누구의 말이 맞든 철저한 규명이 이뤄지는 모습이 보여져야 이 일이 더 나은 변화의 촉매가 될 수 있다. 그렇기에 이매리가 상세하게 어떤 일을 당했는지, 가해자는 누구인지에만 초점을 맞추기보다 이 사건이 어떻게 흘러가는지에 초점을 맞추고 지켜봐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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