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JTBC 방송화면 캡처
스포츠계 전설들이 이렇게 웃길 줄 누가 알았을까. 안정환, 이만기, 허재, 양준혁. 이봉주, 심권호, 진종오, 김동현 등 스포츠로 국민들을 울리고 웃겼던 이들이 JTBC 예능프로그램 ‘뭉쳐야 찬다’에서 새로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들의 첫 키워드는 ‘축구’다. 손흥민과 20세 이하 월드컵 준우승 열기는 축구 예능으로 이어졌다. 김수로가 영국 축구 구단주로 나선 이야기를 담은 ‘으라차차 만수로’와 이재훈, 홍진호, 문세윤 등 드론 축구에 도전장을 내민 출연진을 그린 ‘드론 축구 : 하늘위의 스트라이커’가 방송 중이다.
두 번째 키워드는 ‘아재’다. 중년 남성이 예능의 주인공이 된 것도 새로운 일은 아니다. 최근 종영한 ‘궁민 남편’과 ‘1%의 우정’을 비롯해 현재 방송 중인 ‘도시어부’ ‘아이를 위한 나라는 있다’ 등에서 중년 배우, 개그맨들이 활약했다.
새로울 것 없는 이 두 키워드가 조합된 ‘뭉쳐야 찬다’지만, 여기에 하나가 더 추가됐다. 축구를 위해 모인 이들이 스포츠계 전설이라는 점이다. 축구, 농구, 씨름, 레슬링, 사격, 마라톤, 이종 격투기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했던 이들이 축구라는 새로운 종목 앞에서 작아지는 모습은 그 자체로 재미다. 경기에서 크게 진 뒤 좌절하는 모습도 새로웠다.
사진=JTBC 방송화면 캡처
특히 농구 감독으로 카리스마를 뽐내던 허재가 기본적인 축구 룰도 몰라 주변을 당황케 한 뒤 머쓱한 웃음을 짓는 장면은 여느 예능에서는 볼 수 없는 독특한 그림이었다. 체력이 부족해 경기 도중 골키퍼를 멋대로 교체하는 황당한 장면 등 미처 몰랐던 전설들의 이면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축구계 전설 안정환이 그런 그들을 보며 답답해하는 모습에서는 의외의 ‘케미’도 느껴진다.
출연진의 반전 매력과 예능에 익숙하지 않은 비예능인들의 신선함이 ‘뭉쳐야 찬다’ 초반 웃음을 책임졌지만, 이들이 펼칠 성장 드라마가 선사할 감동에 대한 기대감도 상당하다.
스포츠로 역사에 한 획은 그은 인물들인 만큼 센스와 숨길 수 없는 운동 신경이 드러날 때가 종종 있다. 그들의 남다른 승부욕도 포착돼 한 편의 진한 감동이 담긴 스포츠 예능을 볼 수도 있지 않을까라는 기대도 가지게 한다. 의외의 허당 매력으로 팀원들을 웃게 하던 허재가 무릎 통증에 재활까지 감행하는 모습도 인상적이다.
여느 축구 예능과 마찬가지로 축구 관련 인물을 섭외 했으면 이런 재미는 나오지 못했을 것이다. 스포츠라는 큰 범주에서 보면, 참신함을 위해 동떨어진 도전 과제를 주며 성장담을 다루는 다른 ‘아재 예능’과도 결이 다르다.
제작발표회에서 안정환은 재미와 진정성을 동시에 강조했다. 성치경 CP는 새로운 레전드 출연을 예고하며 다채로운 그림을 자신했다. ‘뭉쳐야 찬다’가 어떤 다양한 전개를 펼칠지 기대를 모으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