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현지 기자
배우 조진웅, 고창석, 김슬기 등 광대패들의 유쾌한 활약부터 한명회 역의 손현주가 선보일 묵직한 연기까지. ‘광대들’의 주역들은 영화의 재미와 메시지를 모두 강조해 기대를 모았다. ‘광대들’은 조선 팔도를 무대로 풍문을 조작하고 민심을 흔드는 광대들이 권력의 실세 한명회에 발탁돼 세조에 대한 미담을 만들어내면서 역사를 바꾸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
이번 영화는 역사적 사실에 영화적 상상력을 덧입힌 영화다. 22일 오전 서울 CGV압구정에서 열린 ‘광대들: 풍문 조작단’(이하 ‘광대들’) 제작보고회에 참석한 김주호 감독은 실록과 야사에 담긴 일화들을 영화에 직접 담았다며 “현대적인 시각에서 보면 기록들이 믿기지 않을 수 있다. 희화화하거나 폄하하면 안 될 것 같아 진지하게 묘사하려고 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만드는 과정은 실록과 전설에 담긴 것을 사실적으로 담으려고 하되, 광대들이 그것을 구현하는 모습들은 유쾌하고 경쾌하게 풀려고 했다”고 포인트를 설명했다.
광대패 5인방으로 만난 배우들의 활약이 기대를 모은다. 조진웅이 연출가 덕호 역을 맡아 리더로서의 면모를 보여준다. 고창석은 기술 담당 홍칠 역을 맡았으며, 김슬기가 음향 담당 근덕을 연기한다. 윤박은 미술 담당 진상, 김민석은 재주 담당 팔풍 역을 통해 각종 재주를 보여준다.
조진웅은 이번 영화를 위해 재담을 배웠다며 “카메라 앞에서 관객들 없이 재담을 하려니 어색하더라. 중간에 관객들을 모아 놓고 연기할 때는 정말 신명이 나더라. 그분들이 내 이야기를 듣고 있다는 착각이 들면서 신났다”고 영화의 유쾌함을 강조했다.
김 감독은 조진웅에 대해 “남다른 흥을 가진 배우다. 이런 영화에서 주인공이 흥이 없으면 안 되는데 기본적으로 흥을 가지고 있었다. 조진웅은 또 현실 참여적인 마인드를 가진 배우다. 할 말은 하는 그의 성정이 너무 좋았다. 이 시대의 진정한 광대라는 느낌을 받았다”라며 싱크로율을 언급했다.
사진=이현지 기자
더불어 김 감독은 광대패들이 극 중에서 다양한 재주를 선보이는 만큼 캐스팅에도 신경 썼다. 이에 대해 “김슬기는 목소리도 당당하고, 내면도 차돌 같다고 생각했다. 근덕은 극 중에서 1인 4역을 하시는데, 이런 역할을 무리 없이 소화했을 것이라고 여겼다. 관객들이 편하게 볼 수 있는 캐릭터가 필요했고, 그런 홍칠 역할을 고창석이 해줄 수 있을 것 같았다. 편안함, 푸근함의 아이콘이시지 않나”라고 했다.
첫 상업영화에 출연하는 윤박에 대한 기대감도 있었다. 김 감독은 “카메라 리허설을 하는 날 의상을 입은 윤박을 카메라로 보는데, 일상복을 입었을 때와 완전히 다른 이미지였다. 젊은 시절 양조위를 보는 것 같았다. 다들 깜짝 놀랐던 기억이 있다”고 했다.
손현주는 풍문 조작단의 기획자이자 한명회 역을 맡아 야심가의 면모를 드러내며 중심을 잡을 전망이다. 그는 “한명회는 많은 배우들이 연기했다. 이번에는 기획자의 느낌만 가지고 했다. 수염도 붙이며 외양도 다르게 가려고 했다. 광대들과 잘 스며들 수 있을지 고민하며 한명회를 완성했다”고 예고했다.
세조 역을 맡은 박희순은 집권 말기 혼란에 사로잡힌 왕의 모습을 선보인다. 박희순은 “세조의 초창기가 아닌, 집권 말기를 그렸다. 그래서 병세가 완연하고 죄책감에 불안 증세를 보인다. 세자가 왕위에 올랐을 때의 안위를 걱정하는 불안에 휩싸인 인물로 그렸다”고 했다.
그동안 폭군으로 많이 그려진 세조와는 다를 것이라며 “많은 드라마, 영화에서 세조를 하신 분이 있다. ‘내가 왕이 될 상인가’라는 명대사가 담긴 영화도 있다. 나도 세조 역할을 제안받았을 때 카리스마를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이미 약해진 인물이었다”고 했다.
‘광대들’은 8월 21일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