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가 여론의 뭇매를 맞은 '노(NO) 재팬'의 깃발을 내립니다.
서양호 서울 중구청장은 6일 "일본 정부의 경제 보복에 국민과 함께 대응한다는 취지였는데 뜻하지 않게 심려를 끼처드려 죄송하다"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중구는 이날 오전 태극기와 함께 '노(보이콧) 재팬-No(Boycott) Japan : 가지 않습니다 사지 않습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깃발 1100개를 설치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노재팬 설치 구역은 퇴계로, 을지로, 태평로, 동호로, 청계천로, 세종대로, 삼일대로, 정동길, 명동, 청계천 등 관내 22개로인데요. 일본인 관광객이 많이 찾는 지역이 대다수입니다.
시민들은 민간이 주도하는 일본 불매운동을 공무원이 관여해서는 안된다는 반응을 보였는데요. 관광업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습니다.
서 구청장은 부정적인 여론이 형성되자 "왜 구청은 나서면 안 되냐. 왜 명동이면 안 되냐"고 SNS에 반박글을 올렸습니다.
그러면서 "관군, 의병 따질 상황이 아니다. 일에는 다 때가 있는 법이다. 지금이라말로 민관 합동으로 벤치 클리어링이 필요한 때"라고 주장했습니다.
서 구청장의 반박에 여론은 더욱 악화됐습니다. 중구청 홈페이지 등에는 민원과 항의가 잇따랐는데요.
각종 온라인커뮤니티에도 서 구청장을 비난하는 글이 쏟아졌고, 청와대 신문고에 국민청원까지 올라왔습니다. 국민청원에는 1만7천여명이 서명했습니다.
박원순 서울시장도 서 구청장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박 시장은 "시민들 집단 지성의 힘을 믿어보라. 불매운동은 시민들이 알아서 한다. 우려가 있으니 조정하면 조겠다"고 요청했는데요.
결국 서 구청장은 반박글을 삭제하고, 노재팬 깃발 철거 의사를 밝혔습니다.
서 구청장은 "일본 국민들에게 불필요한 오해를 줄 수 있다는 우려와 불매운동을 국민의 자발적 영역으로 남겨둬야 한다는 비판에 대해 겸허히 받아들인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일본정부의 부당한 조치를 향한 우리 국민들의 목소리가 다시 하나로 모여지기를 진심으로 바라며 이유 불문하고 설치된 배너기는 즉시 내리겠다"고 덧붙였습니다.
사진=서양호 인스타그램, 노재팬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