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컨선월드와이드 세상에는 타인의 안정을 지키기 위해 자신의 안위는 돌보지 않는 이들이 많다. 그 선봉에 서 있는 이들 중 전쟁이나 가난 등 위험에 처한 사람들을 돕기 위해 인도적 활동을 펼치는 인도주의적 운동가들은 자신의 목숨도 개의치 않는다. 지난해만 해도 131명의 인도주의적 운동가들이 구호활동을 펼치다 안타까운 생명을 잃었다. 이런 이들의 정신을 되새기고 이어가기 위해 유엔(UN)이 제정한 날이 바로 ‘세계 인도주의의 날’이다. 지난 2003년 8월 19일, 이라크 바그다드 유엔본부에서 발생한 폭탄 테러가 인도주의 활동가 22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33년간 분쟁지역에서의 인도적 지원과 활동을 펼쳐 왔던 유엔 인권 고등판무관도 이 사건으로 세상을 떠났다. 이후에도 수많은 인도주의적 활동가들이 세상의 사람들이 분쟁과 재해로부터 벗어나 존엄적 삶을 이어나갈 수 있도록 돕다가 목숨을 잃었다. 이에 2008년 유엔이 이 날을 제정했고 올해로 11회째를 맞게 됐다. 인도주의란 모든 인간은 동등한 자격을 갖추고 있다는 전제 하에 인류의 공존을 꾀하고 복지를 실현시키려는 박애적(博愛的)인 사상을 뜻한다. 이에 따라 ?분쟁지역, 재난현장에 앞다퉈 달려가는 활동가들은 국적, 단체, 종교를 불문하고 사람들의 존엄성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 노력한다. 그러나 세계는 좀처럼 상황이 나아지지 않는다. 여전히 수많은 위험이 도사리고 있고 그들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도 수없이 많다. 어째서일까? 많은 이들이 짐작하듯 소수의 욕심이 전쟁을 부르고 일부의 권력욕이 수많은 이들을 오갈 곳 없는 난민으로 만든다. 인간이 어찌할 수 없거나 때론 인간이 초래한 재난들이 사람들을 덮친다. 얽히고설킨 복잡한 요인들이 수많은 사람들이 인간답게 살 수 없는 환경으로 몰아넣고 있다. 국제인도주의기구로 다방면에서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컨선월드와이드 측 도움을 받아 세계를 위협하고 있는 위험 요소들을 짚어본다. 컨선월드와이드는 “단 한 사람도 외면하지 않겠다”는 의지로 극빈층의 기아와 빈곤 문제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 52년간 46개국에서 인도주의적 활동에 몰두하고 있다. 사진=유엔난민기구 ■ 심화되는 분쟁, 그리고 난민 UNOCHA보고서에 의하면 지난해 1분마다 20명의 사람들이 자신이 자고 나란 지역 혹은 국경을 넘어야 했다. 지역적 분쟁은 대량의 인구를 이동시키는 주요원인으로 이 이주가 수많은 난민을 양산하고 있다. 인도주의적 활동가들은 ‘분쟁에 따른 이주(Conflict-induced displacement)’를 개인, 가족 및 공동체에 즉각적이고 파괴적인 영향을 미치는 인도적 위기로 본다. 이주는 폭력, 재산손실, 피난 등 개인의 어려움을 넘어 장기적으로 정치, 경제, 사회에까지 영향을 끼치는 사회적 재난이라 할 수 있다. 2017년 8월 발생한 폭력사태로 62만명이 난민신분이 된 방글라데시의 로힝야족은 고향인 미얀마에서 시민권을 박탈당하고 무국적자로 살아가고 있다. 미얀마 군사 독재 정부의 수십 년에 걸친 탄압, 로힝야족 일부 집단의 무력 행동은 평범한 로힝야족 사람들의 고향을 빼앗고 안전한 주거지와 재산 등을 모두 앗아갔다. 송환은 2018년 시작됐지만 여전히 위험은 도사리고 있다. 시리아 역시 마찬가지다. 유엔난민기구는 올해 25만명 시리아인들이 귀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귀화하는 이들에게 인도주의적 삶이 열려 있지는 않은 상황이다. 강제 징병과 전쟁의 위험을 비롯해 신분과 소유권을 증명할 길이 없기에 기초 서비스를 받을 수 없는 상황이다. 분쟁 등으로 인해 여러 국가에서 난민이 발생하면서 전쟁을 피해 도피길에 나선 아프가니스탄인들의 경우는 해외 피난처조차 찾기 어려운 상황이다. 파키스탄과 이란에 거주하는 수십만 명의 아프가니스탄 난민들은 안전한 땅과 일자리 부족 때문에 여전히 분쟁 중인 고국으로 돌아가야 하는 또다른 위험에 처한다. 컨선월드와이드는 분쟁 국가에서 떠난 이들의 안전이나 송환 및 귀환 후도 문제지만 삶의 기초적 부분들을 위협하는 나라 안에서 국경을 넘지 못한 채 고립된 국내 실향민의 안전도 보장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우려되는 부분이라 설명한다. 분쟁 상황도 좀처럼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극단주의 단체들은 이집트와 리비아 그리고 사헬 지역 국가들을 넘어, 부르키나파소, 카메룬, 말리, 니제르, 나이지리아에서 활동하고 있는 상황이다. 소말리아와 말리는 오랫동안 지하디스트(Jihadist) 폭동의 중심지로 소말리아 뿐 아니라 아프리카 다른 나라를 위협하고 있다. 2018년 사헬 지역에서는 이슬람 단체와 연관된 폭력 사태가 3배로 늘었고 예멘 분쟁은 수많은 주체가 관여하고 있지만 협상 테이블에 앉은 주요 세력들이 교전 중인 무장세력을 모두 컨트롤할 수는 없기에 위협적 상황은 계속되고 있다. 유엔 감시단이 올해 예멘의 주요 항구인 호데이다(Hodeidah)를 방문하고 더 많은 회담을 가질 계획이지만 지역 갈등 해결 없이 무조건 전쟁을 중단하려는 움직임만 보인다면 절실하게 도움이 필요한 민간인들은 불바다 속에서 빠져나올 수 없는 격이기에 세계 인도주의 활동가들의 우려가 깊다. 사진=컨선월드와이드 ■ 밀레니얼 시대에 여전한 식량난 세계 인도주의적 활동가들의 발걸음은 주로 식량 지원을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다. 그럼에도 어려운 이들을 위한 식량 확보는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는 상황이라는 것이 NGO 활동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컨선 월드와이드는 2015년에서 2017년 사이 인도주의 위기 수준의 식량 불안이 커졌다고 설명한다. 식량 부족과 함께 자연재해 등 복합 요소 때문. 전 세계 영양 부족 인구는 2014년 7억 8800만 명에서 2017년 8억 2800만 명으로 다시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잠시 줄어드는 듯했던 영양부족 인구는 최근 5년동안에만 4천만명이 증가해 1억 2200만명에 이른다. ? 더욱이 식량 부족은 한 나라에 국한되는 현상으로 볼 수 없다. 나이지리아, 소말리아, 남수단, 예멘 등 4개국에서 2천만 명이 넘는 사람들은 현재 기근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예멘은 어느때보다 심각한 기근을 겪고 있다. 예멘 전지역 중 3분의 1에 해당하는 인구가 기근을 겪고 있다. 식량난을 포함, 타인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빈곤층은 예멘 인구의 80%에 달한다. 남수단 역시 인구 절반이 심각한 식량 안보에 부딪힌 상태다. ■ 기후적 재난의 급습 자연 재해도 인도적 보살핌이 필요한 인구를 늘리는 환경이다. 최근 5년간 세계 160개 이상의 국가 및 지역에서 자연 재해로 인한 재난으로 인해 약 2000만 명의 이재민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진다. 홍수, 폭풍 및 가뭄을 포함한 기후 관련 재난은 전 세계 재난의 90 %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가장 많은 이들의 삶을 위협하는 요소다. 매년 기후 변화와 이로 인한 피해는 악화되고 있는데 한 곳에서 발생한 기후적 상황이 다른 곳까지 여파를 미치는 점도 문제다. 기상전문가들은 올해 동아프리카에 찾아온 극심한 가뭄이 3월 모잠비크와 말라위를 강타한 사이클론 이다이의 영향이라 분석하고 있다. 같은 지역에 두 차례의 역대급 사이클론이 찾아오면서 대기의 수분을 이동시키고, 이로 인해 인근 지역의 우기가 단축됐다는 설명이다. 이같은 기후변화와 재해는 각 지역의 농업과 목축에 영향을 미치고 새로운 이주민을 발생시킨다. 그리고 이같은 이주는 각 국경과 마을 사이에서 새로운 갈등을 초래하는 원인이 된다. 아프가니스탄의 2018년 가뭄이 그해 발생한 분쟁만큼이나 많은 사람들을 이동시켰다는 점이 단적인 예다. 소말리아에서는 가뭄과 홍수로 인한 식량부족이 분쟁의 상황과 맞물리면서 수많은 사람들이 터전을 잃고 거리로 내몰렸다. 세계은행 보고서는 기후변화가 2050년까지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남아시아, 라틴 아메리카의 자국 내에서 1억 4300만 명의 사람들을 이주시킬 수 있다고 예측하고 있다. UN 기상청도 엘리뇨 현상이 장기 기후변화와 결합해 강우량과 기온 패턴을 더욱 불안정하게 만들 가능성이 75~80%에 달한다고 밝힌 만큼 식량 불안정 상태, 이주민 증가 현상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여겨진다. 컨선 월드와이드는 “연구원들은 실제 규모는 추정치를 훨씬 초과할 거라고 생각한다”면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집과 생계를 잃을 수 있는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인도적 지원을 계획하고 대응책을 마련하는 것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고 토로했다. 사진=컨선월드와이드 ■ 전염병의 위협 앞서 언급된 분쟁 상황과 자연재해, 그리고 비위생적 상황은 전염병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이다. 세계적으로 보자면 집단발병을 막을 수 있는 의학적-절차적 발전은 지속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행병과 전염병은 여전히 분쟁과 재해가 빈번한 나라에서 가장 흔한 사망요인으로 꼽힌다. 일부 저개발국의 정치적이고 구조적인 문제들이 콜레라, 에볼라, 말라리아, 홍역, 메르스, 황열병, 디카와 같은 많은 질병들이 확산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다. 2018년 예멘, 베네수엘라, 방글라데시 로힝야 난민?들을 희생시킨 디프테리아, 전쟁으로 인해 취약한 의료체계가 더욱 약화되고 있는 남수단 상황 등을 수많은 이들의 목숨을 앗아간 단적인 예로 꼽을 수 있다. 중앙아프리카공화국과 콩고민주공화국 등은 오랜 분쟁에 휩싸이며 수년간 전투로 보건시설이 황폐화된 상황이다. 무장단체들은 홍역이나 황열병 백신 접종 캠페인을 저지하며 기본 의료 지원조차 받지 못하게 만들었다. 2018년 콩고 동부지역에서 에볼라가 퍼지는 것을 막지 못한 것도 이 때문이다. 시리아, 예멘 등처럼 전면전이 벌어지는 나라의 경우는 잦은 분쟁과 공격들이 의료 시설을 무너뜨리고 깨끗한 물과 위생시설을 파괴하면서 콜레라와 같은 질병이 쉽게 퍼지도록 만들었다. 이같은 국가들에 있어 질병의 확산과 재발의 문제는 의학적 문제가 아닌 국가의 정치적 구조적 문제인 셈이다. 사진=세이브더칠드런 ■ 복합적인 문제들, 인도적 위기는 계속되고 있다 이런 이유들 때문에 인도주의적 활동가들의 활동 범위는 복합적이 되어가고 있으며 인도적 위기 역시 쉽게 풀리지 못하는 상황이다. 계속되는 분쟁과 국가적 충돌은 이들이 구축한 보건 서비스를 유명무실로 돌리고 예방에 대한 노력조차 힘겹게 만든다. 특히 테러방지법은 NGO단체들의 활동을 막는 요소로도 꼽히고 있어 인도주의적 활동가들의 발목을 붙잡는다는 것이 NGO단체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테러방지법이 만들어지면서 기부자들 역시 준법 요구가 강해졌다. 그러나 테러방지법상 제재 대상이 된 지역 및 국가를 돕고자 하는 NGO 단체들에게는 예외적 적용 법안이 절실한 상태다. 컨선 월드와이드는 “테러방지법으로 NGO들이 적법 지대에서 활동하는 것이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이는 더 많은 취약계층들이 가족의 삶을 지탱해주는 원조를 받을 수 없다는 것을 뜻한다”면서 “제재 대상으로 분류된 단체에 지원활동을 할 경우에는 막대한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는 결과적으로 소말리아에서 팔레스타인과 시리아에 이르기까지 제대 대상이 속해 있는 지역의 사람들을 돕는 것을 더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금을 전달하고 문제 발생 지역 당국과 대화를 나눠야 하는 NGO로서는 지원을 받는 가족 구성원 중에 무장단체 일원이 있는지조차 일일이 확인하기 어려운 상황이라 토로한다. 더욱이 소규모 NGO의 경우 가장 대중적이고 보편화된 지역 외에서 활동하는 경우가 많기에 절실하게 도움이 필요한 지역과 사람들을 돕기 어려워질 수 있어 우려가 큰 상황이다. 현 시점에서 인도적 위기는 분쟁, 식량난, 비위생적 상황 등으로 인해 과거보다 훨씬 복잡다난하고 장기화되고 있는 모습이다. 이에 더해 일시적 배고픔 뿐 아니라 안정된 삶을 잃어버린 이들을 도와야 하는 NGO 단체들의 활동 범위 역시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다. UNOCHA 보고상 인도적 위기는 평균 9년 이상 지속된다. 세계 인도주의의 날을 맞아 지역의 구조적 정치적 문제 및 테러 위협과 인도주의적 활동에 대한 구분이 어떻게 이뤄져야 할지 고민해봐야 할 일이다.

'세계 인도주의의 날' 세계인의 위기, 복합·장기적 악화되는 까닭

문다영 기자 승인 2019.08.19 10:54 | 최종 수정 2139.04.06 00:00 의견 0
사진=컨선월드와이드
사진=컨선월드와이드

세상에는 타인의 안정을 지키기 위해 자신의 안위는 돌보지 않는 이들이 많다. 그 선봉에 서 있는 이들 중 전쟁이나 가난 등 위험에 처한 사람들을 돕기 위해 인도적 활동을 펼치는 인도주의적 운동가들은 자신의 목숨도 개의치 않는다. 지난해만 해도 131명의 인도주의적 운동가들이 구호활동을 펼치다 안타까운 생명을 잃었다. 이런 이들의 정신을 되새기고 이어가기 위해 유엔(UN)이 제정한 날이 바로 ‘세계 인도주의의 날’이다.

지난 2003년 8월 19일, 이라크 바그다드 유엔본부에서 발생한 폭탄 테러가 인도주의 활동가 22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33년간 분쟁지역에서의 인도적 지원과 활동을 펼쳐 왔던 유엔 인권 고등판무관도 이 사건으로 세상을 떠났다. 이후에도 수많은 인도주의적 활동가들이 세상의 사람들이 분쟁과 재해로부터 벗어나 존엄적 삶을 이어나갈 수 있도록 돕다가 목숨을 잃었다. 이에 2008년 유엔이 이 날을 제정했고 올해로 11회째를 맞게 됐다.

인도주의란 모든 인간은 동등한 자격을 갖추고 있다는 전제 하에 인류의 공존을 꾀하고 복지를 실현시키려는 박애적(博愛的)인 사상을 뜻한다. 이에 따라 ?분쟁지역, 재난현장에 앞다퉈 달려가는 활동가들은 국적, 단체, 종교를 불문하고 사람들의 존엄성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 노력한다. 그러나 세계는 좀처럼 상황이 나아지지 않는다. 여전히 수많은 위험이 도사리고 있고 그들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도 수없이 많다. 어째서일까? 많은 이들이 짐작하듯 소수의 욕심이 전쟁을 부르고 일부의 권력욕이 수많은 이들을 오갈 곳 없는 난민으로 만든다. 인간이 어찌할 수 없거나 때론 인간이 초래한 재난들이 사람들을 덮친다. 얽히고설킨 복잡한 요인들이 수많은 사람들이 인간답게 살 수 없는 환경으로 몰아넣고 있다. 국제인도주의기구로 다방면에서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컨선월드와이드 측 도움을 받아 세계를 위협하고 있는 위험 요소들을 짚어본다. 컨선월드와이드는 “단 한 사람도 외면하지 않겠다”는 의지로 극빈층의 기아와 빈곤 문제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 52년간 46개국에서 인도주의적 활동에 몰두하고 있다.

사진=유엔난민기구
사진=유엔난민기구

■ 심화되는 분쟁, 그리고 난민

UNOCHA보고서에 의하면 지난해 1분마다 20명의 사람들이 자신이 자고 나란 지역 혹은 국경을 넘어야 했다. 지역적 분쟁은 대량의 인구를 이동시키는 주요원인으로 이 이주가 수많은 난민을 양산하고 있다.

인도주의적 활동가들은 ‘분쟁에 따른 이주(Conflict-induced displacement)’를 개인, 가족 및 공동체에 즉각적이고 파괴적인 영향을 미치는 인도적 위기로 본다. 이주는 폭력, 재산손실, 피난 등 개인의 어려움을 넘어 장기적으로 정치, 경제, 사회에까지 영향을 끼치는 사회적 재난이라 할 수 있다.

2017년 8월 발생한 폭력사태로 62만명이 난민신분이 된 방글라데시의 로힝야족은 고향인 미얀마에서 시민권을 박탈당하고 무국적자로 살아가고 있다. 미얀마 군사 독재 정부의 수십 년에 걸친 탄압, 로힝야족 일부 집단의 무력 행동은 평범한 로힝야족 사람들의 고향을 빼앗고 안전한 주거지와 재산 등을 모두 앗아갔다. 송환은 2018년 시작됐지만 여전히 위험은 도사리고 있다. 시리아 역시 마찬가지다. 유엔난민기구는 올해 25만명 시리아인들이 귀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귀화하는 이들에게 인도주의적 삶이 열려 있지는 않은 상황이다. 강제 징병과 전쟁의 위험을 비롯해 신분과 소유권을 증명할 길이 없기에 기초 서비스를 받을 수 없는 상황이다. 분쟁 등으로 인해 여러 국가에서 난민이 발생하면서 전쟁을 피해 도피길에 나선 아프가니스탄인들의 경우는 해외 피난처조차 찾기 어려운 상황이다. 파키스탄과 이란에 거주하는 수십만 명의 아프가니스탄 난민들은 안전한 땅과 일자리 부족 때문에 여전히 분쟁 중인 고국으로 돌아가야 하는 또다른 위험에 처한다.

컨선월드와이드는 분쟁 국가에서 떠난 이들의 안전이나 송환 및 귀환 후도 문제지만 삶의 기초적 부분들을 위협하는 나라 안에서 국경을 넘지 못한 채 고립된 국내 실향민의 안전도 보장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우려되는 부분이라 설명한다.

분쟁 상황도 좀처럼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극단주의 단체들은 이집트와 리비아 그리고 사헬 지역 국가들을 넘어, 부르키나파소, 카메룬, 말리, 니제르, 나이지리아에서 활동하고 있는 상황이다. 소말리아와 말리는 오랫동안 지하디스트(Jihadist) 폭동의 중심지로 소말리아 뿐 아니라 아프리카 다른 나라를 위협하고 있다. 2018년 사헬 지역에서는 이슬람 단체와 연관된 폭력 사태가 3배로 늘었고 예멘 분쟁은 수많은 주체가 관여하고 있지만 협상 테이블에 앉은 주요 세력들이 교전 중인 무장세력을 모두 컨트롤할 수는 없기에 위협적 상황은 계속되고 있다. 유엔 감시단이 올해 예멘의 주요 항구인 호데이다(Hodeidah)를 방문하고 더 많은 회담을 가질 계획이지만 지역 갈등 해결 없이 무조건 전쟁을 중단하려는 움직임만 보인다면 절실하게 도움이 필요한 민간인들은 불바다 속에서 빠져나올 수 없는 격이기에 세계 인도주의 활동가들의 우려가 깊다.

사진=컨선월드와이드
사진=컨선월드와이드

■ 밀레니얼 시대에 여전한 식량난

세계 인도주의적 활동가들의 발걸음은 주로 식량 지원을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다. 그럼에도 어려운 이들을 위한 식량 확보는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는 상황이라는 것이 NGO 활동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컨선 월드와이드는 2015년에서 2017년 사이 인도주의 위기 수준의 식량 불안이 커졌다고 설명한다. 식량 부족과 함께 자연재해 등 복합 요소 때문. 전 세계 영양 부족 인구는 2014년 7억 8800만 명에서 2017년 8억 2800만 명으로 다시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잠시 줄어드는 듯했던 영양부족 인구는 최근 5년동안에만 4천만명이 증가해 1억 2200만명에 이른다. ?

더욱이 식량 부족은 한 나라에 국한되는 현상으로 볼 수 없다. 나이지리아, 소말리아, 남수단, 예멘 등 4개국에서 2천만 명이 넘는 사람들은 현재 기근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예멘은 어느때보다 심각한 기근을 겪고 있다. 예멘 전지역 중 3분의 1에 해당하는 인구가 기근을 겪고 있다. 식량난을 포함, 타인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빈곤층은 예멘 인구의 80%에 달한다. 남수단 역시 인구 절반이 심각한 식량 안보에 부딪힌 상태다.

■ 기후적 재난의 급습

자연 재해도 인도적 보살핌이 필요한 인구를 늘리는 환경이다. 최근 5년간 세계 160개 이상의 국가 및 지역에서 자연 재해로 인한 재난으로 인해 약 2000만 명의 이재민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진다. 홍수, 폭풍 및 가뭄을 포함한 기후 관련 재난은 전 세계 재난의 90 %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가장 많은 이들의 삶을 위협하는 요소다.

매년 기후 변화와 이로 인한 피해는 악화되고 있는데 한 곳에서 발생한 기후적 상황이 다른 곳까지 여파를 미치는 점도 문제다. 기상전문가들은 올해 동아프리카에 찾아온 극심한 가뭄이 3월 모잠비크와 말라위를 강타한 사이클론 이다이의 영향이라 분석하고 있다. 같은 지역에 두 차례의 역대급 사이클론이 찾아오면서 대기의 수분을 이동시키고, 이로 인해 인근 지역의 우기가 단축됐다는 설명이다. 이같은 기후변화와 재해는 각 지역의 농업과 목축에 영향을 미치고 새로운 이주민을 발생시킨다. 그리고 이같은 이주는 각 국경과 마을 사이에서 새로운 갈등을 초래하는 원인이 된다. 아프가니스탄의 2018년 가뭄이 그해 발생한 분쟁만큼이나 많은 사람들을 이동시켰다는 점이 단적인 예다. 소말리아에서는 가뭄과 홍수로 인한 식량부족이 분쟁의 상황과 맞물리면서 수많은 사람들이 터전을 잃고 거리로 내몰렸다.

세계은행 보고서는 기후변화가 2050년까지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남아시아, 라틴 아메리카의 자국 내에서 1억 4300만 명의 사람들을 이주시킬 수 있다고 예측하고 있다. UN 기상청도 엘리뇨 현상이 장기 기후변화와 결합해 강우량과 기온 패턴을 더욱 불안정하게 만들 가능성이 75~80%에 달한다고 밝힌 만큼 식량 불안정 상태, 이주민 증가 현상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여겨진다. 컨선 월드와이드는 “연구원들은 실제 규모는 추정치를 훨씬 초과할 거라고 생각한다”면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집과 생계를 잃을 수 있는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인도적 지원을 계획하고 대응책을 마련하는 것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고 토로했다.

사진=컨선월드와이드
사진=컨선월드와이드

■ 전염병의 위협

앞서 언급된 분쟁 상황과 자연재해, 그리고 비위생적 상황은 전염병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이다. 세계적으로 보자면 집단발병을 막을 수 있는 의학적-절차적 발전은 지속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행병과 전염병은 여전히 분쟁과 재해가 빈번한 나라에서 가장 흔한 사망요인으로 꼽힌다. 일부 저개발국의 정치적이고 구조적인 문제들이 콜레라, 에볼라, 말라리아, 홍역, 메르스, 황열병, 디카와 같은 많은 질병들이 확산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다. 2018년 예멘, 베네수엘라, 방글라데시 로힝야 난민?들을 희생시킨 디프테리아, 전쟁으로 인해 취약한 의료체계가 더욱 약화되고 있는 남수단 상황 등을 수많은 이들의 목숨을 앗아간 단적인 예로 꼽을 수 있다.

중앙아프리카공화국과 콩고민주공화국 등은 오랜 분쟁에 휩싸이며 수년간 전투로 보건시설이 황폐화된 상황이다. 무장단체들은 홍역이나 황열병 백신 접종 캠페인을 저지하며 기본 의료 지원조차 받지 못하게 만들었다. 2018년 콩고 동부지역에서 에볼라가 퍼지는 것을 막지 못한 것도 이 때문이다. 시리아, 예멘 등처럼 전면전이 벌어지는 나라의 경우는 잦은 분쟁과 공격들이 의료 시설을 무너뜨리고 깨끗한 물과 위생시설을 파괴하면서 콜레라와 같은 질병이 쉽게 퍼지도록 만들었다. 이같은 국가들에 있어 질병의 확산과 재발의 문제는 의학적 문제가 아닌 국가의 정치적 구조적 문제인 셈이다.

사진=세이브더칠드런
사진=세이브더칠드런

■ 복합적인 문제들, 인도적 위기는 계속되고 있다

이런 이유들 때문에 인도주의적 활동가들의 활동 범위는 복합적이 되어가고 있으며 인도적 위기 역시 쉽게 풀리지 못하는 상황이다. 계속되는 분쟁과 국가적 충돌은 이들이 구축한 보건 서비스를 유명무실로 돌리고 예방에 대한 노력조차 힘겹게 만든다.

특히 테러방지법은 NGO단체들의 활동을 막는 요소로도 꼽히고 있어 인도주의적 활동가들의 발목을 붙잡는다는 것이 NGO단체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테러방지법이 만들어지면서 기부자들 역시 준법 요구가 강해졌다. 그러나 테러방지법상 제재 대상이 된 지역 및 국가를 돕고자 하는 NGO 단체들에게는 예외적 적용 법안이 절실한 상태다. 컨선 월드와이드는 “테러방지법으로 NGO들이 적법 지대에서 활동하는 것이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이는 더 많은 취약계층들이 가족의 삶을 지탱해주는 원조를 받을 수 없다는 것을 뜻한다”면서 “제재 대상으로 분류된 단체에 지원활동을 할 경우에는 막대한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는 결과적으로 소말리아에서 팔레스타인과 시리아에 이르기까지 제대 대상이 속해 있는 지역의 사람들을 돕는 것을 더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금을 전달하고 문제 발생 지역 당국과 대화를 나눠야 하는 NGO로서는 지원을 받는 가족 구성원 중에 무장단체 일원이 있는지조차 일일이 확인하기 어려운 상황이라 토로한다. 더욱이 소규모 NGO의 경우 가장 대중적이고 보편화된 지역 외에서 활동하는 경우가 많기에 절실하게 도움이 필요한 지역과 사람들을 돕기 어려워질 수 있어 우려가 큰 상황이다. 현 시점에서 인도적 위기는 분쟁, 식량난, 비위생적 상황 등으로 인해 과거보다 훨씬 복잡다난하고 장기화되고 있는 모습이다. 이에 더해 일시적 배고픔 뿐 아니라 안정된 삶을 잃어버린 이들을 도와야 하는 NGO 단체들의 활동 범위 역시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다. UNOCHA 보고상 인도적 위기는 평균 9년 이상 지속된다. 세계 인도주의의 날을 맞아 지역의 구조적 정치적 문제 및 테러 위협과 인도주의적 활동에 대한 구분이 어떻게 이뤄져야 할지 고민해봐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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