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제공
배성우는 사제복을 입은 신부도 자기 식대로 연기했다. 평범한 신부라고 겸손함을 보였지만 라틴어 기도문까지 거꾸로 외운 배성우는 ‘변신’의 현실감을 높인다.
영화 ‘검은 사제들’ ‘사바하’ ‘사자’ 까지. 오컬트 무비에서는 강동원, 이정재, 박서준 등 화려한 사제복 핏을 뽐내는 주인공들이 화제였다. 이들의 뒤를 잇는 배성우는 부담감을 느낄 법도 했다. 그러나 배성우는 평범한 신부도 있어야 하지 않겠냐고 너스레를 떨며 현실감을 강종했다.
“중수는 신부지만 삼촌이기도 하다. 그동안 작품에서는 청순한 이미지가 부각됐지만, 실제로는 나이 드신 신부님부터 젊은 신부님까지 다양하다. 나는 그 중 하나라고 생각해주셨으면 한다.”
다만 영화에서 구마 의식을 사실적으로 그리기 위해 다큐멘터리와 영화 등 많은 자료들을 찾아보며 신경 썼다. 관객들을 설득하기 위해서는 현실감이 필수라고 생각했다.
“다큐멘터리를 보면서 배웠다. 첫 구마 장면에서 고민을 많이 했다. 보조 사제 없이 혼자 하는데, 그게 가능한지도 알아봤다. 사소한 묘사도 실제 쓰는 표현인지 확인을 했다.”
라틴어로 된 기도문을 외우는 것은 필요한 과정이었다. 생각보다 수월하게 대사를 익혔다는 배성우는 악마가 중수로 변신해 구마 의식을 할 때는 라틴어 기도문을 거꾸로 외우기까지 했다.
“라틴어 대사가 특별히 어렵지는 않았다. 다만 조금 어려웠던 장면은 악마가 회초리를 때리며 외우는 기도문은 라틴어가 아니다. 그걸 거꾸로 외워야 했다. 라틴어는 쓰는 언어다 보니 배우다 보면 저절로 된다. 하지만 거꾸로 외는 건 사람이 하는 말이 아니라 무조건 통으로 외워야 했다. 부담이 돼서 꾸준히 반복해 외웠다. 외우다 잠들었는데, 꿈에서도 그걸 외우고 있더라. 그 꿈을 꾼 이후 한 번도 안 틀리고 단번에 대사를 외웠다.”
사진=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제공
다른 어떤 것보다 벌레와 싸우는 것이 힘들었다고 너스레를 떨어 웃음을 자아냈다. 극 중 중수가 부패한 시체를 복잡한 심경으로 바라보는 장면에서 지네와 뱀, 쥐 등 각종 동물과 벌레들을 직접 마주해야 했다.
“벌레와 촬영하는 게 가장 힘들었다. 벌레와 쥐를 현장에서 풀어두고, 또 수거하는 전문 팀이 따로 있더라. 파리까지도 그런 방식으로 했다. 벌레는 원래도 무서워한다. 또 중수는 멀쩡하게 서있어야 했지만, 벌레들은 자유롭게 내게 다가오지 않나. 묵직한 인물이라 진중하게 서 있는데 힘들더라.”
직업을 제대로 표현하는 것도 중요했지만, 악마가 중수로 변했을 때는 숨겨진 사악함을 드러내는 등 이중적인 면모를 설득력 있게 그리는 것도 필요했다.
“촬영을 할 때는 1인 2역을 하는 것이 재밌었다. 악마라는 존재는 감정이 있는 인물이 아니다. 극 중에서 중수가 유일하게 속내를 드러내는데 그런 감정적인 부분과 차별화를 두면 관객 분들이 알아주실 것이라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