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로커리지에 울고 웃던 시대는 지났다. 자산시장으로의 머니무브가 새로운 전환점이 되면서 증권사들이 고객 자산 확대에 사활을 걸고 있다. 뷰어스는 국내 주요 증권사들의 자산관리 부문 전문가들을 만나 현재 시장에 대한 진단, 대고객 전략 등을 물었다.

미래에셋증권은 자산관리(WM) 부문 직원들의 핵심성과지표(KPI) 상당 비중을 고객 수익률에 두는 것으로 유명하다. 고객수익률은 사실 직원 개개인의 역량에 따라 천차만별일 수도 있지만 그 근간에는 업계 최고를 자부할 만큼 견고하고도 체계적인 미래에셋증권의 자산관리배분시스템이 뒷받침됐기에 가능한 것도 사실이다.

(사진=김민균 미래에셋증권 투자전략부문대표(전무)가 미래에셋증권 센터원 본사에서 인터뷰하고 있는 모습. 미래에셋증권 제공)

■ 깊어지는 자산관리 노하우, 불어나는 고객자산

김민균 미래에셋증권 투자전략부문대표(전무)는 최근 뷰어스와 인터뷰에서 “고객들의 수익 없이는 지속 가능성이 없다는 것이 미래에셋의 철학”임을 분명히 했다.

그는 “단순히 고객수익률을 경쟁시키는 것이 아니다. 이는 직원들이 본사 투자전략부문에서 제공하는 포트폴리오를 충실하게 반영하고 부지런히 움직이도록 하기 위한 장치”라며 “시장 변곡점 등이 예상될 때 각 채널을 통해 지점과 고객들에게 빠르게 전달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미래에셋증권의 자산배분 포트폴리오가 만들어지는 과정은 고도화돼 있다. 상품전략위원회를 통해 팀장급 이상의 실무진들이 안건에 대해 합의하면 매달 열리는 자산배분위원회에서 해당 내용을 조율하고 결정한다. 올해로 10년째를 맞은 이 위원회에는 상품컨설팅본부장, 고객자산운용본부장, 리서치센터장, WM혁신본부장 등 총 8명 임원들이 참여한다.

투자전략부문 역시 120여명의 조직원들이 각각의 역할에 따라 5개 본부(고객자산배분본부, 고객자산운용본부, 상품컨설팅본부, 웰스테크본부, 투자와 연금센터)로 나뉘어 상품 구성부터 자산 배분과 운용, 컨설팅 등의 업무를 맡고 있다.

김 대표는 “고객의 니즈가 단순 브로커리지를 넘어 자산관리로 확장되면서 증권사의 서비스 역시 세분화될 수밖에 없다”며 “다양한 스펙트럼을 커버하기 위해선 이를 통합 관리할 수 있는 운영 체계가 필요한데 이런 부분에 있어 미래에셋증권이 시스템적으로 상당한 전문성을 확보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최근에는 직접 참여 의사가 높아진 자발적 투자자들을 위해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내에 ‘웰스테크’ 탭도 만들었다. 고객들이 직접 포트폴리오를 만들어 공유하고 다른 고객들의 자산 구성 및 매매현황 추적을 가능하게 하는 일종의 SNS 기능을 추가하는 등 새로운 변화도 꾀하는 중이다.

이 같은 꾸준한 자산관리의 성과는 고객 자산 증대로 이어졌다. 최근 5년 미래에셋증권의 국내 고객자산(AUM) 추이를 보면 지난 2020년 말 218조7100억원 수준이던 AUM은 24일 현재 373조8900억원까지 71% 가량 불어났다. 특히 디지털고객 자산은 4년여만에 43조6700억원에서 98조600억원으로 2.25배 성장했다.

(사진=김민균 미래에셋증권 투자전략부문대표(전무)가 미래에셋증권 센터원 본사에서 인터뷰하고 있는 모습. 미래에셋증권 제공)


미래에셋은 최근 자산관리 서비스 ‘사각지대’를 없애기 위해 인공지능(AI) 기술을 기반으로 한 WM스튜디오도 선보였다. 기존 PWM과 WM, 디지털 채널의 자산관리 서비스가 미치지 못했던 고객층들에게도 자산관리 서비스가 닿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WM스튜디오는 데이터를 통해 고객의 니즈를 포착하고 적시에 해소하는 서비스로 자산관리의 혁신을 일으킨다는 계획이다.

김 대표는 “이전까지는 개인화된 자산관리가 힘들었지만 AI를 통해 고객들의 유형과 투자 이력, 과거 어떤 의사결정을 해왔는지 등을 파악해 수익률 향상을 위한 맞춤형 서비스가 가능해질 것”이라며 “AI를 통해 점차 고도화되고 세분화된 자산관리를 활용할 수 있는 도구들을 만들어나가겠다”고 했다.

■ 국내 증시 좋지만 중국 등 글로벌 주목

그렇다면 최근 호황기를 누리고 있는 국내외 증시 속 미래에셋증권은 어떤 투자 포트폴리오를 추천할까.

김 대표는 역시 “글로벌 분산투자”라고 했다. 그는 “자산증식을 위해선 구조적인 성장이 있는 곳에 투자해야 한다”며 “올해 국내 주식의 성과가 우수했지만 지속 가능성을 생각한다면 해외주식 비중을 지금보다 더 늘려야 한다”고 전했다.

이를 반영하듯 미래에셋증권 고객 자산 가운데 해외주식잔고는 지난 2020년말 13조4000억원 수준에서 현재 48조8500억원(24일 기준)까지 3.6배 이상 늘었다.

그는 “현재 해외주식 가운데에도 미국 비중이 너무 높은 측면이 있는데 이를 더 분산하는 차원에서 중국이나 인도에 대한 지속적 관심이 필요하다”고도 했다. 김 대표는 “과거 중국 투자시 겪었던 불안과 상처를 감안할 때 당장 공격적으로 과도하게 집중할 것까진 아니다. 다만 미국의 경우 GDP 대비 시가총액이 200%가 넘었는데 중국은 50% 수준이다. GDP 증가가 증시에 반영된다는 측면에서 어디에 업사이드가 있을지 등에 대해선 생각해볼 대목”이라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중장기적 자산관리 전략을 감안했을 때 적립식으로 꾸준히 투자하는 것이 가장 우수한 성과를 낳는다는 것은 여전히 깨지지 않는 투자시장의 ‘정답’이라는 게 김 대표의 조언.

그는 “부동산에서 주식시장으로의 자금 이동을 비롯해 현재 글로벌 시장이 '주식의 시대'로 가고 있다”며 “시장에 접근하려는 투자자라면 타이밍을 잡기보단 주기를 갖고 꾸준히 사모으는 방법을 추천하고 싶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