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민은 늘 생동감 넘치는 연기로 작품에 현실감을 부여한다. 결과를 계산하기보다, 자신이 즐거울 수 있는 작품을 선택하는 것이 그 비결이었다. 늘 ‘진심’을 다하는 박정민의 예측 할 수 없는 선택을 꾸준히 지켜보고 싶은 이유다.
박정민은 작품을 선택할 때 도전을 지양한다는 의외의 가치관을 밝혔다. 작품의 안정성이나 시나리오의 재미보다는 자신이 잘, 그리고 즐겁게 할 수 있는 작품을 선택하는 것이 먼저였다.
“누구나 공 들여서 이야기를 만들기 때문에 대부분의 시나리오가 재밌다. 그러나 내가 잘 할 수 없는 역할은 안 하는 게 서로를 돕는 일이다. 또 내 마음을 움직여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다른 사람의 마음도 움직이기 힘들다. 마음이 끌리고, 즐거울 수 있는 작품이면, 결과를 생각하지 않고 선택한다.”
인기 시리즈 ‘타짜: 원 아이드 잭’의 주인공을 맡았지만, 이 영화의 성공 여부를 떠나 여전히 선택 기준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작은 역할이라도 좋은 영화, 좋은 배우, 스태프들과 함께라면 언제든 선택할 준비가 됐다.
“앞으로도 이대로 가게 될 것 같다. 재밌게 만드는 과정이 좋다. 주, 조연도 상관없다. 좋은 영화에 배우, 감독와 함께라면 좋다. 어떤 작은 역할이라도 그런 작품에 일조를 할 수 있다면 하는 게 맞다. 하기 싫은 건 웬만하면 안 하려고 하는 사람이다. 누군가는 내가 생각도 많고, 고민이 많아 장고 끝에 수를 두는 사람이라고 생각을 하는데, 결국 나를 움직이는 건 ‘내가 하고 싶은지’의 여부다.”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이처럼 마음이 동하는 작품만 있으면 언제든 출연을 마다 않는 박정민은 꾸준히 드라마와 영화에 출연 중이다. 대신 평소에는 책방에 나가 책을 읽으며 재충전의 시간을 가진다.
“원래 나는 뭘 하든 무기력한 사람이다. 가만히 있는 걸 좋아한다. 책방에 나가서도 가만히 책을 본다. 그렇게 집중해서 책을 보거나 글을 쓰면 진공 상태가 된다. 다른 잡념이 들어오지 않는다. 그러면 충전이 좀 되는 것 같다.”
연기 외에는 특별한 취미도 없다. 평소에 술도 마시지 않는다는 박정민은 어떤 유혹에도 굴하지 않고 영화계에 도움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했다. 영화에 대한 진한 애정을 드러내며 꾸준히 나아가겠다는 박정민의 다음 행보가 기대된다.
“나이를 먹으면 어떤 배우가 될지 구체적인 상상을 해보지 않았따. 그냥 배우가 되고 싶었다. 한국 영화 르네상스 시기를 만들고, 지금까지도 영화계에서 뚝심 있게 가시는 선배들이 있지 않나. 그 선배들처럼 되고 싶다. 아직은 부족하지만 선배님들의 발자취를 잘 따라가려고 노력 중이다. 꿈을 안겨준 선배들에게 보답하고 싶은 마음이다. 한국영화를 잘 지켜내고 싶다. 내 또래 좋은 배우들이 많은데, 경쟁자가 아니라 다 같이 다음 세대 영화인으로 성장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