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의 저장고 – 클릭된 속심, 2017, 알루미늄 블라인드, 분체도장 알루미늄 및 강철 천장 구조물, 강선, 회전 무대, LED 등, 전선, 1654 x 780 x 780 cm (사진=이동현기자)


국립현대미술관(MMCA)에서 ‘MMCA 현대차 시리즈 2020: 양혜규―O2 & H2O’ 서울박스 전시가 열리고 있다. 이 전시는 국립현대미술관이 주최하고 현대자동차가 후원하는 ‘MMCA 현대차 시리즈’로 2014년부터 10년간 매년 국내 중진 작가 1인을 지원하는 연례전이다.

한국 현대미술의 새로운 태도와 가능성을 제시하고 중진 작가 층을 더욱 공고히 하고자 마련된 전시다.

2014년 이불, 2015년 안규철, 2016년 김수자, 2017년 임흥순, 2018년 최정화, 2019년 박찬경, 2020년 양혜규가 선정되었다.

침묵의 저장고 – 클릭된 속심, 2017, 알루미늄 블라인드, 분체도장 알루미늄 및 강철 천장 구조물, 강선, 회전 무대, LED 등, 전선, 1654 x 780 x 780 cm(부분이미지) (사진=이동현기자)


서울박스에 설치된 높이 10m에 달하는 블라인드 조각 ‘침묵의 저장고-클릭된 속심’ 은 비스듬한 블라인드의 물성을 활용하는 작가의 최근 성향을 반영한다.

블라인드는 몸을 막아서고 빛을 거르지만, 냄새, 소리 등은 그 틈을 자유로이 넘나든다.

양혜규는 이러한 '비스듬한' 블라인드의 물성을 활용해 지난 15여 년간 다양한 설치작을 발전시켜왔다.

침묵의 저장고 – 클릭된 속심, 2017, 알루미늄 블라인드, 분체도장 알루미늄 및 강철 천장 구조물, 강선, 회전 무대, LED 등, 전선, 1654 x 780 x 780 cm(부분이미지) (사진=이동현기자)


총 154개의 블라인드가 이중의 겹을 이루는 ‘침묵의 저장고-클릭된 속심’의 고정된 검은 외피 속에서 소용돌이 모양의 속심이 느리게 회전하고, 무아레 간섭moire interference이라는 물결무늬가 나타났다가 사라진다.

침묵의 저장고 – 클릭된 속심, 2017, 알루미늄 블라인드, 분체도장 알루미늄 및 강철 천장 구조물, 강선, 회전 무대, LED 등, 전선, 1654 x 780 x 780 cm(부분이미지) (사진=이동현기자)


작품의 대형 원통 구조가 산업용 저장고를 암시하는 반면, '활성화' 된 상태를 나타내는 속심의 코발트블루는 디지털 세계와의 접점을 물리적으로 재현한다. 전시는 내년 2월 28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