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16일 삼성바이오로직스 인천사업장을 찾은 이재용 회장이 5공장 건설 현장을 살펴보고 있다.(사진=삼성전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등기이사로 복귀하지 않는다.
삼성전자는 20일 오전 이사회를 열고 2023년도 회계년도에 대한 제55기 정기주주총회 개최일과 상정 안건을 결의했다. 이번 주총은 다음달 22일 오전 9시 경기도 수원시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등기이사 복귀가 또 다시 미뤄졌다. 삼성전자 이사회는 다음달 22일 예정된 정기 주주총회에서 이재용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안은 상정하지 않기로 했다.
주총 안건으로는 ▲재무제표 승인 ▲사외이사 신제윤(전 금융위원장) ·조혜경(한성대 교수) 신규 선임 ▲감사위원 유명희(전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 본부장) 신규 선임 ▲이사 보수한도 승인 ▲정관 일부 변경 등의 안건을 상정할 예정이다.
관심을 모았던 이 회장의 등기이사 선임은 안건에서 빠졌다. 아직 사법리스크가 완전하게 해소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등기이사 복귀를 서두르지 않은 것으로 해석된다.
이 회장은 지난 5일 삼성물산-제일모직 부당합병 및 회계부정 사건 관련 모든 혐의에 대해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이에 이번 주총에서 등기이사로 복귀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됐다.
하지만 검찰이 재판결과에 대해 항소를 하면서 아직 사법리스크가 완전하게 해소되지 않았다. 이에 등기이사 복귀를 하지 않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 4대 그룹 총수 중 미등기 임원은 이 회장이 유일하다.
앞서 이 회장은 지난 2016년 10월 삼성전자 사내이사를 맡으며 등기이사에 올랐다. 이후 2019년 10월 임기 만료로 등기이사에서 물러났다. 국정농단 사태로 2021년 1월 징역 2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아 취업제한으로 등기이사에 복귀하지 못했다. 하지만 2022년 광복절 특별사면을 받아 등기이사로 선임될 수 있는 조건을 갖췄다.
하지만 같은 해 10월 회장으로 승진하면서도 등기이사 복귀는 하지 않았다. 재판이 진행중이라는 사법리스크가 있는 상황에서 등기이사 복귀는 득보다 실이 많을 수 있다는 판단 때문으로 해석됐다.
이번 주총 안건에서 이 회장의 등기이사 선임안이 빠진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보인다. 재계 한 관계자는 "책임 경영 등을 위해 등기이사 복귀를 하는 것도 나쁘지는 않지만, 검찰의 항소로 리스크가 이어지기 때문에 무리하게 복귀를 추진하지 않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 회장은 현재 무보수로 그룹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상황인만큼 리스크를 감수한 복귀보다는 지금의 행보를 이어가기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