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행 주가가 역사적 고점을 눈앞에 두고 있다. 연체율 상승 등 건전성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배당소득 분리과세 기대감이 우려를 압도하는 모습이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기업은행 주가는 지난주 2만1000원으로 장을 마쳐 주간 상승률 10.8%를 기록했다. 코스피 상승률(4.0%)은 물론이고 은행주 상승률(9.1%)도 상회했다. 7월 들어 15%가 올랐고, 6월부터 계산하면 상승률이 33.4%에 달한다.

기업은행의 역사적 고점(종가 기준)은 지난 2003년 코스피 상장 이래 2007년 기록한 2만2500원(7월 25일)이다. 현재 주가에서 1500원(7.2%)만 더 오르면 된다.

중소기업·소상공인 특화 공공기관인 기업은행 주가가 최근 급등 추세를 보이는 것은 정부와 여당이 추진 중인 배당소득 분리과세에 대한 기대감 영향으로 풀이된다.

새 정부는 ‘코스피5000 시대’를 국정목표로 정했고, 인수위 역할을 해온 국정기획위원회는 배당소득 분리과세 검토안을 최근 당정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은행은 지난해 말 기준 배당성향이 35%(별도 기준)에 달해 분리과세가 시행되면 그만큼 투자 매력도가 커질 수 있다.

2분기 실적 역시 전년 동기 대비 10.5% 상승한 672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둘 것으로 컨센서스가 형성돼 분위기가 나쁘지 않다. 올해 연간으로도 전년보다 약 1000억원 많은 2조7000억원 안팎의 순익을 거둘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다만, 높아진 연체율은 부담이다. 2021~2022년 0.2~0.3%대를 기록한 연체율이 지난 1분기에는 0.91%까지 치솟았다. 시중은행보다 약 3배 높은 수준이다.

연체율 부담은 올해 더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5월 중소기업 대출 증가액은 13조7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42.2% 감소했다. 시중은행들이 17조원에서 3조3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80% 넘게 줄인 반면, 기업은행은 6조6000억원에서 10조4000억원으로 약 58% 늘렸다. 시중은행들이 중기 대출을 꺼리면서 기업은행으로 대출 수요가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기업은행은 일각에서 제기되는 대출 부실화 우려에도 불구하고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 지원이라는 설립 목적에 충실하면서 건전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달성하겠다는 전략이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연체율이 상승 추세이긴 하나 건전성 관리에도 만전을 기해 고정이하여신비율을 전년말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다”며 “선제적으로 적립해 둔 충당금 효과로 대손비용률 역시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발생한 대규모 부당대출 사태와 관련해서도 지난 3월 마련한 쇄신책을 차질 없이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여신 프로세스, 내부통제, 조직문화, 검사업무, 경영진 책임강화 등 이미 수립한 5개 부문 16개 과제 중 13개 과제를 완료했고, 남은 3개 과제도 계획에 따라 차질 없이 마무리한다는 목표다.

기업은행에 따르면 쇄신위원장을 맡은 정순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최근 회의에서 “IBK 내부통제 체계 전반에 대한 변화와 쇄신을 통해 부당대출 등 이해상충 행위 재발 방지를 위한 제도적 기반을 완성했다는 데 큰 의미를 둘 수 있을 것”이라며 “향후에도 꾸준한 점검과 함께 실효성 있는 정착 노력을 이어가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