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7월 7일부터 8일까지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브릭스 정상회의가 열린다. 글로벌 사우스 국가 간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인도, 브라질, 중국, 러시아, 인도네시아 등 10개국이 참석하는 다자간 회의로, 세계 질서가 급변하는 상황에서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구광모 ㈜LG 대표도 올해 주요 시장이자 생산거점으로 부상하고 있는 글로벌 사우스를 챙기는 행보에 나서고 있다. 구 대표는 6월 인도네시아에 있는 LG전자와 LG에너지솔루션 사업장을 찾아 현지 임직원들에게 "5년뒤 생존전략까지 마련하라"고 말했다.
지난 2월 인도 LG전자 공장을 방문한 구광모 ㈜LG 대표.(사진=㈜LG)
미·중 패권 경쟁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인도·인도네시아·베트남 등 신흥국을 새로운 공급망과 소비 시장 중심축으로 삼아 글로벌 전략을 재편하기 위해서다. 구 대표가 남반구 신흥국과 아시아 개발도상국을 뜻하는 글로벌 사우스를 방문한 건 지난 2월 인도에 이어 올해만 두 번째다.
1일 LG에 따르면 구 대표는 올해 세계 인구 규모 1위인 인도를 방문한 데 이어 인도네시아를 연달아 방문했다. 인도네시아는 인구 2억8000만명으로 세계 4위이며, 동남아시아 1위의 국가이다. 특히 배터리 핵심 광물인 니켈 매장량과 채굴량 세계 1위라는 점에서 동남아 지역 전기차의 전략적 거점으로 손꼽히고 있다.
앞서 3월 열린 주주총회에서 구 대표는 전기차 대중화 시대를 대비해 배터리 분야에서의 경쟁력 강화가 중요함을 강조한 바 있다. 이번 방문에서도 구 대표는 "차세대 배터리와 공정기술 혁신을 통해 시장과 기술의 어려움을 극복하겠다"며, 핵심 전략으로서 배터리 산업에 대한 의지를 재차 강조했다.
배터리 산업에 대한 구 대표의 의지는 인도네시아 HLI그린파워 방문에서도 볼 수 있다. LG에너지솔루션과 현대자동차그룹의 합작회사인 HLI그린파워는 전기차 배터리셀을 생산하는 중요한 거점이다. 구 대표는 주요 생산라인을 점검하며 "경쟁사와 다른 LG만의 차별화된 경쟁력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자리에서 구 대표는 직접 생산된 배터리셀에 '미래 모빌리티의 심장이 되길 기원합니다'라는 문구를 남기기도 했다. LG는 이곳에서 배터리 생산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전기차 시장에서의 경쟁 우위를 확보하기 위한 전략을 구상 중이다.
구 대표는 인도네시아 출장에서 가전 밸류체인 전반도 직접 챙겼다. 그는 LG전자 찌비뚱 생산법인과 연구개발(R&D) 법인, 현지 유통매장을 찾아 생산·개발·판매로 이어지는 현지 완결형 체계를 점검했다.
LG전자는 찌비뚱에서 TV·모니터·사이니지를, 땅그랑에서 냉장고·에어컨을 생산하고 있다. 이곳에서 생산된 제품들은 인도네시아는 물론 아시아와 중동·아프리카 시장에 공급되고 있다.
구 대표는 TV 무인 생산설비를 살펴보고 인도네시아가 LG의 글로벌 R&D 운영 전략 내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 가능성을 직접 점검했다. 또 자카르타 현지 유통매장 '일렉트릭 시티'를 방문해 LG전자 제품 판매 현황과 함께 중국 업체들의 시장 공략 현황도 면밀히 살펴봤다.
그는 인도네시아 현지에서 "현재의 격화되고 있는 경쟁 상황에 대응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5년 뒤에는 어떤 준비를 해야 살아남을 수 있을지, 어떤 선택과 집중을 해야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지 전략 마련에 힘써 달라"고 당부했다.
올해 2월 인도에 방문한 구 대표는 인도의 실리콘밸리로 불리는 벵갈루루와 수도 뉴델리를 찾아 R&D/생산/유통에 이르는 밸류체인 전반의 경쟁력을 점검하고 현지 직원들과 만난 바 있다.
뉴델리 LG전자 노이다 생산공장에서 구 대표는 “인도 시장에서 어떤 차별화를 통해 경쟁 기업들을 앞서 갈 것인지는 앞으로의 몇 년이 매우 중요하고, 우리가 어느 정도 앞서 있는 지금이 지속가능한 1등을 위한 골든타임”이라며 “그동안 쌓아온 고객에 대한 이해와 확고한 시장 지위를 기반으로 새로운 30년을 위한 도약을 이뤄내자”고 강조했다.
구 대표는 또 “중동·아프리카 지역은 복잡하고 어려운 시장이지만 지금부터 진입장벽을 쌓고, 이를 위한 핵심역량을 하나씩 준비해 미래 성장의 핵심축 가운데 하나로 만들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