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시뮬레이션 게임 ‘인조이’. (사진=크래프톤)

■ 상장 이후의 부침과 계속된 도전

크래프톤이 ‘배틀그라운드’의 성공 이후 순탄한 길을 걸은 것만은 아니다. 상장 후 높은 기대치에 미치지 못한 신작의 흥행 결과와 ‘배틀그라운드’ 단일 IP 의존도에 대한 우려로 성장성에 의문이 제기되기도 했다.

하지만 2025년 크래프톤은 또 한 번 대담한 도전의 성과를 증명하고 있다. 크래프톤은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8742억 원, 영업이익 4573억 원으로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이러한 실적은 ‘배틀그라운드’ IP의 프랜차이즈 확장과 ‘Big 프랜차이즈 IP’ 확보 전략을 통해 이룬 성과다. ‘배틀그라운드’는 2022년 1월 무료화 이후, 2025년 3월 최대 동시접속자가 총 140만 명을 넘어서며 지속 가능한 서비스로서 가치를 입증했다.

또한 2025년 3월 얼리 액세스로 출시한 인생 시뮬레이션 게임 ‘인조이’는 일주일 만에 100만 장 이상 판매되며, ‘배틀그라운드’를 포함한 크래프톤의 전체 IP 중 가장 빠른 흥행 기록을 세웠다. 특히 전체 판매의 95%가량이 해외에서 발생하며, ‘배틀그라운드’에 이어 크래프톤 오리지널 IP의 글로벌 흥행 가능성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크래프톤은 ‘인조이’를 글로벌에서 장기 서비스가 가능한 Big 프랜차이즈 IP로 육성할 방침이다.

또한, 핵심 전략 국가인 인도에서는 ‘BGMI(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인도)’의 견고한 성장세를 바탕으로 퍼블리셔로서 입지를 굳히고 있다. 다양한 협업의 추진은 물론, 현지 이용자에게 매력적인 콘텐츠와 마케팅을 제공해 성장에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 AI에서 콘텐츠까지, ‘게임 너머’의 상상

이러한 크래프톤의 행보는 기술 혁신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크래프톤은 AI 분야에서 자체 딥러닝 본부를 운영하며 음성 합성, 이미지 생성, 언어 모델 등 다양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ICLR, CVPR 등 세계적 AI 학회에서 논문을 발표하며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2025년 1월 CES에서는 엔비디아와 공동 개발한 AI 캐릭터 ‘CPC(Co-Playable Character)’를 공개했고, 최근에는 이 기술을 신작 ‘인조이(inZOI)’에 적용해 게임 내 자연스러운 상호작용을 구현해냈다.

(사진=크래프톤)

크래프톤 김창한 대표는 최근 미국 산타클라라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CEO를 만나 에이전틱 AI 기반 게임 개발뿐 아니라, 임베디드 AI를 활용한 로보틱스 협력까지 논의하며 기술의 경계를 확장하고 있다. 지난 2월에는 샘 올트먼 오픈AI CEO와의 회동을 통해 AI 기반 게임 개발의 새로운 방향성도 모색한 바 있다. AI 기술을 통해 ‘게임 너머의 경험’을 설계한다는 전략이다.

여기에 크래프톤은 최근 일본의 종합광고기업 ADK를 약 750억엔(약 7103억원)에 인수했다. ADK는 300편 이상의 애니메이션 제작위원회 참여 경험을 포함해 콘텐츠 기획과 제작 역량을 갖춘 회사다.

크래프톤은 지난해에도 숏폼 영상 플랫폼 ‘비글루’를 운영하는 스푼랩스에 1200억 원을 투자한 바 있다. 글로벌 인기 게임 IP에 더해 AI 기술과 애니메이션, 콘텐츠까지 보폭을 넓히며 새로운 전장을 준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