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사들에게는 제한되는 재난지원금 마케팅이 제로페이에선 버젓이 행해지고 있어 형평성 논란이 일고 있다. 사실상 선택권이 소비자가 아닌 정부의 한 마디에 가로막힌 꼴이다.
20일 여신업계와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제로페이는 정부가 가구당 최대 100만원 지급하는 재난지원금에 대해 서울사랑상품권으로 신청하면 오는 22일까지 매일 선착순 2000명에게 상품권 1만원을 추가로 지급한다.
반면 금융위원회는 카드사들에게 재난지원금 마케팅을 전면 금지하고 있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지난 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정부·지자체·카드사 긴급 재난지원금 지급을 위한 업무 협약’에서 “11일부터 카드사들이 시행하는 긴급재난지원금은 제때 지급하는 게 우선돼야 하고, 마케팅 과열 양상을 자제해주길 당부한다”고 권고했다. 금융감독원도 각 카드사 현업부서에 마케팅 자제를 지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난지원금 마케팅 형평성 논란 (사진=픽사베이)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제로페이는 서울시 블로그, 페이스북 등 SNS 이벤트를 대대적으로 홍보중이지만 은행 및 카드사들은 기껏해야 문자나 카카오톡 등으로 긴급재난지원금 신청 안내를 알리고 있는 게 전부다.
지난 18일 0시 기준으로 긴급재난지원금을 신용·체크카드로 신청한 가구는 총 1426만1313가구, 신청 금액은 총 8조9121억8600만원이다.
적지 않은 지원금액. 다 같이 경기 악화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신용카드사들 역시 이 시장이 탐나지 않을 수 없다. 그런데 어려운 상황을 같이 이겨내보자고 낸 정책에 제로페이는 되고 신용카드는 안되는 역차별적인 행태에 신용카드사들은 내심 억울할 수밖에 없다.
과열경쟁만 아니라면 소비자에게 이득되는 마케팅이 나쁘다고만 볼 수는 없다. 정부의 재난지원금 지급은 소비촉진, 경제활성화가 목표다. 기업을 알리고 좋은 서비스는 다 같이 누리는 것, 그 선택권을 소비자에게 주는 것이 맞지 않을까.